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독교 변증가 오스 기니스(OS Guinness)의 신간 '오늘을 사는 이유'가 출간됐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 즐겁게 살라고 외치는 '욜로 철학'(YOLO, "You Only Live Once")은 무익하며, 진정한 인생관은 시간의 창조자인 하나님 안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고 전한다.
저자에 따르면 욜로 철학은 인생의 중요한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인간 모두가 죽음이라는 인생의 마지막을 맞게 되지만, 욜로 철학은 이를 진중히 직시하지 않고 인간이 항상 삶의 한가운데 있기라도 한듯 인생에 집중하라고만 가르치기 때문이다. 인생의 목적을 다루는 각종 책, 코칭, 슬로건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준엄한 사실은 인간이 "죽을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성경도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세기 3장 19절)고 전한다. 기니스는 "인생은 세 개의 단어로 묘사될 수 있다. 죽을 인생, 덧없는 인생, 깨지기 쉬운 인생"이라면서, 이러한 '인생의 끝'에 대한 깨달음은 인간으로 하여금 '시간 속에 있는 존재인 내가, 어떻게 하면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고 말한다.
올바른 인생관에 대한 답은 시간의 창조자인 하나님으로부터만 찾을 수 있다. 창조자에게 '왜 시간을 창조했는지' 물어야 한다. 또 창조자가 태초부터 지금까지 펼쳐 온 장대한 이야기 속에서 자신을 부른 뜻을 발견해야 한다. 이것이 과연 현대인에게 설득력이 있는 말인가? 이에 대해 기니스는 "놀라운 것은, 개인의 소망과 운명을 우주 자체의 목적과 운명에 맞추는 삶을 살도록 우리가 초대받았다는 사실"이라고 담담하게 답한다.
인간은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존재"인 동시에,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어 "창조적인 존재"다. 또 시간과 역사 속에 살며 "행동할 자유와 책임을 모두 지닌 존재"다. 하나님이 인간을 이렇게 창조한 이유는 "하나님의 세계를 위해 하나님과 손잡는 협력자가 되어, 시간을 직선적일 뿐 아니라 언약적으로 만드는 것"에 참여토록 하기 위해서다. 즉,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하나님과 동역하면서 창조세계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 과업에 부름 받았다.
언젠가 '끝'이 있지만, 그 끝이 있기에 인생을 최대한 선용하고, 잠재력을 최고치로 개발할 수 있으며, 하루하루를 붙잡을 수 있다. 직선적으로 진행되는 시간 속 단일한 역사로 부름 받은 '너무도 중요하고 특별한 존재'로서, 자신의 존재와 모든 행위가 중요한 결과를 남기기에, '욜로'를 외치며 자신의 행복만을 쫓을 겨를이 없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하나님과 동역하는 과업을 이루고자, 매일의 시간을 책임 있는 일들로 채운다.
더욱이 인생의 끝 너머 영원한 세계를 그리스도인은 꿈꾸기에, 이 땅에서의 시간은 한층 더 소망으로 넘치게 된다. 저자는 "예수님을 따르는 자들에게 당장의 것은 결코 궁극적이지 않고 잠정적인 것에 불과하다 ... 망명자라는 인식을 늘 품고 궁극적 본향을 갈망하는 마음은 세속화에 대한 면역력의 중요한 부분이고, 앞으로 돌진하는 소망과 함께 그리스도인다운 독특성과 신실함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전한다.
오스 기니스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1년 중국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부모 아래 태어났다. 1951년 유럽으로 건너갔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이후 미국에 체류하면서 브루킹스 연구소의 객원연구원, 트리니티포럼 수석연구원을 역임했다. 한국에서는 30여권의 저서 가운데 '고통 앞에 서다', '선지자적 반시대성', '소명이 이끄는 삶' 등 10여 권의 책이 번역, 출간됐다.
오늘을 사는 이유 ㅣ 오스 기니스 저, 홍병룡 역 ㅣ IVP ㅣ 228쪽 ㅣ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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