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예장합동 총회역사위원회(위원장 김정훈 목사)가 24일 총회회관에서 한국교회 초기 순교자들을 주제로 '제2차 연구학술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김남식 목사(총회역사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장로교회사학회장)가 '순교에 대한 신학적 접근'을 정리해 참석자들의 이해를 더했다.
김남식 목사는 "순교란 끝까지 믿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라 정의하고, "어원론적으로 볼 때 '순교'로 통용되는 영어 martydom은 '신앙을 위하여 죽음을 감수함'이란 뜻과는 훨씬 다른 의미를 지닌다"면서 "'신앙을 위하여 죽음을 감수함'이란 제한된 의미가 형성된 것은 일찍부터 이기는 했지만, 신약에서 그러했던 것은 아니었고 150년 경 폴리캅의 순교를 취급하는 내용에서 그러한 의미로 사용됐음이 발견 된다"고 했다.
이어 김 목사는 "신약에서 이 용어(순교)가 '증거'를 의미 한다"고 밝히고, "이 때 증거는 신앙에 대한 증오 때문에 죽음을 당하는 것을 감수하는 증거가 아니라 말과 설교에 의한 증거를 의미 한다"면서 "일반적으로 증거를 의미했던 단어가 기독교 신앙을 위해 죽음을 감수함이란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기독교 신앙의 성격이 어떠하다는 것을 드러내 준다"고 했다.
사람에게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그러나 김 목사는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이로써 자유롭게 인간의 최대의 소유를 배격하고 다른 사람이 지닌 이 최고의 소유물에 대한 적법한 주관자 노릇을 결코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내어주는 것은, 그 사람이 이러한 강탈의 행위를 초월해 가시적인 사건들 배후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의 존재를 확신한다는 것을 전제 한다"고 말하고, "이 주권의 작용이 너무나도 실제적으로 느껴져서 지상에서의 최고 좋은 것, 자신의 존재조차 그것을 위한 아무 저항 없이 포기해 버리는 것(이 순교)"이라 설명했다.
더불어 김 목사는 순교가 최상의 사랑의 행위라 이야기하고, "그것은 다른 사람의 가치에 대한 신념에서 우러나온 사랑이기 때문"이라며 "다른 사람에게 성육신하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확증시키기 위해 스스로 생명을 박탈당하는 것은 신앙에 대한증오로 인해 죽음을 감수하는 것"이라 했다. 그는 "순교는 신앙을 통해 확증된 '당신' 하나님에 대한 사랑어린 포기"라며 "때문에 그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신앙에 대한 증거이며, 그 신앙은 하나님이신 생명의 당신과의 인격적 만남을 의미 한다"고 했다.
또 김 목사는 "순교라는 실존적 증거는 단순한 언어적 증거가 소유하지 못하는 신빙성을 그 증거에 부여 한다"고 말하고, "물론 순교자가 죽는 것은 일차적으로 주관적 확신 때문이었지 반드시 객관적 진리를 위한 것이었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급한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하겠지만, 그러나 순교는 최소한 그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무엇을 위해 순교자가 죽었는가를 묻게 하는 한 효과적인 증거"라 했다.
그는 순교자의 죽음에 그리스도의 죽음과 닮은 것이 2가지 요소가 있다 했다. 첫째로 순교자가 그리스도가 죽으셨듯이 죽는 것이요, 둘째는 이 닮음이 그리스도의 죽음에의 진정한 참여뿐만 아니라 또한 그 죽음의 효력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김 목사는 "순교가 그리스도의 희생제사적 죽음에 대한 반영이요, 은총으로 말미암는 이 죽음에의 참여라는 사실은 또한 순교의 인격적 특징을 강화시켜 준다"면서 "순교는 아버지에게 드려지기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제사적 죽음에 통합되거나 또는 거의 일체화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또 그렇게 감수되기 때문에, 순교자는 그리스도의 운명에 참여하는 것을 기뻐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순교는 그리스도와 더불어 죽고 그와 더불어 다시 부활하는 것"(롬6:3~11)이라 말하고, "피의 세례로서의 순교가 진정한 물의 세례를 대신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것은 물의 세례를 통해 상징적으로 일어난 것에 대한 실질적 집행을 의미 한다"면서 순교는 그리스도와 더불어 죽고 장사되어 그와 더불어 사는 것의 실질적 집행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김남식 목사가 순교자 김정복 목사의 삶과 순교신앙을, 김효시 목사와 장영학 목사, 신종철 목사가 각각 순교자 김방호 목사, 한덕교 목사, 손양원 목사를 주제로 순교신앙을 설명했다. 행사 전 개회예배에서는 장차남 목사(증경총회장)가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보자"란 주제로 설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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