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서울에 7만가구 주택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6일 밝혔다. 정부가 도심에 공공이 개입하는 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 이와 함께 서울 용산역 정비창에 8천 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하는 등 서울 도심의 택지를 확보해 주택 부지로 활용하고, 비어 있는 오피스는 공공임대로 개조해 공급한다.
수도권 30만가구 신도시에서는 과거 보금자리주택 공급 당시 활용했던 '사전청약' 제도를 부활해 당장 내년부터 9천가구의 청약을 시작한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에 따르면 이번 대책을 통해 2022년까지 서울 도심에 주택 7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부지를 추가 확보하는 등 주택공급 안정화에 주력해 2023년 이후에는 수도권에 연평균 25만가구 이상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주택 공급 위축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경기가 회복됐을 때 주택 수요 증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서울지역의 재건축 사업이 위축되면서 주택 공급 부족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
이번에 서울 도심에 추가로 확보되는 주택 7만가구는 재개발과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로 공급하는 4만가구, 용산 정비창 등 유휴부지 개발로 확보하는 1만5천가구, 공실 상가 등의 주택 개조와 준공업지역 활성화로 만드는 1만5천가구로 구분된다.
정부는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도심 재개발 사업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SH공사 등 공공기관이 참여하면 조합원에게 분담금을 확약해주고 모자라는 사업비는 공공이 부담해줄 예정이다.
그간 재개발 사업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불확실성을 제거해 사업 추진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세입자는 공공임대 입주를 보장해주고 일부는 8년간 시세 80% 수준의 전세주택에 거주하면서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수익공유형 전세주택'도 운영한다.
재개발사업의 공공 참여를 통해 공공임대를 확충하면서 사업기간도 종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한다.
이를 위해 LH와 SH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재개발 구역을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해 분양가 상한제를 배제하고 용도지역·용적률 상향하는 등 파격 지원을 한다.
공공이 주도하는 재개발 사업을 일단 강북 등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이후 수도권 전반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12·16대책에서 발표했던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은 용적률을 높여주고 주차장 규제 등을 완화해주는 식으로 수익성을 높여준다. 종전에 없던 소규모 재건축 사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이와 함께 역세권 민간주택 사업 활성화를 위해 역세권의 범위를 기존 역 반경 250m에서 350m로 확대하고 도시계획하에 체계적으로 추진되는 민간 주택 사업에 대해선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높여준다.
다만 이런 정비사업에 대한 혜택에는 공공임대 공급 등 공공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국토부는 용산역 정비창에서 아파트 8천가구를 공급하는 등 서울 도심 유휴공간 개발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용산역 정비창은 2012년 용산국제업무지구 계획을 통해 개발이 추진됐다가 좌초됐으나 이번에는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주거단지로 전환한다.
비어 있는 상가와 오피스는 주택으로 개조해 1인 가구에 장기 공공임대로 공급하고 준공업지역의 주택부지 비율을 50%에서 60%로 높여 주택공급을 늘린다.
이와 함께 기존 수도권 주택 공급 계획은 일정을 서두른다.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올해 이후 공급되는 아파트는 77만가구로, 국토부는 이중 절반 이상을 2023년까지 입주자 모집에 착수하고 3기 신도시 등 일부 택지에선 사전청약제를 도입해 조기 분양한다.
사전청약제는 본청약 1~2년 전에 미리 입주자를 뽑는 제도로, 과거 보금자리주택 사업에도 시행된 바 있다.
수도권 30만가구 공급계획은 지구계획 수립과 함께 토지 보상에 들어가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서둘러 이르면 내년 말부터 입주자 모집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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