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수피아여고에서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하여 성적이 우수한 학생의 성적 및 생활기록부를 조작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 교사의 범죄가 아닌 교장을 비롯한 학교의 조직적 범죄여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학교는 서울대 입학생이 2015학년도 8명, 2016학년도 6명을 배출하여 지역의 입시 명문고로 급부상하게 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이런 학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
이는 우리 사회와 교육계에 엄청난 충격을 준 사건으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NEIS는 학교교육의 모든 정보가 한 곳으로 모이는 정보시스템인데 이를 조작했다는 것은 학교교육의 신뢰성을 실추시킨 중차대한 문제로 해당 학교와 교사에게는 최고수준의 징계를 내려 교원의 책무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NEIS 입력권한은 해당 교사에게만 부여하여야 하고 관리차원의 과도한 권한 부여를 금지해야 한다. 교육청은 해당 학교가 2년 동안 NEIS에 229회 무단접속하여 36회 입력 및 수정을 하였음에도 지난 7월에야 적발하는 등 관리에 소홀하였다. 이를 계기로 각 학교 NEIS 권한 부여 상황을 확인하고 NEIS 정정사항을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거시적 차원에서 이 사건은 명문대만을 위한 입시위주의 교육이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을 우대하는 교육활동과 학교 문화를 만들었고 이를 당연시 하는 풍토가 우리 교육 현장에 만연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성적에 따른 기숙사 및 심화반 운영, 교사 멘토링, 각종 대회 등 비교육적 교육활동을 전수 조사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과 이번 사건이 결부되어 수능으로 회귀하자는 여론 형성이 우려된다. ‘공교육 살리기’ 차원에서도 수능으로의 회귀는 있을 수 없으며 수시전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수정·보완하여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교육 현장의 구성원인 교사, 학생, 학부모가 서로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든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와 교사는 우리 교육 현장의 비본질적이고 비교육적인 활동들을 되돌아보고 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때 신뢰가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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