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에서만 목사로 삶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삶에서도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존재만으로도 복음이 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존재가 메시지가 되는 삶을 평생 살고 싶다는 부천동광교회 청년디렉터이자 청년개척교회인 ‘둥근교회’ 최정훈 목사. 최근 그와 만나 청년사역과 다음세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목사님과 사역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부천동광교회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는 최정훈 목사입니다. 교회에서는 ‘낭만목사 최사부’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는데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주인공의 철칙은 딱 하나 ‘어떻게든 사람을 살려낸다’는 것입니다. 그 메시지가 좋아서 ‘한 영혼을 어떻게든 살려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사역하고 있습니다. 부천동광교회 청년부는 승리동공체라고 불리는데, 매주 300명 정도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나이에 따라 V공동체(20~26세)와 W공동체(27~40세)로 나뉩니다.”
-어떻게 청년부 사역을 하게 되셨나요?
“안산제일교회에서 대학부를 맡았고, 현재는 부천동광교회에서 청년부 전체 디렉터로 2년째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청년사역을 어떻게 시작했을까? 청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뜁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저에게 늘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보이는 것이 너의 사명이다.’ 사람마다 보이는 것이 다를 겁니다. 그런데 저는 청년들이 계속 보였습니다. 보인다는 것은 가까이 있다는 것이고, 가까운 곳에서부터 집중하면서 부르심에 따라 이 길을 걷다 보니 목사가 되고 청년사역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어떻게 동광교회에 들어오게 되나요?
“저희 교회가 인근 지역에선 큰 교회니까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와서 보니 담임목사님 설교가 너무 좋아서 등록하게 되고, 청년부 활동도 좋아 보여서 정착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특별히 1월 초엔 30~40명 정도가 우리 교회가 좋다는 친구의 소개로 오기도 하고, 청년부의 미디어 사역을 보면서 오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다양한 경로가 있지만 선교적 교회, 미션처치의 비전을 가지고 전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금요예배 이후 역곡역에서 버스킹을 하면서 노방전도를 하고, 부천 인근의 다문화센터, 장애복지, 군부대 전도사역을 했습니다. 전도·부흥은 하나님께 달린 것이고 하나님의 관심은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을 사랑하는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도가 복음을 전하는 길이기도 하지만 하나님 사랑의 외침에 대한 답이기에 열심히 전하려고 합니다.”
-사역하면서 겪는 어려움과 보람이 있나요?
“사도행전 5:42 ‘그들이 날마다 성전에 있든지 집에 있든지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가르치기와 전도하기를 그치지 아니하니라’ 이 말씀을 보면 사도들이 했던 핵심 사역은 성전이든 집이든 날마다 가르치고 전도했다는 것입니다. 늘 고민하는 부분인데, 청년부 사역자는 설교와 영성, 기획과 양육 그리고 교제와 심방까지 모든 걸 한 번에 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늘 캠퍼스와 일터로 찾아가 심방도 하고 여러 양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더 만나지 못하고, 더 공감해주지 못해서 늘 미안해하며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내에게 가장 미안합니다. 밤에 일찍 들어가는 날이 없으니 함께 해주지 못해 늘 미안합니다.
그럼에도 가족들이 도와주고 청년들은 그 마음을 알고 반응들을 해주니 고맙고 보람이 됩니다. 마음이 담긴 선물들도 건네주고, 특별히 편지를 써줬을 때 큰 위로가 됩니다. 그러나 정말 힘이 날 때는 삶의 중심이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이 되어 살아가는 청년들을 볼 때입니다. 그럴 때 커다란 보람을 느낍니다.”
-코로나로 인한 사역의 변화들이 궁금합니다.
