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우 교수(고신대학교 학부대학 교수)가 26일 개혁주의학술원 홈페이지에 ‘청년은 왜 교회를 떠나는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황 교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은 2016년에 청년의 교회 출석 현황을 조사한 청년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청년보고서는 만18~34세를 청년세대로 간주한 조사결과”라며 “보고서에 따르면 통합교단의 청년 구성원은 전체 교세(약 280만 명) 가운데 2.1%(약 10만 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교회에 실제로 출석하는 인원은 60%를 넘지 않는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청년은 전체교세 대비 5% 정도를 유지했고 2014년에는 5.7%였으나 2016년에는 2.1% 수준으로 2년 전에 비해 1/3에 가까운 급감 추세”라고 했다.
이어 “그렇다면 2016년 이후로 청년들의 교회출석은 꾸준히 감소 추세였을 것이고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지금은 더욱 심각한 상태가 아닐까.”라며 “현재 한국교회는 청년 절벽시대를 맞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굳이 위와 같은 통계를 보지 않더라도 청년의 교회 출석 문제는 아주 심각한 위기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교회의 청년뿐만 아니라 주일학교의 초중고등부도 모두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미래는 더욱 어둡다”고 했다.
또 “20~34세의 청년들이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이유는 ‘얽매이기 싫어서’가 압도적인 1위이고 ‘시간이 없어서’와 ‘목회자에 대한 불신’이 미약한 차이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며 “20~24세 사이는 ‘시간이 없어서’라는 이유가, 그리고 25~29세와 30~34세 사이는 ‘얽매이기 싫어서’라는 이유가 압도적으로 많다. 청년들은 취업과 사회생활을 위해, 그리고 교회봉사와 성도들의 눈치 때문에 교회를 다니는 것을 포기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물론 교회 청년들의 감소에는 한국사회 전체의 저출산 문제도 한몫 하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가 과연 청년 감소의 결정적인 원인일까? 아니”라며 “왜냐하면 현재 교회 안에서 불신 가정에서 나오는 청년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고등학교 시절까지 부모와 함께 교회를 다니던 모태 신앙인들조차 대학입학이나 취직으로 다른 지역으로 갈 경우 상당수가 더 이상 교회를 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타지역으로 이사한 직후부터 교회를 다니지 않는 청년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곳에서 적응한 후에 교회출입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며 왜 청년은 교회를 떠나는가”라며 “청년 맞춤형 설교의 부재 때문인가, 아니면 청년에 대한 관심의 부족 때문인가. 물론 이런 이유를 포함하여 청년 프로그램이나 공간의 부족 문제, 관심부족문제, 설교문제 등과 같은 것도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교회 내적인 문제들을 교회 이탈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위의 조사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개인적인 사정과 이유가 더 크고 결정적이다”고 했다.
더불어 “이것은 개인의 신앙과도 무관하지 않다”며 “신앙이 없거나 아주 약해서, 혹은 신앙을 다르게 이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35세 이상의 장년이 교회를 떠나는, 소위 ‘가나안 교인’이 되는 현상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부모 세대가 교회출석을 삶의 1순위로 고려하는 것에 비해 자녀 세대는 부모를 인간적으로 공경하면서도 부모와 다른 자신의 신앙을 더 우수하고 성경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청년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믿음의 문제와 교회 출석 문제를 긴밀하게 결부시키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며 “그래서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고 기독교의 가르침을 진리로 확신하면서도 교회출석 자체를 절대시하지는 않는다. 선한 교회와 악한 세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사는 부모 세대와 달리 청년들은 교회생활을 중요시하고 우선시하기 보다는 오히려 사회생활에 더 많은 비중과 가치를 부여한다. 그들의 관심은 온통 치열한 삶의 현장에 있다”고 했다.
그는 “명문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주일 예배를 포기하고 시험공부에 매진하면서 중고등학생 시절을 보내온 청년들은 대학생으로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이성과의 교제를 위해, 학교 친구들과의 유대관계를 위해 교회생활을 희생해서라도 흔쾌히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청년들에게는 교회생활보다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 그리고 이성교제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부모 세대에서 1순위였던 교회생활은 청년들에게 2, 3순위로 밀려나 있다”고 했다.
