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에 대한 오해
효소에 대한 대중들의 오해가 너무 심하다. 마치 효소를 무슨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효소 판매를 위한 과장 광고나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비전문가들이 방송을 타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발효를 효소라고 착각하는 한심한 사람들도 있다. 특별히 기독교인들이 이런데 유난히 약한 편이다. 판매인들이 신앙을 핑계로 기도해서 만든 신령스런 물질이라 광고하기 때문일까? 신령하고 신통한 만병통치 효소란 없다. 그저 좋은 단백질원을 섭취하면 된다.
비전문가들이 판치는 방송과 광고
사실 건강과 의학과 식품에 대한 대중들의 오해가 참 많아졌다. 관련 방송과 광고의 범람과 그에 대한 맹목적 신뢰 때문이다. 참 이상하다. 민간식품요법전문가들과 방송에 맛을 들인 의사, 한의사들도 진료에 집중하기 보다는 빈번하게 방송에 출연하면서 약 처방보다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마치 음식 섭생법 전문가처럼 식품 얘기로 일관한다. 도대체 그들은 왜 식품 전문가들도 아니면서 의학과 약 처방이 아닌 식품 얘기로 일관하는 걸까? 그것도 방송을 보면 양의사와 한의사들 사이의 주장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참 많다는 것을 금 새 알 수 있다. 식품 비전문가들이 많다는 증거다. 도대체 시청자들은 누구를 믿어야 할까? 얼마전 안타깝게도 큰 변을 당한 모 유명 가수도 방송 출연 의사의 권위를 믿고 수술을 맡겼다가 사고가 난 경우가 아닌가. 방송은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좀 더 심사숙고하여 검증된 전문가들을 섭외하여 건강과 식품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미국 유명한 종합병원장 출신 의사인 로버트 S 멘델존 박사는 미 의과대학 4년을 통틀어 영양학 강의는 3시간 정도밖에 안 되며(3학점이 아님) 그것도 의사 면허 시험에 영양학 관련 시험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의대생들은 영양에 대해 전혀 모르는 채로 의사가 된다고 했다(<나는 현대의학을 믿지 않는다> 참조). 식품은 의사가 아닌 4년 이상 다양한 관련 과목을 이수한 전문가들이 당연히 더 능한 것이다. 관련 방송 출연자들의 자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효소의 본질, 과학자들이 만들 수 없는 생체 단백질
효소의 본체는 사실 단백질(고분자화합물)이다. 그것도 기질특이성(基質特異性)과 반응특이성을 가진 단백질이다. 즉 효소는 특정한 기질이나 특정한 반응만을 선택하여 작용한다. 효소는 인간 생체에만 그 종류만 수천 종류에 달하며 밝혀지지 않은 모든 생명체들의 각종 효소를 상세히 분류한다면 아마 천문학적 숫자에 달할 것이다. 고분자단백질인 이들 효소들은 우리 몸에서 일사분란하게 기질에 작용하여 생체 촉매 역할을 한다. 일반 촉매가 화학 반응만을 촉매 하는 데 반해 효소는 반응하는 물질이나 생성 물질과 반응하여 결합하는 경우가 많고 반응이 진행됨에 따라 그 활성은 점차 감소한다.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효소는 생체 컴퓨터가 일사분란하게 작용하게 만드는 생체에 반드시 필요한 일종의 생명 소프트웨어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이 수천, 수만 가지에 달하는 효소를 아직 인간은 실험실에서 한 개도 합성해 낸 적이 없다. 이것이 우연히 진화한 물질이라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실험실에서 자유자재로 합성해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인간이 가진 생화학의 현 수준이다.
