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리더그룹 초청 미래전략세미나
서울대 행정학 정용덕 명예교수 ©노형구 기자

예장 합동 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가 30일 오전 서울 총신대학교 사당캠퍼스에서 ‘미래정책수립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서울대 행정학 정용덕 명예교수는 “조직 운영은 이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즉 자유주의, 케인즈 주의, 신자유주의, 사회주의 등”이라며 “국가 개입인지 민간 자율인지가 기준이다. 가령 문체부 종무실, 교육부 관선이사회 등은 국가가 기독교 단체에 개입하는 기구들이다. 국가의 개입여부는 공공차원에서 민간부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라고 했다.

이어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예로 들 수 있다. 전국 대학을 서열 세워 하위 40%는 배제하겠다는 것인데 취지는 학령인구의 감소 때문”이라며 “민간 중심의 미국에선 이상한 일이다. 국가가 굳이 줄을 세워 정원을 ‘줄여라’ ‘없애라’ 개입하는 것이 그렇다.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경쟁하면 도태되는 곳은 알아서 도태 된다”고 했다.

아울러 “조직에서 중요한 건 기획이다. 여기서 핵심은 미래전략을 짜는 것”이라며 “미래예측이 사회과학적 틀로 이뤄지는데 과학은 인과관계를 전제로 한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시작된 과학적 사고방식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를 현재 적용하기엔 사회는 너무 복잡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패러다임이 부상하고 있는데 바로 창발성이다. 현대사회는 여러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하기에 하나의 요소만 제거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존 개념은 붕괴됐다”며 “서양 학계도 전통적으로 인과율에 입각해 원인을 분석하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팽배했었다. 그러나 세상의 일들이 한 가지 원인만으로 발생되지 않다”고 강조했다.

창발성에 대해 정 교수는 “있는 현상이 그대로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여러 복잡한 요인들이 충돌해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는 것과 같다”며 “이는 홍대 앞에 서 인디 밴드가 그들이 하던 방식을 이어가다 갑자기 벼락 스타가 되는 것이다. 비틀스도 그러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계획이 개입되면 안 된다. 국가도 개입을 최소로 해야 한다. 그렇게 개인이 알아서 하던 방식대로 하면 어느 시점에서 창의성이 극도로 창발 할 것”이라며 “위계가 강한 곳이 천주교다. 반면 평등주의가 강한 개신교는 조직과 위계 대신 자율성을 강조한 탓에 부흥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역설했다.

교단 리더그룹 초청 미래전략세미나
청중들이 강연에 집중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그러면서 정 교수는 총신대 조직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관선이사회 체제를 통한 총신대 개혁도 필요하다. ‘Hiddigkian'이라는 말이 있다. 네널란드 히딩크 감독이 제3자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끈 것처럼 관선이사회도 총신대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서 총신대 조직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예배에선 예장 합동 김종준 총회장이 누가복음 16장 1~7절을 본문으로 설교했다. 그는 “과학이 하나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고 믿는 시대”라며 “그러나 과학이 사람의 영혼은 지배할 수 없다. 기독교를 대적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리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밖에 이날 이승희 목사(직전 총회장)가 '교단 교회의 미래를 위한 정책과 전략', 서용석 박사(카이스트 교수)가 ‘미래 연구와 미래 전략의 이해’, 소강석 목사(부총회장)가 '교단 교회의 대사회적 미래 정책과 전략'을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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