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핵발전소 건설에 투자하지 말고 청년들의 미래와 재생에너지에 투자하십시오.”
8월 2일 오후6시 부산 해운대 아쿠아리움광장에서 열린 ‘한·일YWCA 청소년 신고리 5, 6호기 건설반대 기자회견’에서 청년 참가자들이 한목소리로 양국 정부에 요청한 내용이다.
제17차 한·일YWCA 청소년협의회에 참가하는 한국YWCA연합회(회장 이명혜)와 일본YWCA(회장 마타노 나오코) 소속 청년, 청소년 30여 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동북아시아 핵발전소의 심각성을 알리고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참가자들은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3개 국어로 “신규 핵발전소 건설은 미래세대에 큰 부담을 지우는 일”이라면서 지역주민은 물론 청년과 청소년의 목소리도 반영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한일 청년 4명의 대표발언과 공동요청문을 발표하고 “핵발전소 건설은 경제논리가 아닌 인권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지역주민들의 인권보장을 촉구했다.
일본 나가사키 피폭3세 청소년 “71년 지났지만 아직도 검진받아”
특히 1945년 2차 세계대전 원자폭탄 후유증과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참상을 주변에서 직접 목격한 일본 청소년들의 호소가 눈길을 끌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지점에서 가까운 토치기현 출신인 타나카 미와는 “후쿠시마에서는 안전을 위해 아이들은 타지에 살게 하고, 어른들 홀로 남는 이산가족이 늘고 있다”면서 “후쿠시마 사고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고리원전 인근 주민들의 걱정을 들었다는 그는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원전은 안전하다는 신화를 믿은 결과가 초래한 비극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71년 전 원자폭탄이 투하된 나가사키에서 온 노리쿠라 아야카의 증언도 핵의 위험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줬다. 피폭3세로 태어난 그는 피폭자들과 피폭2세에 대한 건강진단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암을 비롯한 원폭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그만큼 핵에너지는 무서운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노리쿠라 아야카는 “핵발전소 문제는 일본과 한국 각 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재확인했다. 우리는 운명공동체로 세계에서 핵발전소를 없애기 위한 첫 걸음으로 양국 젊은이들이 협력하여 한국과 일본에서 핵발전소를 없애자고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다.
8월 1일(월)부터 4일(목)까지 부산, 산청 등에서 열리는 제17차 한·일YWCA 청소년협의회는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양국의 핵발전 현황과 탈핵 노력을 공유한다. 또한 한국과 일본에서 각자 실천할 수 있는 활동과 청년들이 협력할 수 있는 액션플랜을 정해 내년 일본에서 열릴 제18차 청소년협의회까지 실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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