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하나님!
머나먼 나그네 길을 가면서 무거운 것들을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벼운 차림으로 걸어도 쉽지 않은 그 길을 돌덩이 같이 의미 없는 것들로 잔뜩 짊어진 채 걷고 있습니다. 하나님 안에 있는 참 자유를 주옵소서. 주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는 참된 주님의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빵을 넘어 그 이상의 높은 것을 추구하게 하옵소서.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과 이집트 사이에 끼어 맷돌의 곡식처럼 고난을 당했음을 알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순례자의 길이 예배자로 줄지어져 있을 때 이스라엘은 흥하였고, 이 길이 잡초로 우거졌을 때 쇠퇴의 길을 걸었습니다.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8:32)
속 빈 허수아비 인간입니다. 겉만 살찌고 있습니다. 향락과 불안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갇혀있는 감옥을 깨뜨리고 둘러 싼 울타리를 허물게 하옵소서. 억압의 관계 속에서 오는 우울함과 분노로부터 자유롭게 하옵소서. 보이는 것을 얻으려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팔아버렸습니다. 양심을 넘기고 신앙을 저버렸습니다. 보이는 것을 바라보지 말게 하시고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보이지 않는 것이 영원합니다.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옵소서. 겨울나무같이 자기다운 모습으로 달리 욕심 부리지도 않고 걱정할 것도 없이 살아가게 하옵소서. 불안하거나 초조한 기색이 없게 하옵소서. 주님 앞에서 꾸밈없이 자연스럽고 의젓하게 하옵소서.
오늘 비극의 시대에 물질문명에 취해 살아가는 저의 모습을 봅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우리가 거부한다고 거부당하실 하나님이 아니심에 감사합니다. 그 무엇과 대체될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바벨탑을 쌓아올리고 하나님 없는 생활. 자기 마음대로의 생활을 꿈꾸었습니다. 공포와 부조리. 허무와 죽음이 출구도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사람을 휘몰아 넣습니다. 거짓을 버리고 진리 안에 있게 하옵소서. 빛과 어두움, 선과 악이 혼돈되는 불안 가운데 헤매는 저를 끌어안아 주옵소서. "저 죽어가는 자 예수를 믿어 그 은혜 힘입어 살겠네." 이 참담한 땅에서 건져주실 분은 하나님뿐이십니다. 저를 구원하여 주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498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 숭의여대 교목실장과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을 역임하였다. 최근 저서로 「사순절의 영성」, 「부활 성령강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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