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성락성결교회(담임 지형은 목사)가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아 개신교 최초의 교리문답서인 '대교리문답'을 갖고 목회자 인문학 독서모임3을 시작했다. 최근 교회에서 열린 첫 모임에서는 최주훈 목사(중앙루터교회)가 강사로 나서서 "마르틴 루터(1483-1546) 생애와 종교개혁 정신"에 대해 강연을 전했다.
최주훈 목사는 루터의 종교개혁정신에 대해 "질문과 저항, 그리고 소통을 향한 공동체"라 이야기 했다. 저항의 명분은 ▶누구도 신앙을 강요할 수 없다는 신앙의 자유, ▶성서의 권위는 교회공의회나 사제의 권위보다 높다는 것 ▶성서는 성서 자체가 해석한다는 성서해석의 원리 등으로 최 목사는 "이 세 가지가 칭의론의 핵심주제이며, 루터는 이를 두고 '교회가 서고 넘어지는 시금석'이라 했다"고 전했다.
특히 유명한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에 대해, 최 목사는 ▶독일교회는 독일인의 교회로, 면죄부는 독일 민족의 재정을 착취하는 것 ▶교황이라 할지라도 사후 세계(연옥)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면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교회의 이름으로, 신앙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이 왜곡되고 부풀려지는 것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해 '하나님은 하나님'이란 핵심을 담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루터의 자국어 성서번역에 대해 최 목사는 "당시 폐쇄적인 종교세계를 종교개혁자들이 어떻게 돌파해 나갔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 말하고, "놀랄만한 것은 판을 거듭했던 데 그치지 않고, 계속 개정을 더했다는 점"이라며 "이런 개정작업을 통해 진리는 민중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었고, 이를 통해 종교개혁의 소통은 더욱 힘을 얻었다"고 했다.
또 최 목사는 "번역된 독일어 성서의 언어는 단순히 자국어를 중시하는 분위기나 종교적 수준에 그치지 않고, 표준 독일어 형성과정에 본질적 역할을 했으며, 더 나아가 주변 유럽 국가들의 자국어 성서번역 열기를 북돋은 결과, 성서의 속어화는 북구와 동유럽에 이르기까지 같은 시기에 일제히 진행됐다"고 했다.
최 목사는 이것을 '소통'이라 표현했다. 그는 "소통은 본질적으로 종교개혁 실천 강령의 핵심이 되는 Sola Scriptura 원리와 연결"된다면서 "복음을 담고 있는 성서의 말씀은 구교회가 전유하고 있던 성직자 중심의 가르침을 거부하고 진리를 향한 종교적 담론을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더불어 "폐쇄적이고 일방적으로 선포되던 하나님의 말씀이 ‘성서만으로’의 원리에 따라 질문과 토론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신학의 발전과 신앙인의 삶의 자리도 변혁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하고, "성서의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이며 이 말씀은 인간에게 바른 신앙의 길을 비추는 하나님의 의지"라며 "그러므로 ‘성서만으로’의 원리 아래 민중들이 말씀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곧 하나님 앞에 서있는 개개의 신앙인이 어떤 책임을 가지고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고 거룩한 성찰들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을 의미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을 근거로 하는 새로운 공동체, 교회란 무엇인가? 최 목사는 루터의 교회론 핵심이 ▶말씀이 교회를 창조했다 ▶교회 공동체는 목회자를 선출할 수도 있고, 해임할 수도 있다 ▶교회는 성도의 공동체다(Communio Sanctorum)라는 점을 설명하고, 이 원칙은 오늘날에도 동일함을 시사했다.
최주훈 목사는 특히 '소통'을 중요시했다. 그는 이러한 소통을 위한 선결조건에 대해 먼저 '교회와 교회의 소통'을 강조하고, "종교개혁의 정신은 하나님 앞에 자기 모든 영혼을 물 붓듯이 쏟아 낼 수 있는 양심적-인격적 신앙으로부터 시작하며, 같은 목적의 신앙인들이 손을 잡은 연합을 우리는 교회라고 한다"면서 "교회는 교파나 교단을 초월한 신앙의 연합체일 때 자유와 진리를 위한 저항의 힘을 극대화 할 수 있게 된다. 또 한 번의 개혁의 힘이 절실한 이때 바로 이 소통이 요구 된다"고 했다.
더불어 최 목사는 "우리 안에 숨겨진 무서운 적을 조심해야 하는데, 이 적은 16세기 존재하던 교황주의가 아니라 '생각 없음' '순전한 무사유' 등의 적"이라며 "제 아무리 빛나는 역사와 전통, 미래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진리에 대한 고민과 묵상, 진리를 향한 소통들이 없다면 개신교회의 존재의미는 없다"고 했다.
또 최 목사는 "루터가 95개조 논제 제 1항에서 ‘회개’를 언급하면서 이 회개는 ‘전 생애에 걸친 깊은 뉘우침’이라 했다"고 언급하고, "루터의 종교개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semper reformanda) 개혁되지 않는 교회는 개신교회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전 생애에 걸친 고민과 소통, 거기서 나오는 저항의 힘, 이것이 다시 회복해야 할 종교개혁의 정신이며 의미"라 이야기 했다.
최주훈 목사는 "종교개혁의 역사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과 같다"고 비유하고,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시장이 변하듯, 신자 개인이 똑똑해져야 교회가 변하고 세상이 변한다"고 했다. 더불어 "그곳에서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간에 진정한 소통의 혁명이 일어난다"면서 "그것이 종교개혁자가 꿈꾸던 교회 공동체, 소통공동체"라 이야기했다.
한편 독서모임은 오는 4월 13일까지 목요일마다 4회가 열린다. 시간은 오후2~4시이며, 한국 교계의 모든 목회자들이 참석할 수 있다. 이후로는 지형은 목사도 강사로 나서서 함께 토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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