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나밖에 없는 아들녀석을
논산훈련소에
버리고 왔습니다.
신식 군대라
입영환영식까지
참관하게 해 주었습니다.
연무대 화장실에 붙어있는 문구도
군대리아식!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탄피만이 아닙니다."
물론
저 연병장을 돌아 가면
빨간 모자 조교들이
도깨비(저승사자인가?)처럼 나타나
"뒤로 취침!
앞으로 취침!
좌로 굴러!
우로 굴러... !"
할 것이
안봐도 비디오지만... ㅋㅋ
그러니까
36년 전
1980년 12월 3일,
대구역에서 입영열차를 타고
논산으로 가던 날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갑니다.
대구역 플랫폼...
눈물의 입영열차... ㅠ.ㅠ
드디어 열차가 출발하고
서로 한 번이라도 더 아들,
애인 눈길 마주치려고 난리법석에 법석...
기차가 출발하고
그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
그러니까 기차가 굽이를 돌아 환송인파가 보이지 않던,
그 진실의 순간(Le moment de verite)이 되자마자
환송때는 보이지 않던 빨간 모자 조교들이...
갑자기
'몽디(몽둥이의 경상도 방언)' 들고 나타나...
군기잡던 슬픈 전설이
생각 납니다.
아무쪼록
몸성히
저글링에서 진화하여
히드라리스크가 되어 오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2017년 2월 23일
'아빠' 김종규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