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한국교회의 현 장로 제도는 성경적일까? 이진섭 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성경·삶·사역연구소 소장)가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는 '장로'제에 대해 "한국교회뿐만 아니라 칼빈의 주장도 오류가 있다"며 인식 개선을 요청했다.
장로교회는 장로 직분을 맡은 자들이 교회를 가르치고 다스리는 정치체계를 지향한다. 이 교수는 "한국 장로교회는 전통적으로 장로직에 두 가지 다른 개념이 있다고 본다"며 "하나는 교무장로(목사)이고, 나머지 하나는 치리장로(보통 장로라 칭하는 직분)"라 했다.
교무장로는 교회를 다스리는 역할 외에도 본질적으로 가르치는 역할을 맡은 장로로서 설교(와 성례)라는 독특한 직무를 감당하는 반면, 치리장로는 다스리는 역할을 주로 맡는다. 때문에 치리장로는 주로 교회 행정과 권징에 힘쓰며, 이런 특징은 한국교회 헌법과 조문, 학자(또는 목회자)의 글에 잘 나타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먼저 이 교수는 "몇 개의 성경구절(고전12:28; 롬12:8; 딤전5:17)을 갖고 치리장로 직분을 이론적으로 정당화 한 칼빈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그의 '기독교강요'에 등장하는 관련 주장들이 개념상 논리적 오류가 있고, 칼빈의 정당화가 단지 모호한 세 구절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특히 "칼빈이 제시한 세 본문도 사실 그 주장을 옹호하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또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치리장로 직분의 근거로 제시하는 몇 개의 본문(딤전3:1~7; 딛1:5~9; 행20:17~35 등)은 더욱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하고, "세 본문 모두 치리장로 직분 개념에서 배제되어 있는 '가르치는 기능'을 매우 두드러지게 강조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해석의 오류'라 했다.
오히려 이 교수는 이 세 본문이 장로직에 대해 ▶장로직에는 가르치는 기능과 역할이 두드러진다 ▶이 직분을 받은 사람들은 교회 안에 거짓 교훈을 퍼뜨리는 무리와 대적해 바르게 가르치는 지도자 그룹을 말한다 ▶결국 이 사람들을 목회자, 목사의 무리라고 말할 수 있다 등의 특징이 있다며 "장로들이란 가르침의 역할을 맡은 지도자이며 목회자로, 치리장로 개념은 이 구절들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이 교수는 "신약성경의 교회에 치리장로 직분은 없다"고 선언하고, "장로(감독)는 모두 가르치는 장로"라며 한국교회가 현 장로제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먼저 "한국교회에서 장로라는 호칭이 자연스레 '치리장로'란 뜻으로 통용되는데, 원래 치리장로란 직분은 없고 장로는 모두 가르치는 장로이므로 한국교회의 장로직 개념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목사(교무장로)는 설교를 담당하고 장로(치리장로)는 행정적 다스림을 감당한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적절치 않다"며 "모든 장로는 함께 설교하고 함께 그룹 모임을 이끌며 심방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한국 장로교회에서 목사는 사역을 하고 장로는 보필한다는 생각이 보편적이고 또는 장로가 목사 사역을 견제한다는 생각이 은연 중에 있을지 모르겠는데, 가르치고 다스리는 지도자라는 점에서 목사와 장로는 다를 것이 없다"며 "그 관계는 동역의 관계이지 보필 혹은 견제의 관계가 아니"라 했다.
또 이 교수는 "교회에서 장로들이 복수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하고, "담임목사를 '돕는 것'이 아니라, 복수로 목회 책임을 감당하는 것"이라며 "지도자들 중 대표 사역자가 있을 수는 있겠으나, 한 사람이 담임하는 체제는 신약성경이 보여주는 모델이 아니"라 주장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이런 원리를 현실 목회와 교회 정치에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교수의 강연은 26일 낮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린 '2017년 성경, 삶, 사역 콘서트'에서 있었다. 이날 그는 장로제에 대한 가연 외에도 에베소서를 본문으로 '이신칭의'에 대한 강연도 전했다. 행사는 성경사역연합 주관으로 성경, 삶, 사역연구소와 성사모가 공동 협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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