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행동하는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의 모임인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이하 샬롬나비)이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이 핵 폐기 대북정책에서 방기되어서는 안 된다"며 문재인 정부가 북한 정권을 변호하지 말고 북한 주민의 삶과 인권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샬롬나비는 1일 논평을 통해 "남북 핵 협상에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가 가리워졌다"고 지적하고, "남북 교류 사업은 독일의 동독정책처럼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이 먼저"라며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데, 정착 당사자인 한국정부는 이에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엔의 북한 주민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 추궁은 마땅한 책임 추궁"이라 밝히고, "미 국무부도 북한 인권상황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했다.
샬롬나비는 "북한이 종교와 종교인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오히려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막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문 정부는 국제시회의 비난을 겸허히 수용하고 폐쇄된 북한인권사무소를 다시 열고 대북정책에 북한 주민 인권개선을 불가결한 과제로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이다.
[북한 주민 인권 문제가 실종한 대북정책에 대한 논평서]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은 핵 폐기 대북정책에서 방기되어서는 안된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 정권을 변호하지 말고 북한 주민의 삶과 인권을 개선해야 한다.
판문점 선언에 따른 북한경협이 국제적으로 논의되는 가운데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10월 23일(현지 시각) 인권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3위원회에서 "(남북 사이의) 관광 사업이나 경제 협력 등 현재 거론되는 사업들이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유엔이 필요한 지원과 조언을 제공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18년 10월 24일 보도). 미국 인권재단(Human Rights Foundation·HRF) 전략기획실장 알렉스 글래드스타인이 한국을 방문하여 10월 24일 서울 시청에 인권 박해자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부모가 북한 태생이고 정치 입문 전 인권변호사인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에 소홀한 것에 대해 "이해되지 않고 또 슬픈 일"이라고 언급한 것은 현 정부가 소홀히 하고 있는 부분을 제3자가 객관적으로 보고 지적한 것이다. 문 정부는 이 지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대북정책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정부는 지난 6월에 북한 인권 사무소를 폐쇄시켰다. 앞의 지적에 대해 샬롬나비는 공감하면서 현 정부의 북한 주민 인권 부재 정책에 관하여 다음같이 천명하고자 한다.
1. 남북 핵 협상에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가 가리워졌다.
그동안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두 차례, 평양에서 또 만나 3차례 정상회담 선언이 있었으나
북한 핵폐기라는 실질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 없이 남북 긴장완화만 언급하였고, 당사자인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 대하여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우리 정부에서 대북 제재 완화론이 나오자 미국과 유엔이 북한 인권 문제를 본격 거론하며 책임자 처벌을 동시에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 인권 카드로 대북 압박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금 한국정부는 어느 편에 서 있는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2. 남북 교류 사업은 독일의 동독정책처럼 북한 주민의 인권에 개선해야 한다.
킨타나 보고관은 "남북 대화의 진전에 따른 교류 사업이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를 들면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이 진행될 경우 북한 노동자의 최저임금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대북정책은 서독의 동방정책처럼 북한의 인권 개선이 동반된 자연스러운 평화로운 과정이 되어야 한다. 독일 통일에도 동독에서의 민주화 시위와 동서 베를린 장벽 붕괴 및 자유왕래라는 대 사건이 촉진제가 되었다. 서독의 동독 흡수 통일이 국제사회에서 윤리적으로 비난을 받지 않는 것은 경제적 지원을 개방과 정치적 관계 개선에 연동했고, 민간인 교류와 정치범 석방에 직접 연계함으로써 동독 정부를 압박하며 인권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었다. 동독 주민들이 서독을 방문했을 때 사들고 돌아온 소니 워크맨(Sony Walkman)은 서독의 풍요와 자유를 가져다 주었다. 이는 기득권층의 충성심을 약화시키지는 못했지만 동독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바꾸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3.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데 정착 당사자인 한국정부는 이에 침묵하고 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지난 10월 23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한 탈북 소년이 선물했다는 자물쇠를 들어 보였다. 그는 "소년은 '이 자물쇠를 당신, 유엔에 주고자 한 건 당신이 이 자물쇠(북한 인권)의 열쇠를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남북) 경제협력이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에 도움이 되도록 유엔이 지원과 조언을 제공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당자인 한국 정부는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에 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문대통령은 '북한이 어려운 시절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다'고 주민 인권말살의 폐쇄적 독재 정권을 두둔하고 있다.
4. 유엔의 북한 주민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 추궁은 마땅한 책임 추궁이다.
킨타나 보고관은 또 "인권 유린 가해자에 대한 책임 추궁은 유엔이 추구하는 진실과 정의와 맞닿는 개념"이라며 북한 인권유린 책임자에 대한 처벌도 강조했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채택된 유엔총회 북한 인권 결의에는 인권 유린의 최고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책임자 처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겨냥하는 것으로 북한에 대한 큰 압박이 된다. 이는 보편인권을 추구하는 유엔이 추구하는 종교 자유와 주민의 인권을 말살하는 북한에 대한 합당한 책임 추궁이다.
