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노승현 기자] 이슬람 원리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서부아프리카 지부(ISWAP)가 성탄절을 맞아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하던 기독교 구호 사역자들 11명을 살해했다.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이들이 10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10명을 참수하고, 1명은 총살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들은 미군이 IS 최고지도자였던 바크르 알 바그다디(Bakr al-Baghdadi)와 그의 대변인을 살해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들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IS 선전 매체인 아마크(Amaq)를 통해 인질들을 처형하는 56초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한 명을 총살한 뒤 나머지 10명은 참수하는 장면이 담겼다. 검정색 마스크에 베이지색 유니폼을 입은 IS대원들이 인질들 뒤에 줄지어 섰고, 인질들은 모두 눈이 가려지고 손이 뒤로 묶인 상태로 등장했다. 그리고 IS대원들에 의해 총실, 참수당했다.
동영상에서 한 IS대원이 "이것은 전 세계의 기독교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말했고, 아랍어와 나이지리아어인 하우사어(Hausa) 자막이 달렸다.
이어 "우리 앞에 있는 당신들이 보는 사람들은 모두 기독교인"이라면서 "그들은 IS 최고지도자와 IS 대변인인 세이크 아부 알하산 알무하지르(Sheikh Abu al-Hassan al-Muhajir)에 대한 보복으로 피를 흘리게 될 것이다. 알라께서 그들을 받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BBC는 테러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성탄절 다음날 벌어진 기독교인들에 대한 이들의 공격이 전략적으로 계획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처형 장소는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초기 동영상에서 나이지리아 동북부의 보르노(Borno)주에 있는 마이두구리(Maiduguri)와 다마투루(Damaturu)에서 남성 인질들을 IS대원들이 끌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나이지리아로부터 독립한 이슬람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수년간 싸워온 곳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순교를 당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또 "동영상에서 포로들이 나이지리아의 기독교 단체들과 무함마두 부하리(Muhammadu Buhari) 나이지리아 대통령에게 자신들을 구해달라고 애원하는 모습도 담겼다"고 보도했다.
ISWAP는 나이지리아에서 자생적으로 태어난 이슬람 원리주의 테러단체 보코하람으로부터 2016년에 분리되어 나왔으며, 현재는 IS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나이지리아 외에 부르키나 파소, 카메룬, 차드, 니제르, 말리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IS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한 때 활발한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 이슬람 원리주의 테러단체에 의해 가장 많은 기독교인들이 순교를 당하고 있는 곳은 나이지리아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무슬림인 풀라니 극단주의자들도 활개를 치고 있는데, 이들은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의 시골 농촌을 주로 습격해 지난 해만 1천 명이 넘는 기독교인들이 순교했다.
또한 2018년 한 해 동안 나이지리아에서 순교한 기독교인들이 무려 2천400명이 넘는다.
국제인권단체인 주빌리캠페인(Jubilee Campaign)은 국제형사재판소에 나이지리아에서의 기독교인 박해가 집단학살(genocide) 수준에 이르렀다는 보고서를 지난 7월 보냈다.
나이지리아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오픈도어선교회 USA의 2019년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에서 12위에 오르는 등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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