효소의 고마운 기능, 활성 산소제거
효소는 작용특이성에 따라 인체 안에 스스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조절 능력도 가졌다. 이른바 '항산화 작용'이다. 인체 내 카탈라제, 글루타치온 페록시다제 등의 효소는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베타카로틴(비타민 A 전구물질), 비타민C, 비타민E, 셀레늄, 폴리페놀과 같은 성분도 항산화 작용을 하는 데 조효소라고 불리는 이들은 효소와 달리 단백질은 아니다. 예를 들어 장어가 피로회복에 좋다는 것도 주로 장어 안에 있는 비타민 E(토코페롤)의 항산화력 때문이다. 젊은 시절에는 활성산소가 생겨도 인체에서 항산화 효소의 양이 충분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40세가 넘으면 이들 항산화 효소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든다. 중년 이후부터는 활성산소의 생성과 제거 사이의 균형이 깨어지기 시작한다. 인간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해야 80이다. 이후는 덤으로 살 뿐이다. 건강한 삶은 좋은 약이나 보양식이 아닌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적절한 운동과 균형잡힌 영양소들을 고루 섭취하는 섭생에 있다. 운동선수들이나 의사나 값진 유기농 음식을 즐기는 재벌보다 좋은 공기 마시고 신토불이를 즐기는 평범한 시골 어르신들의 평균 수명이 상대적으로 더 긴 것도 그 때문이다.
효소 광고의 허상
효소 광고에 속지 말라! 우리 몸은 몸밖 효소가 아니라 스스로 만든 생체 내 효소를 사용한다. 즉 실제 효소를 섭취한다는 것은 일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효소가 몸으로 들어가 직접 작용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몸은 효소를 포함한 모든 단백질이 몸에 들어오면 잘게 부수어 각종 아미노산으로 만들어 놓은 다음, 섭취된 각종 음식에 따라 이들을 분해하기 위한 필요 효소와 각종 단백질을 유전자라고 불리는 몸속 생체 컴퓨터(DNA)의 명령지시에 따라 기질특이성과 반응특이성에 따라 암호의 명령을 받은 아미노산들을 정밀하게 결합 시켜 정확하게 고분자화학물(단백질)을 만들어 몸의 에너지 생성을 위한 "생화학컴퓨터"를 작동시키는 것이다.
창조(설계)의 증거, 효소의 생체 합성
이들 아미노산들은 우연한 조합으로 고분자 단백질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절대 아니다. 우리 몸은 생체 유전자(DNA)의 해석에 따라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효소를 생합성해낸다. 우리 몸의 각 세포는 놀랍게도 매초마다 아미노산 50만개 정도를 결합하여 초당 2천 종류가 넘는 단백질들을 필요에 따라 정확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즉 인간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단백질을 우리 몸의 100조개의 세포는 초당 총 20경(200,000,000,000,000,000)개의 단백질을 만들어내고 100조(100,000,000,000,000)×50만(500,000)개의 아미노산들(총 500,000,000,000,000,000,000개)을 정확하게 결합시켜 단백질 생성을 위한 정보를 멋지게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이 일을 너무도 조용하게 처리하기에 우리들 각자는 DNA와 RNA들과 아미노산들이 필요한 단백질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벌이는 이 기막힌 삼위일체적인 생체 내의 생화학과 대사작용을 전혀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효소 만들기를 명령하는 DNA도 특정 효소가 수십 가지 있어야 제대로 작동이 가능하다. DNA와 아미노산과 효소는 오랜 기간의 우연에 의해 종합적으로 생성된 게 아니라 오히려 생체 속에서 동시에 존재해야 비로소 그 기능을 수행한다는 의미다.
도대체 누가 살아있는 생명체 속에서 이 같은 경이로운 명령들을 끊임없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내리고 있는 것일까? 우리 대변에 섞여 나오는 진화론자들이 생명체 중 비교적 진화가 덜 되었다고 주장하는 대장균(大腸菌)조차 생화학자들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단백질을 5초면 2800여 가지를 자유자재로 합성해내고 있으니 대장균조차 양심적인 학자라면 어떤 유명 생화학자들도 충격에 빠뜨릴 수밖에 없는 놀라운 "생화학 자동 프로그램 설계도"를 몸속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효소가 없으면 우리 몸은 전혀 작동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수많은 효소들을 과학자들은 아직 한개도 전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 생화학자들의 실력이 겨우 그 정도에 불과했나? 정말 이상한 일 아닌가? 더구나 도구적 원인(causa instrumentales)들을 가지고 원초적 원인이신 창조주 하나님(causa pricipalis, causa prima)을 부정하려 한다는 것은 얼마나 허망하고 황당한 일인가! 인간이 하나님을 부정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이게 바른 정답이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