“작년부터 만들어진 표어가 있습니다. ‘청년 세상을 두드리다’(2019), ‘청년 세상을 열다’(2020), ‘청년 세상에 들어가다’(2021)로 선교적 교회를 실제 삶 속에서 보여주고자 작년부터 세상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금요예배를 마치고 역곡역에서 버스킹을 하면서 노방전도를 했고, 부천 인근의 군인들을 초대하여 매월 한 번씩 특별한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 외에도 다문화선교, 장애복지 등 다양한 사역을 감당했는데, 코로나로 모든 게 멈춰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서로 연락하고 작은 선물을 보내며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청년중심교회 ‘둥근교회’의 개척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저의 멘토이기도 한 담임목사님(류재상 목사)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담임목사님은 청년부 사역자이셨고, 지금도 그 영성을 가지고 다음세대와 선교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교회를 이끌어 가십니다. 특별히 네팔, 일본, 북한 사역을 지속해서 이어나가는데, 그 마음으로 청년들이 개척했으면 좋겠다고 먼저 제안하셨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교회가 둥근교회(Round church)입니다. 이 교회가 특별한 것은 모든 예산이 펀딩으로만 이루어졌으며, 청년들 중심으로 사도바울처럼 ‘교회를 세우는 교회’라는 표어를 가지고 매주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전도를 못 하는 안타까움은 있지만, 작년 9월 저와 함께 7명이 개척예배를 드렸는데, 지금은 20명 가까이 출석하고 있습니다.
청년중심의 교회이다 보니 보통 청년들이 오후에 예배를 드리는 것과 달리 오전 11시에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본질적인 사역에 집중해서 말씀 하나로 예배드리고 나눔하고 친교도 하며 청년들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원은 적지만 ‘한 사람이 교회’라는 것을 강조하며 정말 제자가 되어서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전도하는 교회가 되자고 강조합니다. 코로나 이전엔 노방전도를 했었고, 본인이 직접 좋다는 것을 소개하며 전도했을 때 그게 정말 전도가 되고 정착이 될 수 있기에 소그룹전도 방식의 방향으로 가려고 합니다. 찬양 인도도 20명이 돌아가면서 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 준비하면서 긴장도 많이 되지만, 인도하면서 영성이 많이 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자가 양육되는 교회가 둥근교회의 전도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름·하반기 계획된 프로그램이나 사역이 있나요?
“코로나로 모든 사역이 멈춰지고, 새로운 사역들을 개편하면서 ‘언택트’와 ‘온택트’ 두 파트로 나누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언택트(untact) 즉 미디어로 온라인에서 사역을 만들어갑니다. 신앙생활 중 답답한 질문에 답해주는 ‘답답답’ 영상과 ‘커트시그널’ 같은 웹드라마 제작, 한 주 동안의 Q.T를 도와주는 ‘데일리 큐티’ 라이브방송과 청년부 전체 소식을 전하는 오픈 채팅방을 운영합니다.
온택트(ontact)는 주로 소모임과 심방을 말합니다. 지금 위클리튜터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역자와 청년 대표들이 나누어서 청년들을(장결자포함) 연락하고 일대일만남을 통해 삶을 나누고 기도합니다.
특별히 여름수련회는 전 교인이 함께 하는 ‘올라인 여름성경학교 Exodus’로 진행합니다. 교회가 앱, 음원, 소책자 등 여름성경학교를 위한 모든 정보와 자료를 제공하고, 개인당 2만 원씩 돈도 지급합니다. 코로나 기간 산이든 바다든 좋은 곳에 가서 성경학교, 찬양 음원을 들으면서 3천 보, 7천 보, 만 보를 걸으며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묵상하는 개인의 영성이 깊어지는 수련회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부천동광교회 청년부가 제작한 신천지 예방 웹 드라마 '커트 시그널'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청년부 사역을 하면서 신천지에 빠진 청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한번 빠지게 되면 한 사람의 인생은 물론 가정이 파탄 나기까지 합니다. 예방이 너무 중요할 텐데 사실 인터넷의 기존 자료들은 교리에 관한 이야기가 전부이니 재미없고 어려워서 자세히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웹드라마 형식으로 영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현재 2편을 제작 중인데 커트 시그널 영상의 목적은 예방이지만, 더 큰 목적은 교회가 신천지에 빠진 이들을 품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에 있습니다. 최종 4편까지 제작 예정으로 신천지에 빠졌다가 나온 이들의 후속 작업, 도움받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마지막에 품을 수 있는 것까지 담아내려고 합니다.”
-요즘 청년들의 영적인 정황과 고민, 그에 대한 대안이 궁금합니다.
