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세계관은 1800년대 후반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자본론 등의 저술에 기초한다. 이후 러시아의 레닌주의, 중국의 마오주의, 북한의 주체사상 등 각 지역마다 마르크스의 이론을 실행에 옮기면서 다양한 분파들이 생겼다. 공산주의는 마르크스가 주창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20세기 초중반 50~60년 동안 다양한 실험을 시행하였다. 소련의 시베리아 강제노동 수용소와 중국의 문화혁명, 천안문 사태 같은 인간개조를 위한 실험 때문에 1억명 이상 죽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공산국가가 그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경제의 대실패로 몰락하여 마치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근본이 되는 마르크스의 이념은 서방국가의 대학 내에 여전히 주류세력으로 남아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형편이다.
인본주의와 공산주의는 비슷한 시기에 쌍둥이처럼 태어나 무신론적 세계관을 발달, 확장시켜왔다. 특히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공산당의 정치적, 재정적 지원을 등에 업고 학문적으로 그들의 세계관을 지지할 학술자료를 양산했다. 소련과학 아카데미 수장이었던 라이센코, 바흐연구소 소장이던 오파린은 정권의 무신론적 이념을 지지하기 위해 거짓된 과학이론을 제공하였다. 또 서방 인본주의자들이 그들과 공명하면서, 모든 무신론자들에게 공유되어 진화론을 패러다임화 하는 근거를 제공하였다.
나는 누구인가?
공산주의는 인본주의처럼 초자연을 부인하는 자연주의와 과학주의를 기반으로 하며, 변증법적 유물론에 근거한 사회변화를 신봉한다. 그래서 창조주 하나님을 부인한다. 소련 공산당은 모든 사람이 열심히 일한다면, “능력만큼 일하고 필요한 만큼 받는” 이상적인 공산사회가 운영될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능력만큼 일하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받으려는 인민들을 마주하게 된다. 당시 소련 과학자 파블로프는 조건반사 실험을 통해 행동주의 심리학을 주창했다. 이것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 학습을 통해 주입한 조건으로 특정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은 인간을 진화중인 짐승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동물이나 기계처럼 어떤 조건을 가하면 모든 인간들이 동일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공산당은 자기의 이념에 따르지 않는 인민들을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에 보내어 행동주의에 따른 인간개조를 시도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인민들의 노동에 대한 태도는 개선되지 않았고 눈치만 보는 인간들만 양산하게 되었다. 그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부인하기 때문에 공산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민을 수용소에 보내거나 영원히 제거하는 일을 쉽게 할 수 있다.
나의 문제의 원인은 무엇인가?
공산주의자는 모든 사회문제의 근원에 경제체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인간 개개인은 선하지만 잘못된 경제체제로 인해 사회문제가 발생했다고 결론짓고 있다. 공산주의자들은 토지, 공장, 자본 같은 생산수단을 가진 부르주아들이 사회의 모든 조직을 통해 생산수단이 없는 프롤레타리아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착취 구조에 국가가 있고 가정이 있다. 교회 역시 부르주아들과 힘을 합쳐서 프롤레타리아들을 착취구조에 순응시키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산주의자들은 원시사회-왕정사회-봉건사회-자본주의-사회주의-공산주의로 순서로 사회의 경제체제가 진화하고 있다고 규정한다. 각 경제체제 하에서 재화를 생산하고 분배하는 방식이 사람들 사이에 관계하는 방식을 규정한다. 즉, 사회에 정착된 잘못된 경제체제가 근본문제이다. 그 문제에서 파생하여 정치, 종교, 법, 문화 같은 사회 문제로 연결되고 그 영향이 개인의 문제로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그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모든 악의 근원이 잘못된 경제체제에 있기 때문에 생산수단을 프롤레타리아들이 장악하는 것이 첫 번째 해야 할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폭력을 사용하더라도 잘못이 아니라고 규정한다. 그 다음은 잘못된 경제체제에 의해 파생되어 그것을 지탱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 교회, 가정과 같은 사회구조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 같은 구식 사회구조들을 빨리 무너뜨려야 새로운 경제체제를 안정화시킬 새 사회구조들이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이러한 과정이 다윈의 진화론에서처럼 점진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이론적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레닌은 실제로 공산혁명을 통해 그 이념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그 변화가 급격하게 폭력을 통해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나는 어디로 가는가?
공산주의자들은 유물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을 물질 혹은 다른 짐승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는다. 인본주의자들처럼 인간의 생명신호가 끝나면, 영혼이라는 것은 없으며, 죽음 이후의 세계와 심판은 없는 것이다. 그런 것은 구체제의 지배자들이 프롤레타리아들을 억압하고 잘 순종하게 만들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라고 치부한다. 하나님이 없고 성경이 제시하는 윤리와 법의 기준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현세적이며 말초적인 즐거움만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또한 강제노동수용소를 통한 사상교육은 인간의 창의적 경제활동 의지를 말살하고, 오직 당의 명령에 숨 죽이며 눈치만 보는 인간을 양산할 뿐이다.
마르크스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인민에게 환상의 행복인 종교를 폐지하는 것은 인민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필요조건이다.”라고 했다. 그 가르침에 따른 구소련과 중국 그리고 북한 공산당에 의한 종교 특히 기독교에 대한 박해는 잘 알려져 있다.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 쿠르투아의 ‘공산주의 흑서’는 공산당의 적으로 지목된 자들의 인권상실과 죽음을 다루고 있다. 공산당은 기독교를 일차적인 적으로 지목하고 있다. 때문에 그들의 본질, 주장하는 바, 그리고 정권을 잡았을 때 기독교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묵상: 공산주의가 기독교와 함께 할 수 없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류현모(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분자유전학-약리학교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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