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 김대원 기자] 제16회 북한자유주간에 참석한 탈북자단체 대표들은 2일 대한민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변화되면서 북한 인권을 위한 활동에 불합리한 제약을 받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2일 오후1시 워싱턴 DC의 '싱크탱크' 중 하나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AEI)에서 열린 회의에서 현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인권 활동에 보이고 있는 자세에 대해 실제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AEI)는 미국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전쟁 등 대외 정책에 영향을 미친 연구기관이다. 이날 회의에서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측의 핵심 질문은 "현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인권 활동에 제약을 주고 있는가"였다.
이에 한 탈북자단체 대표는 "정권이 바뀌면서 정부에서 받던 예산 대부분이 삭감됐다. 이에 더해 단체와 개인의 기부금도 없어졌다. 한 달에 1~2만원 밖에 되지 않던 태극기 집회 기부금마저 조사를 받는 것을 보며 탈북자 단체를 지원하던 이들 대부분이 혹여 자신도 피해를 입지 않을까 눈길을 돌렸다. 지금 우리들은 어떻게는 거점을 지키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탈북자단체 대표는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활동을 접으라고 하지는 않지만 각종 제도적 장치로 손발이 묶고 있다. 많은 탈북자 단체들은 강연 수입이 예산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정권이 바뀌면서 통일안보교육은 사라지고 통일교육만 남았으며 잡혀있던 강연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대학 등 강사로 활동하던 곳들은 하나같이 연을 끊었다. 예산을 신청하려 하니 북한 인권 관련 단체들은 신청서를 내지 말라고도 한다. 정부가 탈북자단체의 수입을 없애 스스로 문을 닫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북한의 도발 등 이슈가 있으면 많은 탈북자 단체장들이 방송과 인터뷰를 했지만 최근에는 친 정부인사 몇 명을 제외하곤 전혀 연락을 받지 못한다. 또 한참이 지난 과거 활동들을 트집 잡혀 수개월씩 조사 받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탈북자들의 정보가 누출되는 인권문제도 발생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런 상황에서 활동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나는 돈이나 벌자고 대한민국에 온 것이 아니다. 너무나 힘들지만 아직까지 우린 북한 인권 활동을 그만 둔 적이 없다. 많이 힘들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탈북자단체 대표는 "북한의 실상을 알리러 안보강연 강사로 간 곳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말을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이것이 현 정부가 남과 북을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탈북자로서 북한의 인권에 대한 말을 안 하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겠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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