“코로나블루(코로나와 우울감이 합쳐진 신조어)란 말이 있죠. 사람과 만나야 하는데 코로나로 만남을 갖지 못하고 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더 큰 문제는 하나님을 만나야 하는데 그 기회조차 없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 청년부는 하반기에 기존의 틀을 깨보려고 합니다. 꼭 주일예배 마치고 소모임을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주 중에 만남을 가져볼까 하는 데요, 매주 하루 인근 카페를 (오후 5시~10시) 대여하여 GBS든 신앙상담이든 편하게 만남을 가지고, 만남 속에서 하나님을 고백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저는 5시간 동안 카페에 앉아 있을 겁니다. 편하게 찾아와서 인사하고 고민을 상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청년들이 취업문제에도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4월 한 달 청년 취업자는 24만명 감소했고, 3~4개월 수입이 없는 청년들도 많습니다. 힘든 상황에 있는 청년들에게 사실 저희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오히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항상 이유가 있다.’ 성경 인물들을 보면 두려운 일들이 생기고 아프고 힘든 일을 겪었는데 다 이유가 있더라는 겁니다. 그런데 우린 그걸 볼 수가 없습니다. 예레미야 12장에 ‘네가 사람과 달려서 지치면 어찌하여 말과 경주하여 이길 수 있겠느냐’는 말씀처럼 지금 힘들어하면 나중에 어떻게 하나님의 위대한 사명을 다 감당할 것인가 이야기합니다. 지금은 길게 보며 기다려야 하는 시기일 수 있으니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서 이유를 찾고 지혜를 간구하며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살아가는 것만 보자고 격려하고 위로해 주고 있습니다.”
-하반기 사역의 초점이 궁금합니다.
“저희 청년부는 자체적으로 큐티책을 만들어 서로 말씀을 묵상하고 매일 나눔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청년이 코로나로 예배 인원이 줄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지만 다행히도 저희 청년들은 꾸준히 예배를 드리고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큐티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말씀에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Q.T는 더 깊이 나누고, 동시에 ‘로마서 성경 모임’을 10명 단위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집중코스이기에 이 모임을 수료했을시 1:1 제자양성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신입생 청년들을 위한 계획입니다. 대학을 입학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해 친구도 없고, 교회 청년부에 올라왔지만 예배도 제대로 드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하반기에는 이들을 위해 집중적으로 돌봄과 양육을 하려 합니다.”
-청년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비전이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우리 청년들 너무 잘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걸 주지 못해 미안하죠. 그런데 이 말씀을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그 속에 뿌리가 없어 잠시 견디다가 말씀으로 말미암아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날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요’(마 13:21) 뿌리가 없으면 열매를 맺지 못하고, 뿌리가 단단해야 환란과 박해가 있어도 넘어지지 않습니다. 한주 한 시간 예배로는 힘든 일이 생길 때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뿌리는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양육과 땀과 눈물 그리고 시간이 어우러져야 합니다. 코로나로 힘든 이때 오히려 말씀 공부와 기도로 뿌리를 굳건히 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 이른 비와 늦은 비를 적시에 내려주실 줄 믿습니다.
또한 취업·결혼·재정·관계·신앙 여러 문제로 힘들게 살아가는 청년들이 세상의 중심으로 살아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 삶이 하나님이 중심이 되면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능력을 줘서 세상의 중심이 되게 만들어주십니다. 다니엘도 요셉도 하나님이 중심이 되어 살았더니 세상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내 삶에 주인이 되어서 세상의 중심이 되는 청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부천동광교회 청년부 기도제목이 있으신가요?
“부천동광교회 청년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기도할 것은 더 사랑했으면 합니다. 주님 안에서 자신을 더 사랑하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평생을 청년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세속적 비전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청년들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생각나실 때마다 응원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 청년 사역을 담당하는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교회가 우리 청년들을 말로만 위로하고 격려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을 기다리고 함께 지켜봤으면 좋겠습니다. 부탁드리는 말이면서도 다 똑같은 마음일 것 같습니다. 요즘 청년부 사역은 인기가 없고 기피하는 분위기입니다. 내 가정을 챙기고 진로를 위해 투자하기가 어렵기에 힘들 것입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버티시고 열심히 해 나가시는 청년 전체 사역자들 디렉터들 정말 수고하신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존경하고 축복하고 사랑하고 모든 걸 다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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