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광복절을 지내며 최근 헌정기념관에서는 '일사각오'(一死覺悟)의 신앙 주기철 목사를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재)주기철기념사업회(이사장 주승중 목사) 주관으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학자들은 "영화 일사각오로 본 신사참배 저항운동의 의의"라는 주제로 자신의 의견을 펼쳤다.
주기철 목사는 일제 치하 신사참배 거부로 유명하다. 일본 동경 아카바네 성서교회 노데라 히로부미 목사는 '주기철 목사의 신사 참배 저항의 의의'에 대해 "일본이 불법인 침략 전쟁을 총력전으로 추진하고 있던 당시의 상황에서 주기철 목사의 신사참배 강제에 대한 저항은 국체를 근저로부터 흔들 정도의 최대의 위협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선일체 정책의 내막은 전혀 생각하는 것처럼 전쟁 협력하려고 하지 않는 조선 사람들을 어떻게든 해서 전쟁에 동원시키려고 하는 터무니없는 무리한 노력에 의한 것인데, 조선 사람들을 전쟁에 동원시키는 것에 극도의 어려움을 느낀 가운데 신사 불참배 행동이 당당히 하게 되거나 또 ‘신사 참배는 죄다’라고 유포되어 계몽 되는 것이 허락된다면 완전히 국체는 붕괴될 수도 있었다"면서 "예언 하는 주기철 목사도‘일사각오’하지만 한편 예언 되는 측인 국가도 또‘일사각오’로 이것을 막아야 했기에, 주기철 목사와 일본은 각각 존망을 걸어 격돌했던 것"이라 이야기 했다.
히로부미 목사는 "다시 국가 신도가 부활해 전쟁이 시작되려는 듯 현재 일본 정치 상황은 위험한데, 그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가 맡아야 할 책임은 올바른 진리의 말들을 계속해서 말하는 것이 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을 각오해야 하지만 주기철 목사의 ‘일사각오’ 정신을 본 받아 싸워 가고 싶다.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역사학자이자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인 윤경로 교수는 "신사참배 저항운동이 지닌 정치, 사회적 이해와 의의"를 설명하면서, "주기철 목사의 올곧은 신앙, 일반 신자나 범인들로서는 감히 흉내 내기도 어려운 그의 일사각오의 신앙은 기독교 신자들만이 아닌 한민족 구성원 모두의 사표로 기리 기억되도록 전 국민적으로 보다 더 넓게 알려졌으면 싶다"고 했다.
이어 윤 교수는 "그의 신사참배 거부행위를 오직 종교적 행위로만 이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전 민족사적 관점에서 역사적으로 이해하고 해석되었으면 바람이 있다"고 말하고, "일반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영화가 상영되는데, 그의 하나님을 향한 신실한 신앙과 함께 일사각오를 함께 한 오정모 사모에 대한 포커스가 좀더 비쳐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 사모는 1903년 평남 강서군에서 출생한 후 안식교인으로 예수를 믿고 평양 정의여학교를 졸업한 후 마산 의신여학교 교사로 봉직하면서 마산 문창교회 집사 겸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던 중 주변의 권유에 따라 상처한 주 목사와 결혼한 인물이다. 신앙심이 매우 돈독했던 그녀는 매사에 빈틈없었으며 신유와 계시의 은사까지 받았으며 불의와 타협을 모르는 강직한 믿음의 여인이었다 한다.
한편 이화여대 양현혜 교수(기독교학과)는 "근대 일본의 천황제 국가 체제와 신사 참배 강요의 역사적 ‧사상적 맥락"이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한국 개신교가 신사 참배 강요에 굴복했었고, 해방 이후 자체 내에서 역사적 및 사상학적으로 이 문제를 제대로 청산하는 것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일제 말 침략 전쟁 협력 기관으로 변질되어 신앙적 내실이 완전히 동공화 된 조선 개신교계에서 신사참배 거부운동과 그로 인한 순교자의 존재는 조선 기독교회의 신앙적 양심을 증거해 주는 고귀한 항거의 하나였다"고 밝히고, 다만 "신사참배 거부자들의 신앙적 헌신과 순교자적 열정을 계승하면서도 복음이 가진 정치 사회적 의미를 복원하여 개인 윤리뿐 아니라 국가, 사회, 민족적 정체성, 국제 정치, 전쟁 등에 대한 기독교적 사회 윤리를 총체적으로 전망하고 실천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기독교인들의 몫"이라 이야기 했다.
행사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인 채영남 목사와 예장 합동 부총회장 김선규 목사가 축사를 전하고, 윤주경 독립기념관장과 전 농림부 장관 김영진 장로가 격려사를 전했다. 또 참석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대한민국의 해방과 주기철목사의 신앙을 기리기 위해서 모인 우리는 이같은 역사적인 현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거짓 종교 세력으로서 아세아의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위험한 흐름을 경계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세속에 물들어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린 한국교회에 강력한 회개와 철저한 변화를 요청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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