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이하 한복협)가 10일 오전 신촌성결교회에서 "한국교회 신앙의 선배님들을 기리며"란 주제로 2월 월례회를 개최한 가운데, "아천 정진경 목사님의 면모"란 주제로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가 발표했다. 다음은 그의 글 전문이다.
아천 정진경 목사님의 면모
한국교회를 위하여 좋은 영적 지도자이시며 훌륭한 목회자들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같은 인적 유산은 한국교회와 많은 후배 목회자들을 위하여서도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정진경 목사님을 곁에서 모시고 바라보며 살피고 좋은 멘토로 본 받으며 사역할 수 있게 된 것은, 나 개인에게는 참으로 행복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아천 정진경 목사님에게는 몇 가지 남다른 인격적인 면모를 갖춘 이 시대의 영적 지도자였음을 기억하게 된다.
1. 온화한 성품
정진경 목사님이 지닌 따뜻함과 온화함은 자타가 인정하는 그분만이 지닌 성품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나 쉽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고 다가갈 수 있는 타고난 인품을 지니셨다. 그의 웃음이나 대화나 인상에는 따뜻함과 온화함이 배어 있다. 온화함은 그분만이 지닌 상징이었다. 그분의 호인 아천은 그런 면에서 잘 표현되어 있는 호칭이었다.
2. 지성과 영성의 조화
정진경 목사님은 깊은 신학과 영성이 잘 어울려 있는 목회자였다. 지성과 영성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잘 조화를 이룬 아주 성숙한 영적 지도자였고 신학자였고 목회자였다. 이 조화는 모든 목회자들의 이상적인 모델이다. 지성과 영성과 온화함은 목회자에게는 완벽한 조건에 속한다.
정진경 목사님은 이 점에서 많은 목회자에게 아주 성숙한 면모를 남겨 주셨다.
3. 평화의 사도
그분의 모습에서, 언어에서, 대화에서, 관계에서 탁월한 평화를 느낀다. 그분은 평화의 사도였다. 좌우가 잘 정돈된 성숙한 영적 지도자였다. 그분에게는 좌도 없고 우도 없다. 그가 가는 곳에는 화합과 평화가 이루어졌다. 목회하는 목회 현장에서도, 각종 모임에서도, 그가 속한 단체에서도 좌우를 넘나들며 탁월한 조화력을 발휘하면서 섬겼다. 그분은 좌우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평화의 상징이었다. 그분에게는 어느 곳으로부터도 벽이 없었다. 그만큼 조화력을 발휘하셨다.
4. 머문 자리가 아름다운 분
정진경 목사님은 목회사역을 마친 뒤에도 한마디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던 분이시다. 목회를 마친 후에도 여전한 존경을 받으셨다. 후임자를 향한 한 마디의 흠결의 말도 찾아볼 수 없었던 분이시다. 성숙한 상식과 지극히 합리적인 사고를 지닌 분이시다. 그분은 상식이 통하는 분이시다. 생각이 매우 합리적이시다. 떠난 자리가 매우 아름답고 깨끗한 이 시대 은퇴자의 모델이었다. 그 분이 떠나신 후 많은 분들이 아쉬워했던 점이 바로 그 점이다. 머문 자리가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5. 매섭고 무서움이 감추어진 분
겉모습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부드럽고 한없이 따뜻하신 분이셨다. 그러나 한꺼풀 벗고 깊은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그토록 매서울 만큼 단호함과 냉철함이 감추어져 있다. 아닌 것은 끝까지 아니다. 한없이 양보하시지만 아닐 때는 매섭게 끝맺음을 한다. 고로 정도를 벗어나는 일이 없으시다. 부드러움 속에 매서움과 냉철함이 함께 했던 외유내강의 성품을 소유하셨다.
6. 마음 그릇이 큰 어른
그분은 한 교회만을 생각하지 않으셨다. 교단 안에 갇혀 있지도 않으셨다. 교리에 갇혀 머물지도 않으셨다. 교단과 교계의 정치노선이나 자신의 입지 그리고 자파의 이익에 집착하지 않으셨다. 그것이 한국교계에 유익한가에 먼저 관심을 두셨다. 그러기에 교파를 초월하여 넘나들었고 신학과 이념의 좌우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아우르는 삶을 사셨다. 그분의 마음에는 그늘이 없었고 편파나 모난 부분이 없었다. 하나 됨과 전체에게 유익이 된다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 유익을 먼저 생각하셨다. 아주 독특한 은사를 지닌 분이었고 이 시대의 진정한 사도였다고 생각된다. 아주 좋은 지도자요 목회자요 신앙 선배를 알게 된 것을 행복으로 생각한다.
/글=한복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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