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사회] 현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안봉근(50)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50) 전 총무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10시와 10시 30분, 각각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을 상대로 청와대 문건 유출 등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정호성(47·구속) 전 제1부속비서관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발표한 각종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 등 국가 기밀과 관련된 문서를 최씨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전 비서관은 최씨가 청와대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특히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에 들어있던 'greatpark1819'란 이메일 아이디가 이들 비서관이 함께 쓴 것이란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 태블릿 속 문서의 수정자 아이디 'narelo'의 사용자로 알려진 정 전 비서관은 지난 6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된 이후 계속해서 조사를 받고 있다.
안 전 비서관은 검찰이 통보한 시간보다 30분 정도 이른 이날 오전 9시28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혐의를 인정하는지, 진술을 어떻게 하기로 상의했는지, 최씨를 언제부터, 어떻게 알게 됐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올라가서 얘기하겠다"고만 말했다. 그동안 제기된 많은 의혹, 현재의 심경 등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 전 비서관은 이후 오전 10시25분쯤 출석해 청와대 문건 유출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였는지에 대한 물음에 "검찰에서 물어보는 사실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 성실히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문건을 전달해주는 것을 알았는지, 최씨를 얼마나 자주 만났는지, 최씨가 정부 인사에도 얼마나 개입했는지, 최씨와는 언제부터 아는 사이였는지에 대해 모두 "검찰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날 안 전 비서관, 이 전 비서관에 대한 의혹을 확인한 이후 이르면 오는 15일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당시 대기업 총수를 따로 만나 출연금을 지원하도록 요구했다는 의혹에 관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12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13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이 지난 7일 안종범(57·구속) 전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임의 제출 형식으로 확보한 다이어리에는 지난해 7월27일 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 17명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지원을 요구했다는 내용과 이후 대기업 총수 7명을 따로 독대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참여연대는 4일 박 대통령과 최씨, 이 전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안 전 수석, 이재용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 7명을 공무집행방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외교상기밀누설, 공무상비밀누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직권남용, 뇌물죄, 포괄적뇌물죄, 제3자뇌물죄 등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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