이어 “청년들은 좀 더 좋은 성적, 좀 더 편한 직장, 좀 더 많은 월급을 얻기 위해서는 얼마든지 교회생활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 왜냐하면 그런 청년들에게 교회생활이란 그들이 이루길 원하는 목표를 달성한 후에도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그들에게는 갈 수 있는 교회도 많고 교회에 갈 기회도 너무 많다. 하지만 명문대학이나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는 너무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그들에겐 이것이 최우선 순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신실하고 성실한 교회 청년들은 대부분 공부도 열심히 하고 취업 준비도 치열하게 한다. 과연 이들이 소원대로 명문대학에 입학하고 좋은 직업을 가진 직장인이 된 후에는 교회생활을 열심히 할까.”라며 “일부는 그렇겠지만 대부분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공부와 취업을 위해 이미 너무 오래 동안, 너무 자주 교회생활을 희생해왔기 때문에 계속해서 교회생활을 희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모님 때문에, 혹은 자신을 교인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교회에 출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 이탈 현상의 주범은 부모 세대의 이율배반적인 신앙교육일 것”이라며 “부모 세대는 자녀의 신앙교육을 일주일에 한번 출석하는 주일학교에 맡긴다. 하지만 전적으로 맡기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자녀가 성적을 위해 주일학교 모임에는 빠지더라도 반드시 학원에는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녀가 친구들과 놀러가기 위해 교회를 빠지는 일은 절대 불가하지만 학원이나 도서관을 가거나 공부하기 위해 교회를 빠지는 일은 오히려 권장하는 것이 부모 세대”라고 했다.
황 교수는 “그럼 청년에게는 책임이 없는가”라며 “청년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 성인이다. 그런데 독립심이 약하다. 신앙문제 이외의 많은 사회 문제를 부모에게 의존한다. 특히 재정적인 문제가 그렇다. 20세 성인이 된 모든 청년의 최우선 목표는 부모의 간섭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다. 교회청년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을 가든지 가지 않든지 20세가 되면 무조건 부모의 집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간섭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부모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간절히 원하는 청년들 대부분은 부모로부터 재정적인 독립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부모에게서 돈은 받고 간섭은 받지 않고 싶어 한다. 물론 이 부분도 부모에게 일정 책임이 있다. 왜냐하면 부모가 자녀들에게 성적을 올리면 갖고 싶은 것이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하는 습관을 들였기 때문이다. 친구와 놀러가지 않고 교회에 가면 원하는 무엇을 해주겠다는 약속이 청년에게 얼마나 통하며 무효하지 않을까.”를 물었다.
그러면서 “미성년 시절에 부모를 따라 아무 생각 없이 교회를 다니던 자녀들은 청년이 된 후 부모의 집을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도 떠나게 된다”며 “시골이나 소도시에서 교회를 다니던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대도시로 나가게 되면 교회도 졸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그들은 대부분 고향에 오면 부모와 함께 교회를 나간다”고 했다.
또한 “청년의 교회이탈현상은 어떤 이유로든 교회에 남아 있는 소수의 청년들에게 교회봉사의 중압감을 가중시킨다”며 “교회의 여러 부서에서는 몇 되지 않는 청년들에게 다양한 교회봉사를 강요한다. 어쩌면 이들은 또래의 누구보다 열심히 교회를 섬겨왔다. 그리고 지금도 열심히 섬기고 있는 청년들이지만 점점 강요되고 가중되는 교회봉사에 지치기 시작한다. 결국 이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봉사의 중압감에 시달리게 되면 교회를 떠날 궁리를 하지 않을까.”를 물었다.
