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낙태죄 폐지 논란에 대한 개신교계 반대 운동이 강력하게 일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 역시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아 주목 받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 생명운동본부(본부장 이성효 주교)는 지난 28일 "낙태죄 처벌조항 폐지와 관련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 생명운동본부의 공식 입장"이란 글을 통해 "낙태죄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명운동본부는 "원칙적으로 천주교의 교리상 ‘낙태는 한 생명을 죽이는 살인행위이다’라는 대명제는 바뀔 수 없다"고 말하고, "이는 생명의 원천이신 창조주 하느님께 대적하는 행위이므로 종교적으로도 변할 수 없는 진리"라며 "낙태죄는 존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천주교의 일관된 생각"이라 했다.
특히 천주교 측이 '다만 여성의 경우 이미 임신한 순간부터 낙태를 결정하고 실행하기까지 사회경제적, 개인적 고통과 부담이 크니 형법으로 처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 밝혔다는 일부 보도 내용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른 추측성 기사"라 해명했다.
생명운동본부는 "천주교에서 이야기하는 죄의 용서는 종교적 차원"이라 말하고, "이것을 확대해서 국가법의 차원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여 형법상의 처벌조항 폐지 허용이라는 결론을 도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다음은 천주교 측 낙태죄 폐지 논란 관련 입장문 전문이다.
[낙태죄 처벌조항 폐지와 관련한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 생명운동본부의 공식 입장]
지난 2019년 2월 18일 한국일보 기사를 통해 보도된 “천주교 생명운동본부가 여성에 한해 형법상 낙태죄 처벌조항 폐지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라는 기사는 사실과 다름을 밝힙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 생명운동본부는 낙태죄와 관련하여 항상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공식 입장을 견지하며 생명 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습니다.
생명운동본부에서는 지난 2019년 2월 18일 한국일보에 보낸 답변서에서 다음과 같이 한국천주교의 공식 입장을 명백히 밝혔습니다. “원칙적으로 천주교의 교리상 ‘낙태는 한 생명을 죽이는 살인행위이다’라는 대명제는 바뀔 수 없습니다. 또한, 이는 생명의 원천이신 창조주 하느님께 대적하는 행위이므로 종교적으로도 변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그러므로 낙태죄는 존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천주교의 일관된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일보 보도기사 내용 중에서 “다만 여성의 경우 이미 임신한 순간부터 낙태를 결정하고 실행하기까지 사회경제적, 개인적 고통과 부담이 크니 형법으로 처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라는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른 추측성 기사입니다. 오히려 답변서에서 생명운동본부는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만약 근본적인 문제인 ‘사회경제적 사유’를 낙태 허용기준에 포함시켜 달라는 주장을 한다면, 이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일이 됩니다.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의 낙태의 원인이 바로 사회경제적 사유이기 때문입니다.”
천주교에서는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 사람이 되어 내려오신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을 선포합니다. 천주교는 그 어느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용서를 생각합니다. 특히 낙태의 죄로 인해 고통당하는 여성에게 향하는 하느님의 자비로운 눈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회는 고해소 안에서 이들을 만나며 그 사람과 동행하고 위로합니다. 천주교에서 이야기하는 죄의 용서는 종교적 차원입니다. 이것을 확대해서 국가법의 차원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여 형법상의 처벌조항 폐지 허용이라는 결론을 도출해서는 안 됩니다.
낙태죄는 유지되어야 합니다. 낙태의 합법화가 불법 낙태 확산보다는 차선의 악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정당한 것이 아닙니다. 법이 도덕적으로 부당한 행동을 용인할 때 그 법은 잘못된 것이며, 윤리적 판단을 왜곡하게 만듭니다. 법을 거슬러 낙태가 이루어지는 것이 문제이듯이 법의 동의를 얻어 행해지는 낙태도 정당성을 상실하는 것입니다.
2019년 2월 28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 생명운동본부
본부장 이성효 주교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