‘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교회를 상상하다’(대한기독교서회)라는 제목의 도서 출간 기념 컨퍼런스가 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신문로 새문안교회에서 개최됐다. 컨퍼런스는 ‘코로나 이후 뉴노멀 목회를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이날 새문안교회 담임 이상학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이 때까지 많은 컨퍼런스가 있었지만 횟수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내용이 충실해지고 있다. 코로나의 실상을 명료히 이해하게 되면서 교회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아가게 된다”며 “코로나라는 현실에 압도되지 않고 침착하게 신학적으로 또 현실을 드려다 볼 수 있는 여러 다양한 앵글을 가지고 접근하는 복된 컨퍼런스”라고 말했다.
이후 ‘언택트 시대의 관계적 목회 가능성’이라는 제목으로 김은혜 교수(장신대 기독교와문화)가, ‘온라인 공간에서 실험하는 새로운 교회’라는 제목으로 윤영훈 교수(성결대 선교학)가, ‘가정에서 성전을 실현하기’라는 제목으로 이민형 교수(연세대)가, ‘뉴노멀 시대 목회를 위한 교회 체질 변화’라는 제목으로 황성은 목사(창동염광교회)가, ‘겉멋을 버리고 다시 출발하는 목회’라는 제목으로 박은호 목사(정릉교회)가 각각 발표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은혜 교수는 “제 강의는 ‘비대면 시대에 과연 관계적 목회가 가능할까?’라는 한 가지 질문에서 시작된다”며 “목회는 기본적으로 얼굴을 맞대며 접촉하고 만나면서 성도를 돌보아야 하는데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통해서 인격적이고 영적인 목회가 얼마나 가능한가”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은 팬데믹 시기에도 하나님은 이 세계를 사랑으로 돌보시고 우리의 예배를 받으시며 하나님의 은총 속에 세계의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세계가 우리의 실재임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도들의 일상의 변화는 성도의 신앙의 변화를 수반한다”며 “이제 대면과 비대면이라는 비생산적 논쟁을 접고 목회자들은 새로운 시대에도 변함 없이 주의 몸 된 교회를 세워나갈 수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목회자들은 어떤 미래가 펼쳐지든지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깊은 신뢰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목회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내 양을 먹이라는 주님의 부탁을 충성스럽게 수행하면서, 잃은 양 한 마리를 애타게 찾으시는 주님의 마음으로 영적 위기를 변화로 이끌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두 번째 순서로 발표한 윤영훈 교수는 “코로나 시기,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어려움이 일생에서 더할 수 없는 좋은 교과서일지 모르며 새로운 목회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일지 모른다”며 “올해는 모든 교회들이 자의나 타의든지 온라인 시스템 접속 방법을 배우게 됐다. 이것을 통해 교회가 새롭게 무언가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예비 목회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목양지를 찾아야 하며 어떻게 목회를 개척해야 할지를 고민한다”며 “여러 가지 담론, 새로운 목회적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은 젊은 목회자들에겐 새로운 개척지이며 선교지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이들은 온라인 생태계에 익숙하며 온라인 언어와 온라인 사람들과의 접촉이 쉽다”며 “그러므로 기존의 교회가 아닌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교회 개척이 가능하다고 본다. 여기에 많은 기성교회들이 후원하고, 새로운 교구를 만드는 시도를 하면서 젊은 목회자들을 돕는 역할을 제안해 보고 싶다”고 했다.
더불어 “사이버 스페이스는 가능성의 공간”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너머 새로운 선교적 확장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이민형 교수는 “비대면(온라인) 예배, 어떻게 드리고 있는가”라며 “기성교단의 온라인 예배 만족도에 따르면 온라인 예배의 필요성을 떠나 많은 교인들이 온라인 예배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기간이 장기화 됨에 따라 실제로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이 현장예배만 못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이어 “왜 집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쉽지 않은가”라며 “바로 예배에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의 현현이 임해도 집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를 풍성하고 온전하게 느낄 수가 없다. 그러다보면 예배의 경험이 교회에서 드리는 것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가정의 일정한 공간을 성스럽게 꾸며 놓는 매개만으로도 우리는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우리의 일상의 공간을 조금 더 거룩하게 만들 수 있다”며 “아날로그적인 요소를 바꿔 나간다면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했다.
아울러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것과 비대면 예배를 풍성하게 드리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우리가 깊은 성찰을 통해 비대면 예배를 드림에 있어서 조금 더 풍성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게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황성은 목사는 “코로나19는 길며 언제 끝날지 모른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교회는 적응을 해야 한다”며 “코로나19라는 이 상황을 어떻게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큰 문제 중 하나는 먼저 율법적인 것으로, 대표적인 것이 주일이 안식일화 되었다는 점”이라며 “안식일 중심의 예배자에서 삶의 예배자로, 즉 주일이 안식일이 되어 버린 한국교회가 주 7일이 주일이 될 수 있는 변화의 기회로 우리가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예배시간의 변화, 예배형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고 했다.
또 “두 번째, 심방 중심의 목회에서 교육 목회로의 전환”이라며 “심방에 대한 거부감이 더 커져가는 상황을 교구 목회 형식의 변화의 기회로 사용해야 한다. 첫째는 교구의 재편과 함께 교구담당 교역자들의 위치 및 역할의 변화이며 둘째, 다양한 올라인(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위한 준비”라고 했다.
더불어 “세 번째는 오프라인 교구와 함께 온라인 교구로의 침착한 변화이다. 여기서 침착한 변화라고 한 이유는 굉장한 신학적 논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먼저는 온라인 교회(사이버교회, 랜선교회 등)에 대한 신학적 논의와 교회의 수용 둘째, 온라인 플랫폼과 온라인 헌금 체계의 변화”라고 했다.
마지막 순서로 발표한 박은호 목사는 “탄식 없는 미래 희망은 허구이며 희망 없는 탄식은 절망”이라며 “탄식과 희망의 변증법을 한국교회는 다시 배워야 한다. 다시 예수 그리스도의 그 교회로 설 때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고 역사 속에 교회의 존재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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