5. 미 국무부도 북한 인권상황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지난 10월 2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국무부는 북한 정부에 의해 자행되는 중대한 인권침해와 유린에 대해 여전히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 결의안에 대해서는 폭넓은 국제 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최근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을 비판한 것과 관련한 논평을 요구받고 이같이 답했다. 조너선 코헨 유엔 주재 미국 차석 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 주민들은 북한 정권에 의해 악명 높은 인권침해를 당해왔다"며 "유엔이 지속해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해 왔다"고 말했다.
6. 북한은 종교와 종교인들을 탄압하고 있다.
국무부는 또 국제 종교 자유의 날(27일)을 앞두고 종교 박해 생존자 사례로 탈북민 지현아 씨 인터뷰 동영상을 이날 국무부가 운영하는 해외 홍보 사이트 '셰어아메리카(shareamerica)'에 올렸다. 지현아 씨는 인터뷰에서 성경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돼 고문을 당하고, 네 차례의 탈북 시도 끝에 자유를 찾은 과정을 소개했다. 지씨는 "(북한) 경찰들이 마취도 없이 강제 낙태를 시켰다"며 "육체적인 고통보다 내 아이가 세상을 보지도 못하고 죽는다는 것에 환멸을 느꼈다"고 했다. 고문 도중 기독교 신앙을 부인하고 짓지도 않은 죄를 인정하라는 강요를 받았다고 지씨는 증언했다. 외교가에선 프랜치스코 교황의 방북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의 종교 탄압을 강조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7. 서울 시청에 걸린 김정은의 사진은 서울시의 북한 인권 의식 실상을 보여준다.
알렉스 글래드스타인 미국 인권재단(Human Rights Foundation·HRF) 전략기획실장은 10월 24일 서울시청에 걸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에 대해 "많은 외국인에게 저 사진은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에 무관심하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고 했다. 글래드스타인 실장은 "한국 정부는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 공개 행사에서 북한에 비판적인 탈북자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방해되지 않도록 억누르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오늘날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 취임이래 퀴어축제 및 각종 친북 행각을 하면서도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하여는 일체 언급하지 않고 심지어 고모부 장성택을 고사포로 처형하고 이복형 김정남을 독살했고 고급 관료 354명을 처형시킨 김정은의 사진을 걸어 놓은 것은 어느 국가의 시청인가 의구심을 일으키고 있다.
8. 한국 정부는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막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글래드스타인 실장은 "한국 정부는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 공개 행사에서 북한에 비판적인 탈북자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방해되지 않도록 억누르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글래드스타인 실장은 잘 알려진 탈북 인사들의 실명(實名)을 거론하며 사례를 들었다. 최근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의 탈북민 연구자를 만났는데, 그로부터 "정부 관계자가 언론 출연을 막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지난 10월 15일 통일부가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의 판문점 남북 고위급 회담 취재를 막은 것도 언급하며 "입에 올리기조차 부끄러운 차별"이라고 했다. 그는 앞서 10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인권 활동까지 억압하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글래드스타인 실장는 "대북 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은 알고 있다"면서도 "남북 정상회담 등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완전히 '삭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문 대통령은 부모님이 북한 태생이고 정치 입문 전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는데, 북한 인권 문제에 소홀한 것은 이해되지 않고 또 슬픈 일"이라고 했다. 통일부과 집권 세력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겸허히 경청하고 수정해야 한다.
9. 문 정부는 국제시회의 비난을 겸허히 수용하고 폐쇄된 북한인권사무소를 다시 열고 대북정책에 북한 주민 인권개선을 불가결한 과제로 추가해야 한다.
통일부는 지난 6월 14일 '재정적 손실'을 이유로 북한 인권 실태조사·연구 업무를 수행하는 북한인권재단 사무실의 임차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전후해 (억류자 문제 해결에) 큰 기대를 했지만 정부는 북한 주민의 생존권 및 억류된 우리 국민의 소환을 챙기지 않았다. 양식 있는 시민과 지성인들 가운데 현 정부의 북비핵화 정책과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태도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 문재인 정부는 3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후속 적십자회담을 하면서도 북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송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적극적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 현 정권은 국정의 동반자들인 전직 대통령과 각료들을 대거 감옥에 보내면서도 정작 헌법상의 적(敵)인 북한 김정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북한 주민의 인권과 억류된 우리 국민의 송환 문제는 도외시하고 있다. 현 정부가 남북 평화무드 조성을 위해 펼치는 북한 경협사업에 막대한 국가 재정을 투입하면서도 사업 추진과정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북한 주민의 인권을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는 발상은 헌법상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2018년 11월 1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