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20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20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휴일인 추석 연휴 첫날에도 70명 가까운 지역사회 감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데다 가족이나 지인 접촉 등 소규모 단위로 산발하고 있어 연휴 기간 방역 대응에 난항이 예상된다. 최초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상당수인 까닭에 대규모 전수 검사 등 감염 차단 조치에 한계가 있어서다.

게다가 이러한 소규모 산발 감염 배경으로 지목되는 지역사회 내 잠복 감염 등을 통한 이른바 '조용한 전파' 가능성이 서울, 경기에 이어 부산에서도 감지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 환자는 77명으로 전날 113명 이후 하루 만에 두자릿수로 감소했다.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67명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째 두자릿수를 유지했지만 이 가운데 나흘이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마지노선인 50명을 초과(95명→49명→73명→40명→23명→93명→67명)했다.

그러나 이날 확진자 수 통계가 추석 연휴가 시작된 휴일인 지난달 30일 검사 결과로 평일 대비 검사 건수 등이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수치다. 30일 하루 새로 의심 환자로 신고돼 검사를 받은 건수는 5436건으로 평일이었던 29일 9955건 대비 4500건 이상 줄었다.

추석 당일인 1일에도 집단감염이 계속됐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서울에선 정신질환 환자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200병상 규모 신경정신과 전문병원 도봉구 '다나병원'과 관련해 이미 확진된 입원 환자 외에 이곳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 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경기 용인시에서는 8월11일 학생 다수가 확진됐던 대지고등학교와 죽전고등학교에서 또다시 1학년 학생들이 지난달 30일에 이어 5명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집단감염과 별개로 가족이나 지인 등 소규모 접촉 인원들을 중심으로 한 감염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다나병원 입원 치료 환자와 같은날 확진된 또 다른 환자는 타지역 확진자 접촉이 감염 경로이며 강남구와 관악구, 마포구 등에서도 선행 확진자 접촉으로 인한 추가 확진자가 보고됐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경기도는 13명이 확진됐다고 밝히면서 이들의 감염 경로를 '지역사회 감염'이라고만 설명했다. 즉 용인시 대지고·죽전고 학생들을 포함해 신규 환자들의 경우 기존 집단감염과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소규모 산발 감염 경향은 아직도 서울과 경기의 경우 지역사회 내에 방역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감염원이 다수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방증이다.

0시를 기준으로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2주간 신고된 확진자 1232명 중 아직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조사 중인 사례는 225명으로 18.3%다. 8월30일부터 9월29일까지 31일간 20%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9월30일 19.0%에 이어 감소한 규모지만 여전히 5명 중 1명 가까이는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상태로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런 산발 감영의 원인이 되는 지역사회 내 잠복 감염을 통한 '조용한 전파' 위험이 제2의 도시로 불리는 부산에서도 감지됐다는 점이다.

부산에선 지난 1일 하루 최소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온천교회 교인 등이 집단으로 감염됐던 2월22일 이후 221일, 약 7개월여 만에 가장 많은 숫자다. 이들 중 5명은 부산 금정구 평강의원 관련 사례로 해당 의료기관 방문자 4명과 평강의원 관련 확진자의 접촉자다. 확진자가 방문했던 목욕탕 관련 확진자가 4명이다.

이외에 확인된 환자들은 해외 입국자 2명을 제외하면 의심증상이 있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았거나 선행 확진 환자의 가족들이다. 집단감염과 가족·지인을 통한 감염 등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감염 양상이다.

여기에 부산시는 목욕탕 등과 관련해 위험 신호를 감지했다. 목욕탕 관련 9명, 식당 관련 4명 등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 북구 만덕동 일대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5명까지 총 18명이 9월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전날 "이 지역의 위험도를 파악하기 위해 긴급조사를 통해 몇가지 위험요인을 발견했다"며 "지역 내 소규모 식당을 중심으로 방역수칙 준수가 잘 되지 않고 있었으며 장·노년층이 모이는 소공원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부산시는 특별방역기간 사회적 거리 두기와 별개로 만덕동 일대 소규모 공원 18곳을 임시 폐쇄하는 한편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등에 대해선 방역수칙 준수 의무화 집합제한 명령을 발령, 어길시 집합금지키로 했다.

'조용한 전파'를 통한 감염 확산 우려는 이미 예고됐지만 서울과 경기에 이어 부산에서도 잠복 감염이 진행 중이라면 추석 연휴 이후 여파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추석 연휴 이동 자제 권고로 고향이나 친지 방문하는 인원이 지난해보다 28.5%(지난해 하루 평균 643만명, 올해 460만명 예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미 연휴 전인 지난달 22일 강원 지역 호텔 예약률이 94.9%에 달하고 연휴 기간 제주공항에 37만7424명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구 결과 등을 보면 집단발생이 생겨 검사를 해보면 확진자의 20~80%, 평균 30% 정도가 증상이 없는 상태"라며 "증상 전에 전염력이 높아 이런 사람을 찾아내야 하는데 증상과 노출력, 해외 방문력 등으로 진단검사를 (무료로) 하는 우리나라 추적 시스템으로는 이런 환자를 놓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말이나 연휴 환자 수가 감소하거나 증가한다고 해서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다"라며 "추석 연휴는 그동안 수도권에 몰려 있던 환자를 전국적으로 뒤섞어 놓는 일이기 때문에 추석이 지나고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연휴 기간에도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관련 증상이 나타나거나 감염이 의심될 경우 지체하지 말고 검사를 받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동 자제 권고에도 여행 등을 선택했다면 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집에 머물며 증상을 확인하는 등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달 30일 "감소 추세의 가장 큰 변곡점이 추석 연휴 기간으로 이 추석 연휴 기간에 제대로 잘 통제를 하지 못하면 추석 연휴가 끝난 며칠 이후에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증상이 있거나 의심되는 경우는 반드시 인근 선별진료소에 가서 검사를 꼭 받아 달라"고 말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불가피하게 고향을 방문할 경우에는 개인차량을 이용하되 휴게소에서는 거리 두기를 지켜주고 친지와는 악수나 포옹 대신 목례(눈인사)를 당부한다"며 "만일 여행지를 방문하게 된다면 밀폐·밀집·밀접한 장소는 가지 말고 여행 후 집에 머물며 증상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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