그리고 그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탈현상에는 여기서 다루지 못한 다양한 원인들이 작용할 것”이라며 “교회의 성장주의와 개교회주의,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부덕하고 불미스러운 일들, 신앙 세대 간의 갈등, 지나치게 많은 교회봉사의 압박, 청년의 감성을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비이성적인 설교, 청년 또래의 부족, 청년들 간의 불화와 불만, 곱지 않은 교인들의 시선, 신앙적인 모범 스승의 부재 등등 개인별로 그 이유는 매우 다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공통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신앙적 정체성의 혼란 혹은 부재다. 자신의 기독교 신앙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그들의 부모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기도 하다. 기성세대 역시 ‘기독교 신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면 당황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그들에게 훌륭한 기독교 신앙이란 성경진리를 바르게 배우는 것이기 보다는 오히려 교회를 열심히 섬기는 신앙행위, 즉 예배와 교회모임 뿐만 아니라, 교회봉사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부모 세대의 신앙 형태는 지금 극소수의 청년들을 제외하면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기성세대의 행동하는 신앙이 가진 장점이 청년들에겐 유산으로 물려지기는커녕 심각한 단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교회 안에서 기성세대의 부모는 교회에서 부정적인 반응의 ‘왜’라는 질문보다는 긍정적인 반응의 ‘예’라는 대답에 익숙하다. 하지만 자녀세대의 청년들은 반대로 ‘예’라고 대답하기 전에 ‘왜’라고 묻는다”고 덧붙였다.
또 “부모 세대의 신앙적 특징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믿어야 하는 것이었다면 청년 세대에게는 납득이 되지 않으면 믿기도 어렵다는 것”이라며 “청년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교회의 필요와 요구에 군말 없이 순종하지 않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도 마음이 동해야 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 세대는 싫어도 하다보면 싫지 않았다는 경험이 있지만 청년 세대는 그런 경험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 납득이 되지 않는 순종은 교회청년들에게 더 이상 미덕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성적인 신앙에 익숙한 청년들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의 청년들은 이해하는 신앙을 원하며 믿기 전에 먼저 이해하기를 원한다”며 “이성적인 신앙은 신앙의 열정과 열심을 쉽게 잃어버리는 속성이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아직 청년에게 기독교를 이해시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성경을 하나님의 구원 진리로 차분하게 설명하기 보다는 아직도 무조건적인 복종을 원하고 있다. 또한 교회성장주의와 개교회주의가 신앙개인주의로 발전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더불어 “청년이탈현상을 단순히 신앙심의 약화로만 볼 수는 없다”며 “지금 이대로 청년이탈현상과 청년빈곤현상이 지속될 경우 교회의 미래가 어둡고 불투명하다는 점은 확실하고 우려스러운 사실이다. 그럼 대책은 무엇일까? 청년이탈현상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지금 한국교회는 주일학교가 점점 사라져가고 청년이 이탈하는 문제, 나아가 ‘가나안 교인 현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의 교회라면 어떤 문제에 봉착하든지 가장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말씀과 기도를 회복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코로나사태로 전국이 뒤숭숭하고 정부의 교회 길들이기(?)로 한국교회 전체가 국민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희망적인 미래를 위해 교회청년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이라도 바른 신앙교육이 필요하다. 하나님의 진리가 무엇이며 기독교 신앙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또한 “실제적으로는 학업과 취업을 성공의 척도로, 결혼을 준비된 조건의 결과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역시 잘 가르쳐야 한다”며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바른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봉사란 교회 안에서만이 아닌 교회 밖에서도 실현되어야 할 과제라는 것도 가르쳐야 한다. 기도는 노력하지 않은 것을 받거나 노력의 부족분을 채우거나 노력한 만큼 결실을 거두는 수단이 아니”라고 했다.
아울러 “기도는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에 맡기는 훈련이다. 또한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수용하겠다는 의지와 어떤 결과든 수용하겠다는 결단의 표현”이라며 “한 마디로 기도란 ‘주님 뜻대로 하시옵소서’이다. 이런 기도를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은 이런 기도의 근거요, 동시에 삶의 나침반이라는 것을 가르치되 머리가 아닌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청년들의 고민에 관심을 갖고 진심과 진실한 신앙으로 대하자. 진실한 신앙, 진심어린 믿음을 가르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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