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정통 개혁주의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1854~1921)가 1901년 저술한 책 〈믿음의 확신〉은 그의 많은 저서 가운데 매우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왜냐하면 이 책 속에 그 신학의 거의 대부분의 특징들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신학은 기독교 전통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어 보편적이면서도, 체계적이고 정확하게 서술됐다.
바빙크의 책들은 세 가지 이유로 오늘날에도 적실성을 갖는다. 첫째, 그의 책들은 교리와 영성의 일치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바빙크는 신학적 지식을 항상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와 연결시킨다. 이러한 실존적 요소는 ‘개혁교의학’ 뿐만 아니라 대중적 신학 저서인 이 책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둘째, 바빙크는 우리가 일번적 지식을 얻는 방식과 우리가 기독교 신앙을 확싢나게 되는 방식을 일치시킨다. 인식론과 신학의 일치는 성령의 증언 위에 기초한다.
셋째, 바빙크는 믿음과 과학 사이를 구분하면서도 여전히 그것들을 함께 붙잡는다. 그에 따를 때, 믿음의 확신은 모든 형태의 과학적 확신과 다르며 훨씬 강력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최고의 확신은 증거의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확신은 매우 깊은 곳에 뿌리를 박고 있다.
이러한 믿음의 확신, 그리고 그와 연결된 구원의 확신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최종 목적지가 아닌, 그리스도인의 삶이 전개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헤르만 바빙크는 죽음의 순간에 구원을 확신했다. 그 확신의 근거는 믿음이었다. 믿음의 내용은 성령님을 통한 계시와 말씀이었다. 그리고 믿음의 대상은 삼위일체 하나님이었다. 바빙크의 죽음의 침상에서는 지금까지도 최고의 걸작으로 칭송받고 있는 그의 대작 ‘개혁교의학’보다 ‘믿음의 확신’이 더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헤르만 바빙크가 ‘믿음의 확신’이라는 주제를 1891년에 이미 강의했으니 ‘개혁교의학’ 출판보다 앞선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죽음의 순간에 그의 영혼을 붙들어 주었던 것은 ‘교의학’이 아니라 ‘믿음의 확신’이었다. 실제로 바빙크는 이 책에서 “인간이란 자고로 죽음의 순간에 근원적 질문을 던지게 되고, 그 해답을 찾든지 못 찾든지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빙크가 1891년 한 ‘믿음의 확신’ 강의록이 10년 후(1901년) 책으로 출판됐다. 일반 성도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 입교하는 자녀들에게 선물로 많이 보급되었다고 한다.
믿음의 확신 ㅣ 헤르만 바빙크(임경근 옮김) ㅣ CH북스 ㅣ 172쪽 ㅣ 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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