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의사상자들 인정 및 보상법을 개선하고 이들을 사회적 선행의 자원으로 활용하라
지난 9월 9일 새벽 4시 20분쯤 서울 마포구 소재의 원룸 21개가 들어있던 5층짜리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끝내 자신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이 고 안치범씨이다. 이 의로운 청년은 이 사건을 인지하고 경찰에 화재신고를 한 후 원룸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초인종을 눌러 20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대피하게 하였으나, 그 후 정작 본인은 유독가스에 질식된 채 건물 옥상 입구 부근에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그는 발견된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너무나 안타깝게 결국 화재발생 11일 만에 숨을 거두었다. 그의 사망 후에 그는 '초인종 의인'으로 회자되며 추념되고 있으며, 10월 말에는 의사자(義死者)로 인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故) 안치범씨의 의로운 죽음을 통하여 우리 사회는 의사자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게 일고 있다. 북한의 핵 위협과 경주 인근의 지진 여파와 우리 사회의 각 영역에 있어서의 참된 리더십 부재로 인해 전 국민이 정신적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이런 형국에서는 더욱 의사자들의 살신성인적 봉사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게 빛나게 되고 그러한 행위는 우리에게 훨씬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다. 태풍 '차바'가 상륙한 지난 10월 5일 강기범 소방관도 마을 주택 옥상에 고립된 주민을 구하기 위해 퇴로를 확보하던 중 강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급류에 휘말려 실종되어 순직했다. 우리 사회를 지탱해 줄 정신적인 지주들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이 시대에 우리들은 이러한 의로운 죽음의 소중함을 깊이 존경하면서 살롬나비는 우리나라 의사자제도의 발전을 위해 다음의 몇 가지 사항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1. 의사자들의 살신성인(殺身成仁)적인 희생정신을 사회부정부패 정화의 자원으로 활용하자.
대한민국의 온 백성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던 2014년의 세월호 참사 때에도 부정과 부패의 먹이사슬에 얽히고설킨 절망적인 우리 사회의 시스템에 우리 모두가 절망하고 있을 때, 몇 분의 의사자들의 의로운 죽음은 아래에서 계속 솟아나는 깨끗한 물이 되어 혼탁한 윗물을 정화시켜야 한다는 자정기능을 촉구하였다. 그리고 그러한 의로운 죽음들은 우리로 하여금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용기를 다시 갖게 한 것을 우리는 체험하지 않았는가! 그러므로 우리들은 이러한 의로운 죽음을 볼 때마다, 그러한 의로운 죽음들의 고귀한 희생을 거울삼아 한국사회의 상부층들의 부정과 부패의 정화시키는 고귀한 자산으로 삼으면서 온 국민들이 의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겠다는 도덕적인 각성이 일어나야 하겠다. 성경에 한 알의 밀이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말한 것같이 한 사람의 의로운 죽음이 한국사회를 정의로운 사회로 환골 탈퇴시키는 고귀한 한 알의 밀알이 되도록 해야 하겠다.
2. 정부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의사자들을 발굴하는데 힘을 써야 하겠다.
보건복지부의 9월 28일자 보고에 따르면, '의사상자 지정 제도'가 시행된 1970년부터 올해 8월까지 46년 동안 의사상자(義死傷者)는 737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 중 의사자는 494명이며, 최근 5년간(2011-2015년)의 의사자는 매년 17.2명꼴로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언론은 정부가 의사상자 선정에 적극적이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2011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의사상자 신청은 256건이지만 150건(인정률 58.6%)만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인정률이 낮은 이유 중에 하나는 의사상자 지정 기준을 직무와의 연관성에 그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란다. '직무 외의 행위'로 의로운 일을 했냐는 것을 따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지정 기준을 적용하기 전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 사회가 인정하는 의사장자들이 많이 세움을 받는다는 것은 사회 정의감을 드높이는 가장 훌륭한 정신적 가르침이 된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직무 외의 행위'라는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심사과정과 지정 기준을 좀 더 구체화하며, 심사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진행하기를 제안하고 있다. 따라서 투명한 심사과정을 거쳐서 우리 사회의 소중한 정신적인 유산이 될 의사자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우리사회의 등불로 삼아야 하겠다.
3. 의사상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책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의사상자는 '의사상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 의사상자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지정되며, 정부로부터 의사자나 의상자로 지정되면 보상금·의료급여·취업보호 등 혜택을 받는다. 의사자의 유족에게 주는 보상금은 2억291만원(올해 기준)이며, 인정 기준은 '직무 외의 행위'로 급박한 위해에 처한 타인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을 구하는 구조행위를 하다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경우이다. 국가는 특히 우리 사회의 정의의 꽃을 피우다 산화한 의사자들을 잘 예우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물론 의사상자가 국가로부터 무엇인가 대가를 바라고 자신을 희생시키겠는가! 이웃이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에 도와야 한다는 당위성에 이끌려 즉시 희생적 행동을 감행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아름다운 살신성인(殺身成仁)은 우리 모두에게 인간다움의 숭고한 가치를 일깨워주고 우리 사회를 정의롭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예우의 수준은 현재 수준보다 앞으로 더욱 향상될수록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앞으로 의사자들의 희생정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국민들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는 적절한 보상책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4. 정부는 안타까운 희생을 막기 위해 안전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하겠다.
의사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정의감이 아직 상실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사자는 익사사고, 범인검거 및 범죄방지, 그리고 운송수단사고로 생겨난다고 한다. 또한 대부분의 의사자는 11-40세에 속하는 남자들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정의감에 불타는, 미래의 국가 발전을 위해 왕성하게 일할 수 있는,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갖춘 이들이 일찍이 생을 마감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는 너무나 큰 손실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정부는 여러 방면에 걸친 사고 예방 교육을 정규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통해 철저히 실시할 뿐 아니라, 치안을 더욱 강화하여 사고를 충분히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인재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고로 인해 의사자들이 발생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5. 정부는 의사자들의 정신을 이어받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리 사회는 특별히 의사자들의 유족들이 이별의 큰 슬픔을 뒤로하고 의사자 가족이 된 데 대한 긍지를 가지고 우리 사회를 더 사랑하며 살 수 있도록 최대한의 예우와 함께 유족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의 기독교 교회들은 의사상자에 대한 국가의 예우와는 별도로 의사자들의 유족과 의상자와 그 가족들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함으로써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국가는 훌륭한 의사자들의 행적을 알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겠다. 학생들의 건전한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모범이 될 만한 훌륭한 의사자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게재하여 교육함으로써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건전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을 촉진해야 하겠다. 더 나아가 이달의 의사자 내지는 분기나 반기에 한 명의 의사자를 지정하여 그들의 행적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홍보하여 그들의 유가족들이 자부심을 가지도록 할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그들의 의로운 행적을 기억하고 정의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계기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