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샌토럼 상원의원의 공호당 경선 포기로 미국 대통령선거 구도가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 공화당 미트 롬니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이미 본선 국면에 돌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대선의 중요 변수로 작용할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의 표심이 어디로 쏠릴 지는 미지수다.
샌토럼 후보를 향했던 복음주의계 표심을 잡으려면 롬니의 낙태와 동성결혼의 입장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정치의 종교 역할 관련 전문가인 리처드 랜드 박사(남침례회 종교자유 및 윤리부)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롬니 후보가 몰몬교라는 사실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큰 이슈가 아니다"며 "더 중요한 것은 몰몬교와 기독교는 정치적 입장에 있어서 비슷한 부분이 많은데, 그가 취하는 정치적 입장이 몰몬적이지 않기 때문에 더 문제다”고 말했다.
이는 롬니 후보가 낙태와 동성결혼에 대해 불분명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롬니는 2002년 메사추세츠 주지사 선거 출마 당시, 로 대 웨이드 사건(Roe vs Wade, 사생활의 권리가 낙태의 권리를 포함하는 지에 관한 미국 대법원의 가장 중요한 판례)에 대한 최고법원의 결정에 동의하는 지 아니면, 응급상황에서 이뤄지는 낙태의 권리 증진에 동의하는 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그는 둘 다 “그렇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2012년 대선 공식 캠페인 웹사이트를 띄웠을 때, 롬니의 낙태에 대한 의견은 뒤집혀 있었다.
롬니는 이 웹싸이트를 통해 “미트 롬니 후보는 모든 생명은 수정(Conception) 이후라고 믿으며, 법이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논란이 되는 문제인 만큼, 그는 먼저 최고법원이 로 대 웨이드 사건에 대한 판례을 뒤집는 것이 첫번째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판례가 뒤집히면, 주정부들은 사법 권한에 따라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각자 결정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롬니는 또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이라고 믿는다”고 현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최종적인 법원의 결정에 따를 것이고, 이 문제에 관해 치열하게 싸우고 싶지는 않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롬니가 메사추세츠 주지사로 있을 당시 미국에서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 주(州)가 됐다는 좋지 않은 기록이 있는데다, 최근 ‘미트 롬니가 두 주인을 섬길 수 있는가?’라는 트리시아 에릭슨의 책에서, 롬니 후보가 2007년 공화당 지지 게이 그룹과 게이 바(Bar)에서 만나 토론한 적이 있다는 뉴욕타임즈 기사가 다시 대두되기도 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반 낙태와 전통결혼을 지지하는 현 롬니 후보의 입장을 생각할 때 최소한 동성결혼을 찬성하고 낙태 권리를 지지하는 오바마 대통령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샌토럼 경선 포기 이후 재빠르게 미트 롬니를 지지하고 나선 보수 단체들도 있는 가운데, 관련 보수 운동가들은 너무 성급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보수 운동가 리처드 비그리는 “샌토럼 의원처럼 미트 롬니를 지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선을 포기한 것은 좋은 예”라면서 “많은 보수 운동가들이나 리더들이 롬니 측에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입장을 먼저 취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