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국제]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첫 기독교인 주지사의 재선이 가능할까.
전국 규모의 인도네시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15일(현지시간) 오전 자카르타를 비롯해 전국 101 곳에 시작된 가운데, 기독교인인 바수끼 짜하야 뿌르나마(49·Basuki Tjahaja Purnama·일명 아혹) 현 주지사가 재선을 방해하는 강경 이슬람 단체들의 반대 운동을 누르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른바 이슬람에 대한 '신성 모독' 혐의로 기소된 아혹 주지사는 이번 지방 선거에서 저명한 무슬림 후보 2명과 삼파전을 펼쳤다. 경쟁자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아구스 유드호요노(38)와 아니에스 바스웨단(47) 전 교육부 장관이다.
이번 선거는 화교 출신의 기독교인인 아혹 주지사가 이슬람 경전인 꾸란을 모욕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큰 변수가 됐다. 지난해 자카르타에서 수차례 열린 아혹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에는 수십만 명이 모였다.
하지만 이 같은 압박에도 아혹 주지사가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왜냐면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며 공식석상에서 전한 담대한 신앙고백을 담은 영상이 한 기독교 단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게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앞서 아혹 주지사가 이례적으로 선거기간 기소 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불공정하고 정치적 동기가 개입돼 있다고 지적했다. 다행이 집권 투쟁민주당(PDI-P) 소속의 아혹 주지사가 기소됐지만 피선거권을 박탈당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로 인해 2위 후보와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긴 했다.
그러나 선거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 지역 각 방송사 TV토론 이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를 보름 앞둔 지난달 29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아혹 후보가 부동의 1위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2017년 자카르타의 주지사 선거에서 현직 주지사인 아혹 후보와 러닝메이트인 디 자롯 사붓 히다트 (Djarot Saiful Hidayat)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다수의 설문 조사에서 나왔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인권단체' 세타라인스티튜트의 리서치 팀장 이스마일 하사니는 "관용을 촉진시키려는 사람과 불관용을 증진시키려는 이들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대다수인 약 87%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이날 투표는 현지시간 오전 7시(한국시간 오전 9시) 시작됐으며, 오후 1시(오후 3시) 종료되며, 이날 오후에 초반 개표 결과는 발표되지만, 공식 결과는 3월 8~10일 발표 예정이다.또 1,2 위 간 표차가 근소할 경우 오는 5월 결선투표가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개표 초반인 이날 오후 3시 30분(현지시간) 현재 아혹 후보가 득표율 42.98%로 2위(39.19%) 아니에스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
한편, 이날 인도네시아 전역 101 곳에서도 선거가 치러지지만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 가장 큰 관심이 몰린다. 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이 자카르타 주지사 당선을 발판으로 대통령이 된 후 자카르타 주지사는 차기 2019년 대선 승리를 향한 디딤돌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아혹 주지사가 재선에 선공할 경우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도 다지게 돼 첫 이슬람 국가의 기독교인 대통령 선출이라는 가능성도 내다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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