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승현 기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왕이 목사를 구속한 중국에 강력하게 경고했다.
미국 기독교신문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일 중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미등록 가정교회(지하교회)의 목회자인 왕이 목사의 징역형 선고에 대해 "중국 기독교인과 다른 종교 단체에 대한 억압의 강화"의 또 다른 사례라며 비판하면서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중국 남서부 청두에 있는 5천 명 성도의 이른비언약교회(Early Rain Covenant Church)의 설립자인 왕 목사는 지난 2018년 12월 중국 공안에 의해 수십 명의 교회 성도들과 지도자들과 함께 수감됐었다. 이 교회는 지하교회 형태인 다른 중국의 가정교회와 달리 공개적으로 예배를 드려왔었다.
중국 법원은 지난 2019년 12월 30일 국가 전복 선동 혐의로 기소된 왕이 목사에 대해 징역 9년을 선고했는데, 미등록 종교 단체에 대한 정부의 단속의 일환으로 벌어진 일이다.
이후 미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Morgan Ortagus)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종교자유를 평화롭게 옹호한 것과 관련해 왕이 목사가 밀실재판을 통해 9년 징역형 선고를 받은 것에 대해 경고한다"면서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석방하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것은 중국 정부가 중국 기독교인들과 다른 종교 단체들에 대한 억압을 강화하는 것의 또 다른 예"라면서 "우리는 모두의 종교 자유를 증진하겠다는 중국 헌법에 규정을 따라 국제적 약속과 헌신을 지켜줄 것을 계속해서 중국 정부에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도 12월 3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왕 목사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청두 이른비언약교회의 왕이 목사가 밀실 재판을 받고 국가 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 9년형을 선고 받은 것에 대해 경고한다"면서 "중국 정부는 왕 목사를 당장 석방해야 하며, 기독교인들과 다른 모든 종교 단체의 회원들에 대한 억압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 전 취임한 이래 중국에서는 종교 박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십자가를 철거하고, 가정교회를 단속하고, 목회자를 체포하고, 공식적으로 인정된 교회들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중국의 새 법은 예배 장소를 등록하고 정부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부 교회에 대해서는 등록 허가 조차도 내주지 않고 있다.
왕 목사는 시 주석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으며, 중국 정부의 요구사항을 준수하기를 거부해왔다. 지난 2006년에는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D.C.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면담했으며, 종교 자유를 위한 자신들의 싸움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왕 목사는 체포 전에는 기독교인들을 계속해서 박해하는 공산당은 악이라고 정죄하는 "나의 신실한 불복종 선언(My Declaration of Faithful Disobedience)"라는 제목의 서신을 발간하기도 했다.
왕 목사는 "자신의 개인적 자유를 발탁한 사람들에게 그들의 권위보다 더 높은 권위가 있으며,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에 가득한 자유, 구속할 수 없는 자유가 있음을 말하는 데" 하나님께서 자신을 사용해주실 것을 희망한다고도 밝혔다.
또 "그들이 나를 구속하면 거기에 복종하겠지만, 중국 공산당의 법에 복종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내가 처형을 당해도 나는 유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중국 내 기독교의 확산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공식 등록된 삼자교회에조차 CCTV 카메라나 다른 감시 장비를 설치해 목회자나 신부가 무슨 설교를 하는지 감시하고 있다.
중국에는 2020년 현재 약 1억1천600만 명의 개신교 기독교인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들은 중국 공산당원 약 9천 만 명보다 많은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교회들이 정부의 완벽한 통제 아래 있도록 박해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 USA) 기독교 박해국가 순위에서 27위에 오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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