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를 전도하는 암 환자, 천정은 자매의 믿음의 고백이 담긴 책 ‘나는 주님의 것입니다’가 25일 발간 됐다.
천 자매는 말기암 판정 이후 지금까지 80차례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았다. 지난 2012년 10월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으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회에 요청한 중보기도를 통해 항암 부작용이 말끔히 없어지고 전이된 암이 사라지는 기적을 체험했다고 한다.
그러나 1년 반 만에 암이 재발했고, 치료 불가 판정을 받지만 ‘암은 선물이고 죽음은 소망’이라고 고백하며 말기암 환우들을 돕는 사역을 시작했다.
천 자매는 거의 매일 암 환우들에게 부활 복음을 전하며 그들이 질병과 죽음 앞에서 실족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의 길로 돌이키도록 마음을 다해 돕고 있다. 그녀는 마지막 한 호흡까지 주님이 애타게 기다리시는 한 영혼을 구하는 데 쓰겠다고 고백한다.
천 자매는 최근 ‘갓피플’과의 인터뷰에서 “(암 치료 후) 처음에는 전도가 잘되다가 처음으로 암이 세 번 재발하신 분을 만났다. 저도 암 환자였다 보니 동등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분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지금 암이 없으니까 그렇게 얘기하지’라는 말을 듣고 위축이 됐다. ‘그 사람이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더 나빠졌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며 암 환자에게 가기가 싫어졌다”고 했다.
그녀는 “그래서 하나님께 ‘안 아픈 사람들에게 보내 주시면 정말 열심히 전도할 것’이라고 기도했다. 그러던 중, 이건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고 ‘저를 살려놓으신 이유가 암 환자에게 가게 하기 위함이면 제발 제 마음을 고쳐주세요’라고 기도했다. 그 후 일주일 되던 날, 암 재발 소식을 듣게 됐다”고 했다.
천 자매는 “의사 선생님이 암이 뼈에만 가서 고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하나님이 고치시는 것이지 사람이 고치는 게 아니잖아’라는 생각이 들며, ‘하나님은 하나님의 타이밍에 꼭 응답을 주시니까. (전도를 할 수 있으니) 너무 잘 됐다’는 생각에 그때 만난 암 환자에게 달려갔다”며 “만나서 나도 모르게 한 첫마디가 ‘나 당신한테 선물 가져왔어요’였다. ‘나는 암이 선물이라는 고백을 했더니 하나님께서 또 주셨다. 그리고 이건 전혀 나쁜 게 아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하실 거니까. 못 걷는 당신 마음을 헤아리게 하려고 이렇게 하신 것’이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내가 ‘두 발로 계속 걸어 올 것’이라고, ‘이제 예수님 만나자’고 했다. 지난 1년 동안 전도가 안 되던 분이었는데, 그때 막 울면서 저보고 그분이 ‘아프지 말라’고 했다. 그 말에 저는 ‘예수님 꼭 만나야 한다’고 말해줬다. 그 다음부터 암 환자들의 마음이 확 열렸다. 그래서 진짜 암이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통증이 오기 전까지 진짜 신나게 전도하러 다녔다”고 했다.
하지만 “큰 통증을 겪게 됐다. 그 당시의 통증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칼로 살을 베어내는 것같이 아프고, 벌어진 상처에 소독약을 들이붓는 느낌이었다”며 “‘예수는 나의 주’라고 말하고 기쁘게 잠들었는데, 갑자기 그날 밤에 가장 처참한 몰골이 됐다. 오늘 예수님이 나를 부르신다고 한다면 준비가 안 된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천 자매는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니 재발했을 때와 똑같아서 의사 선생님은 분명히 그전부터 아팠어야 한다고 했다”며 “교회까지 큰 결심을 하고 갔다. 가자마자 공동체가 중보기도를 받는 순간 갑자기 안도가 됐다.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기도를 했는데, 나의 현주소가 보였다. 스스로에게 ‘아프면 약해져도 되는 거야? 아프면 예수님이 안 살아계셔? 암 환자에게는 무서워하지 마세요, 아파도 괜찮아요, 주님이 계시잖아요, 이래놓고 나는 아프면 안 돼? 내가 이런 인간이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아프다가 죽거나, 아프다가 못 걷거나 둘 중 하나이고 결국 이 땅의 시간이 다하면 천국에 갈 것이고 거기서는 부활체로 사는 것인데, 정말 문제도 아닌 것을 가지고 문제라고 생각해서 주님께 죄송하다고 기도했다”고 했다.
그녀는 “하나님께 ‘휠체어를 타게 돼서 제 몸을 누가 도와줘야 된다는 게 끔찍해요. 그래도 주님한테 가는 과정에서 주님의 계획에 있으면 제가 겪게 하세요. 저는 준비 됐어요’라고 기도를 했다”며 “기도를 마치자마자 온몸에서 힘이 쫙 빠지면서 굳어있던 몸이 싹 펴지고 바로 걸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때 알게 된 것은 신뢰 관계였다. 주님은 나에게 의심할 수 없는 신뢰를 보여 주셨고 ‘이제는 내 차례구나’ 주님께 고백을 다 드렸더니 응답을 몸으로 주시는 걸 느끼면서 예수님이 주인이고 ‘이 몸이 내 것이 아니구나’ 하나님이 중심만 본다는 말이 정확하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천 자매는 “제가 암 환자를 가장 많이 전도했는데 암 환자 같은 경우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생각은 착각”이라며 “진짜 미래가 있다. 사람들은 죽음을 맞닥뜨릴 때 끝만 보지, 시작을 보지 않는다. 시선을 바꿔서 보면 이제 시작하는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암 환자 중에 영접한 분들에게는 항상 인사를 하러 가서 이렇게 말한다. ‘오늘 우리 헤어질 거예요’. 참 쉽지 않은 말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암 환자가 힘들어 보여도 내일 주님 앞에 있을 사람이니까… 오늘 가장 잘해야 하는 건, 마음에 미움 하나 없이 사랑만 가득하고 예수님을 정말 사랑하고 죄를 회개하면서 맡겨드리는 것이다. 이것만 잘하면 상 주실 분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또 “안 아픈 방법이 있나 물어보실 수 있는데, 그 방법도 주 예수를 바라보는 것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할 것은 이 말씀이다.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아프다고 예외로 생각하지 말고, 성경에 기뻐하라고 했으니 기뻐하고 염려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천 자매는 “분명 죽음의 순간이 오면 두렵고 놀랄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는 평안하라고 쓰여있다. 주님께 맡겨드리면서 평안할 수 있는 거니까 꼭 그렇게 하라고 말한다. 어차피 아파서 죽거나 늙어서 죽거나 결론은 똑같지 않나. 그런데 왜 죽는 과정에서 암은 안 된다고 생각을 하나. 아플 수 있지만, 아플 때 어떤 마음인지 알 수 있고, 가장 정직할 수 있다. 그동안 입으로 주여 주여 한 자도 있을 수 있으니, 그 마음을 돌이키는 기회로 삼으면 된다고 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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