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가 13일 주일예배에서 ‘긴장을 창조적으로 끌어안는 공동체’(느3:1~12)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 목사는 “선한 일을 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우리 안에 악을 이겨야 하기 때문”이라며 “스스로도 행하기 어려운 선한 일을 다른 이들도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의 이해관계, 이권, 각자의 생각의 차이, 갈등 등 이 모든 것을 뛰어 넘어 모든 이들로 하여금 이 선한 일에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선한 일이 역사하게 될 때는 모든 차이를 넘어서 공동체 안에 있는 모든 갈등이 녹아진다”며 “그 갈등과 긴장이 창조적인 힘으로 나타나는 역사가 일어난다”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란 모두가 동일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각자가 다른 목소리와 견해를 자유롭게, 찬성과 반대를 자유롭게 발표하나 그 긴장과 갈등의 에너지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가 민주주의”라며 “민주주의는 자동적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긴장과 갈등을 끌어안을 때, 나와의 생각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나를 비판하더라도 적과 원수로 여기지 않고 그들의 생각을 존중하며 그 긴장과 갈등을 마음으로 끌어안을 때만이 민주주의는 작동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늘의 본문인 느헤미야 3장의 내용은 성벽재건에 상세한 일지와도 같은 기록을 보여준다. 우리가 읽기에는 매우 무미건조하다. 익숙하지도 않은 발음의 이름과 어딘지도 모르는 성문 등 그것을 누가 건축했다는 본문 3장의 긴 내용은 읽을 필요가 없는 무의미한 내용으로 보인다”며 “위기의 시기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것으로 인한 갈등 속에 있었던 백성들이 모두가 하나가 되어 각자 자신의 한 몫을 담당하여 이 성벽이 재건되었다는 기록은 가장 감동적인 기록인 것이다. 특별히 하나님이 보실 때에 이것만큼 감동적인 내용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때까지 (마음이) 식어졌던 백성들, 무관심으로 자기 삶이 바빴던 이들, 이기심에 사로 잡혔던 이들, 내 일이 아니라고 여겼던 이들, 누군가를 비난하며 정죄했던 이들, 갈라지며 상처입고 서로 갈등 속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가 하나 되어 긴장을 창조적인 힘으로 승화시켜 발전하는 이 공동체의 모습이야 말로 하나님께서 느헤미야를 보내신 목적을 이루신 기쁨의 기록이었던 것”이라며 “느헤미야는 이 성벽의 구간을 40여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동시에 건축되도록 했다. 그리고 52일 만에 이 공사를 완공했다. 길지도 않은 이 성벽을 40여 개로 나누어 동시에 진행한 것은 매우 창조적인 방법이었다. 이러한 공사 방법은 일의 효율과 목적을 동시에 극대화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일을 잘하는 사람들끼리 해야 된다. 그러나 일의 목적은 효율과 정반대일 수 있다”며 “하나님께서 느헤미야를 통해 성벽을 재건하는 것은 단순히 토목공사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성벽 재건보다도 중요한 목적, 즉 하나 되게 하는 것이었다. 만일 성벽은 튼튼하게 잘 지었다고 해도 백성들이 다투고 분열하고 이기주의에 사로잡힌다면 그것은 안 짓는 것만 못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느헤미야에게 명령하신 성벽 재건은 단순히 건물 재건이 아닌 공동체의 재건이며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관계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며 “일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느헤미야는 먼저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게 하여 공사기간을 단축했으며 둘째, 성의 각 부분이 용도에 맞게 건축되도록 했다”고 했다.
또 “셋째,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권한을 위임했다”며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지도자가 책임을 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며 책임은 자신이 지는 것이다. 그래서 ‘지도자는 고통을 입히는 사람이 아니라 고통을 지는 사람이다’는 말이 있다. ‘내가 받을 고난을 당신이 받으라’는 것은 세상적인 권한 위임이며 하나님 나라의 권한 위임은 그 고통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온누리교회의 부교역자로 사역할 당시 故 하용조 목사님은 제가 추진했던 어떤 일이 때론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 있었으나 하 목사님이 말씀하시길 ‘내가 책임을 질 테니 당신이 해 보고 싶은 대로 해 보라’는 것이었다”며 “이것은 내가 한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으나 오히려 힘을 심어 주는 리더십에 저는 깊은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넷째, 성안에 사는 백성들은 자기가 사는 집 근처의 성벽을 쌓게 했다”며 “사람마다 자신은 안전한 집에 살고 싶고 좋은 집에 살고 것은 기본적인 욕구이며 하나님은 그것을 부정하지 않으며 죄악시 하지 않는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이며 그것을 효율적으로 반영하게 하는 것이 바로 느헤미야의 리더십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일의 효율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느헤미야는 일의 목적도 성취했다. 어떻게 이 선한 일에 목적을 성취했는가”라며 “이 일을 통해 흩어졌던 백성들이 하나님의 백성들로서 세워지고, 하나님 중심의 사고를 하도록 한 것이다. 몸은 움직이지만 생각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서로의 무관심과 이기주의 그리고 긴장과 갈등을 뛰어 넘어 모든 백성이 하나 되게 하는 이것이 선한 일에 목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다섯째, 예루살렘 밖에 사는 사람들과 각종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 했으며 그리고 더 힘써 일한 사람들도 있었다”며 “뿐 만 아니라 더 귀찮은 일을 한 사람들과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또 “때론 우리에게 적합하지 않은 일일 지라도 땀 흘려 일하는 그 노동을 통해서 사실 우리의 영성이 검증된다”며 “소매를 걷고 일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영적인 사역도 중요하지만 땀 흘려 수고할 줄 아는 그러한 목회자이기도 해야 되는 것”이라며 “본문에는 ‘그 다음’이라는 단어가 반복된다. 이것은 그 다음을 연결하는 공동체를 설명한다. 오늘날 우리 인간들에게 그 다음을 연결하는 공동체 의식이 사라져 버린 것은 죄 때문이다. 죄는 지극히 이기적이게 만들며 나와 다른 사람을 적으로 만들고 나 다음에 연결을 생각하지 않으며 나에게 무거운 책임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고 다른 사람들이 다 해주기를 바라며 자신은 편안한 삶만을 추구하는 이기주의에 빠지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의 완악한 죄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다 다르게 창조하셨으며 차이와 구별이 있다”며 “달란트의 차이는 갈등과 긴장을 만들어 낸다. 시각의 차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긴장은 우리가 하나 됨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오늘 이 시대 자유민주주의 위기감이 몰려온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적이 되고 비판하면 원수가 되는 것은 민주국가의 모습이 아니다. 이 사회의 갈등과 긴장을 품고 하나 됨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모습, 이것이 교회 안에 있어야 하며 이 세상 속에 교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 시대의 교회의 사명은 이 시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다. 결국 자유민주주의도 하나님의 사람들과 성경적인 세계관에서 나온 제도이다. 교회가 이 사회의 위기 속에 갈등을 극복하고 하나 되게 하는 중요한 촉매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늘 대한민국에 심각한 여러 가지 복잡한 위기 속에 각자가 맡은 사역을 잘 감당할 뿐 만 아니라 우리의 다음세대들을 생각하고 이 모든 것들을 함께 연합하여 무너진 대한민국의 성벽이 다시 재건되고 한국교회의 성벽이 재건되는 역사가 일어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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