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대국민담화를 통해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 본인의 진퇴 문제를 맡긴다고 밝힌 것은 헌법에 정한 절차에 따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로 보여지나 전국민적인 퇴진 요구가 거세지고 국정 혼란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대통령은 “국정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국정 혼란과 공백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이제 더 이상의 혼란에 대해 걱정하는 대통령의 마음을 국민이 얼마나 이해하고 수용할지 의문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은 최순실 개인이 아닌 대통령의 책임이며, 이는 대한민국의 국격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좀 더 국민을 생각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했다면 오늘까지 침묵으로 일관해 오다가 오늘 국민 앞에서 “나는 사익을 추구하거나 사심을 품지 않았다”고 항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대통령은 모든 것이 내 책임이며, 내가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법이든 도의적 책임이든 응당한 처벌을 받겠노라고 선언했어야 한다고 본다. 더구나 본인 입으로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어긴 대통령이 오늘 스스로 밝힌 퇴진 의지가 아직도 권력에 대한 미련을 못버린 것으로 국민 앞에 비쳐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여야 정치권은 대통령이 본인의 진퇴문제를 국회에 맡긴 이상 특검을 통한 조사와 함께 헌법이 정한 절차대로 대통령의 퇴진문제를 논의해 주기를 바란다. 만약 정치인 중에 이 혼란을 자신의 정치적 욕심과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국민이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의 대리자로서 하루속히 국정이 안정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기 바란다.
2016. 11. 29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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