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위한 사역 단체 한국 VOM(Voice of the Martyrs)은 베트남의 핍박받는 기독교인 지도자들을 위한 2020년 1분기 훈련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를 계기로 한국 VOM은 동남아시아에 더욱 관심을 집중할 예정이다.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이번에 새로 시작한 사역의 명칭을 의도적으로 ‘남방 정책(Southern Plan)’이라고붙였다고 설명한다. 이는 지난 11월 말에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발표한 동남아시아 경제 계획의 명칭과 똑같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관계가 경제적으로 더 깊어졌다면 두 지역 기독교인들의 관계도 당연히 더 깊어져야 한다”며 “왜냐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발전하면서 기독교 박해가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기독교 박해 정책을 펴는 정부가 경제적으로 더 강해지면 기독교인들은 더 고통 받는다”며 “이는 한국 교회가 동남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선교사를 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 받는 법을 동남아시아 기독교인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한국 교회가 도와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독교를 박해하는 국가들의 순위(World Watch List)를 해마다 발표하는 오픈 도어(Open Doors) 선교회는 2019년, 아시아를 가리켜 ‘기독교 박해의 새로운 온상’이라고 일컬었다. 또한 오픈도어 선교회는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를 세계에서 기독교를 가장 모질게 핍박하는 상위 20개 국가에 꼽았다. 미국 국제 종교 자유 위원회(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는 국제종교자유법(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Act)에 따라 베트남을 ‘특별 우려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2019년 보고서에서 건의했다. 베트남이 2018년 종교와 신념에 관한 법(Law on Belief and Religion)을시행하면서 조직적, 대대적, 지속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박노완 베트남 주재 한국 대사는 지난 11월 말에 부산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 회의에서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 가지 면에서는 한국의 사정과 동남아 여러 나라의 사정이 매우 다르다”고 지적했다. 바로 그는 “기독교 박해라는 측면”이라고 역설했다.
미국 국제 종교의 자유 위원회나 월드워치 같은 단체들이 최근에 발표한 보고서뿐 아니라 한국 VOM과 협력하는 현지 교회들이 제공한 정보를 보면, 베트남 같은 나라에서 박해 규모가 커지면서 그 양상도 바뀌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전에 베트남에서는 신앙을 지키는 기독교인을 억압하기 위해 주로 감옥에 가뒀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는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거나, 폭력배들을 사서 공격하거나, 토지를 몰수하거나, 집을 파괴하거나, 마을에서 추방하는 식으로 새 신자를 압박해서 신앙을 버리게 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는 베트남 기독교인들의 소식을 전했다. 따라서 그는 “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기독교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박해”라며 “그래서 박해 대처 훈련이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한국 VOM은 베트남 목회자들을 훈련하는 일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한다. 그러나 그 세미나에서 베트남 교회 지도자들을 가르치는 사람은 바로 개인적으로 핍박당한 적이 있는 베트남 교회 지도자들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그 점을 주목한다. 그는 “물론 한국 선교사들이 베트남 지도자들을 훈련시킬 수도 있다”며 “하지만 ‘저들이 땅을 앗아가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들이 집을 파괴하면 어떻게 하나요?’, ‘내가 살던 마을에서 쫓겨나면 어떻게 하나요?’ 같은 질문에 대답할 때는 개인적으로 핍박을 겪은 현지 지도자들의 말이 한국 선교사들의 말보다 더 권위와 신빙성을 갖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VOM은 “이 귀한 사역을 물질로 후원하고자 하시는 분은 한국 VOM 웹 사이트나 후원계좌를 이용해 달라”며 “계좌이체를 하는 경우에는 ‘받는 분 통장 표시란’에 본인 성명과 ‘베트남’이라고 기입해 달라”고 당부했다. 만일 기입하지 않으면 일반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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