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공립학교 동성애 의무교육법안(SB48) 저지에 고배를 마셨던 동성애 반대 단체들이 PRE(Parental Right in Education·교육에서의 학부모 권리) 법안을 발의하는 데에 필요한 유효서명 50만4760개를 확보해 2014년 주민투표에 붙이는 데에 성공했다.
지난해 SB48 통과 이후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이를 저지하려는 운동이 일었지만 서명이 약 7천여 장이 부족해 무위에 그친 바 있다. 이에 보수 복음주의 기독교계를 비롯해 반동성애 사회단체들은 남가주에서는 클래스 액트 커미티(Class Act Committee)가 발족돼 Class Act를 발의했고 북가주에서는 CCC(Christian Coalition of California)를 중심으로 PRE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PRE의 경우 주민투표 상정을 위한 서명이 50만4760개로 책정됐지만 마감일인 지난 4월 11일까지 약 3만여가 모자란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SB48 저지 당시에도 7천이 모자라 운동 자체가 중단될 수 밖에 없었던 뼈아픈 경험을 한 동성애 반대 단체들은 PRE의 경우 이미 모아진 유효 서명에 추가적으로 유효 서명 수만 채우면 주민투표 상정이 가능하도록 조정안을 냈고, 그에 따라 2차 서명이 6월 11일까지 이뤄졌다.
현재 통계에 따르면 2차 서명까지 합칠 경우 전체 유효 서명은 총 50만4940개로 집계됐으며 이는 주민투표 상정에 필요한 수보다 180개가 많은 것이다.
남가주교협 산하 동성애교육반대서명운동위원회의 박성규 위원장은 “180개라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주민투표 상정이 확정된 것이야말로 기적”이라며 “우리가 밖으로 나가 부스를 설치하고 서명을 받을 때 보통 하루에 2-300 서명을 받았는데 하루라도 나가지 않았다면 이번 주민투표 상정도 고작 몇 서명 차이로 무산될 뻔 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위원장은 “SB48 반대 때에만 해도 백인교회가 상당히 미온적이었으나 한인 등 이민자들이 열심을 갖고 서명운동을 하는 것을 보고 이번 PRE 운동 때에 그들이 도전받았다”며 “한인교회가 엔진의 역할, 기폭제의 역할을 했다 자평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보통 미국사회에서 발의안을 위한 서명운동의 경우 많은 유급 인력이 필요한데, 동성애 반대 운동은 교회를 중심으로 자원봉사자들이 적극 동원된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한인교회에서 북가주의 CCC로 직접 전달된 서명이 1만9217개로 집계됐고 교협 등 연합기구를 통해 전달된 서명이 약 5000여 개로 총 서명 2만5000개를 한인교계가 담당한 셈이다.
PRE는 ‘Parental Right in Education’의 약자로 부모가 원하지 않을 경우 학교로부터 이뤄지는 교육 내용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으로 만약, 동성애 교육이 자녀에게 이뤄지려 할 경우, 부모가 거부할 수 있게 된다.
이 발의안은 동성애 뿐 아니라 공립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 내용에 부모가 관여할 수 있게 보장하는 발의안이다.
한편 Class Act의 경우는 7월 11일을 서명 마감일로 앞두고 있다. 남가주교협 변영익 회장은 "PRE의 성공에 힘입어 Class Act 발의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한인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