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에 대비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북한이 지난 16일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을 발표한 지 열흘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다.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 한반도 정세의 유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두 나라 정상 간 첫 회담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두 정상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을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적 행위"로 규정한 뒤 "계획을 즉시 철회하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한미동맹을 다원적인 전략동맹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기로 합의한 이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문제를 놓고 굳건한 공조를 확인한 것이다.
정상회의의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정상회의 의장인 이 대통령과 직전 의장인 오바마 대통령이 한목소리를 내면서 어떤 형태로든 이 같은 분위기가 핵안보 정상회의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북ㆍ미간 `2ㆍ29 합의'를 깬 것이라고 명문화한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는 북한의 경우에는 여느 나라와 달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로켓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핵탄두를 탑재해 공격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최근 움직임이 핵무기 개발과 직결된다'는 양국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위성 발사를 평화적 목적이라는 명분을 내건 북한이나, 미사일 문제가 공식 의제가 아니라는 중국의 주장에 대해 반박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인도적 식량 지원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25일 방한 첫 일정으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함으로써 북한의 도발에 강경 대응 의지를 시사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천안함 피격 2주년(26일)을 하루 앞두고 북한과 대치 중인 최전방을 찾음으로써 이 같은 의미에 한층 무게를 실었다는 평가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양국은 제1차 워싱턴 핵안보 정상회의의 성과를 기반으로 이번 정상회의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다"면서 "이번 회담은 한미동맹이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지난 15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첫 번째라는 의미도 있다.
두 정상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에서 재협상을 넘어 `폐기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을 의식한 듯 한미 FTA가 일자리 창출과 교역ㆍ투자를 확대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조기에 실질적 성과를 내도록 협력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재임 중 11번째로 우리나라 대통령 중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며, 오바마 대통령과는 이번까지 모두 7번의 회담을 개최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이번이 세 번째 방한으로 미국 대통령 중 4년 단일 임기 내 최다 방한 기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