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새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기대도 크지만, 그만큼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특히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교육정책 때문에 새 정부의 행보에 그만큼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민심을 반영,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등이 최근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기독교적 평가"란 주제로 평가회를 개최했다.
박상진 교수(장신대,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장)는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교육정책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소위 진보정권의 성향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에 있어서도 진보적 경향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하고, 자신의 발표로 구체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할 때 기독교계 특히 기독교학교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돕고, 한국교회가 문재인 정부 시기의 교육개혁과 기독교교육을 위해서 감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랬다.
먼저 박상진 교수는 교육정책에 대해 기독교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로서 그 사람의 조건이나 능력에 관계없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선하신 목적에 의해 태어난 독특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 다양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 ▶성경은 일관되게 교육의 주체는 여전히 부모이며, 국가는 이러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지원하여야 할 책임을 갖는 것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주어져 있고, 그 의지를 사용해서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게 되는 것 ▶종교교육, 특히 기독교교육이 실천될 수 있어야 하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라 설명했다.
이후 박 교수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하나하나 비평했다. 그는 먼저 "문재인 정부가 교육공약의 제목을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로 정한 것은 국가가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 말하고, 그러나 "국가가 교육을 지원하고 가정이나 부모의 조건에 관계없이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국가가 조성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국가가 교육의 주체가 되어 교육 전반을 국가가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한 국가의 교육은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가 공존하고 조화하는 방식으로 발전되어야 하는데, 문 정부의 교육정책은 이에 대한 비전 제시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 박 교수는 국가의 공교육이 단일성과 다양성이 공존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문재인 정부는 사립학교들도 입시위주의 교육기관으로 전락함으로 고교 서열화를 강화하는 교육체계가 되었다고 판단하고 이들 고교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목고나 자사고 등을 원래의 목적대로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개혁하는 방안을 추진하지 않고 단일성 교육으로 회귀하는 것은 다양성 교육의 약화라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동인권법 제정으로 학생의 놀 권리, 쉴 권리를 보장하고 영유아 대상의 과도한 사교육을 억제하며, 자유학기제를 확대하고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공약은 환영 한다"고 했다.
특히 박 교수는 "교육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기독교적 비평 가운데 가장 실제적인 이슈는 종교교육이 어느 정도 가능한가의 문제"라 지적하고, "만약 종교교육을 실천할 수 없는 교육제도나 정책이라면 그것이 다른 교육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에 공헌한다고 할지라도 결코 최선의 교육 방안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전한 종교적 이념에 근거 학교를 설립하고 그 건학이념을 구현하는 교육을 실천함으로 고상한 인격과 성품을 지닌 인간을 육성하는 종교교육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사립학교가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하고, 사립학교의 교육과정은 종교적 접근을 통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다양성과 융통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마지막으로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인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교육이 정치에 종속되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방향이 바뀌었던 현실에서 문재인 정부가 교육부의 기능을 개편하고 장기적인 교육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독립기구로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은 기대가 된다"고 했다. 더불어 "정부가 교육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기 위해서는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기독교계 안에도 국가교육위원회 같은 형태의 한국교육의 중장기적 미래를 모색하고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며 "새 정부가 교육의 영역에서 성공하는 정부가 되도록 돕기 위해서 한국교회가 건강한 비평자, 예언자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박 교수의 발표 외에도 "문재인 정부 교육 공약(정책)의 방향: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이경아) "고교체제 단순화(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에 대한 기독 자사고의 입장"(김철경)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확대(바우처 지원) 정책에 대한 미인가 대안학교의 입장"(정기원) 등의 발표가 있었으며, 마병식 사무총장(샬롬대안교육센터)과 홍인기 교사(상탄초,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서미영 학부모(대안학교) 등이 토론자로 나서서 발언하기도 했다. 특히 김철경 교장과 정기원 교장은 발표를 통해 "종교교육의 자유 보장되는 교육 체제와 사학의 자율성,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보장되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으며, 김 교장은 "자사고가 문제가 있으면 보완을 해야지 없애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행사는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와 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 샬롬대안교육센터, 좋은교사운동, 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 한국기독교학교연맹,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등이 공동주최 했으며,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와 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가 공동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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