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NCCK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위원장 김철환 목사)가 19일 오후 기독교회관에서 "미래를 향한 첫 걸음, 기억과 반성"을 주제로 '종교개혁500주년 기념토론'을 벌였다.
최태육 목사(예수님의 교회)는 "학살과 기독교인들의 배타성"을 주제로 발표했는데, 6.25전쟁 직후 지휘명령체계 속에 있는 기독교인들이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하고, 또한 기독교인들이 일정한 논리와 신념을 갖고 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것도 확인시켜줘 충격을 줬다.
최 목사는 "그들(학살을 관여한 기독교인들 - 편집자)이 지니고 있던 종교적 논리와 신념은 해방 이후 전개된 기독교 일부세력의 사상전에서 유래했다"고 지적하고, "이 종교적 논리는 공산주의 적대를 근거로 하는 냉전의 진영논리와 동조, 연동했다"면서 "냉전의 진영논리와 기독교의 종교적 논리가 상호 동조하고 연동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왕래할 수 있는 통로가 있었기 때문"이라 했다.
이어 그는 "기독교에게 그 통로는 '배타적 이원론'"이라 지적하고, "사회와 문화를 선과 악, 진리와 거짓으로 구별 짓고, 자신을 선과 진리로, 자신과 다른 개인과 사회, 문화를 거짓과 악으로 분류하는 배타적 이원론은 오늘날 기독교에도 광범위하게 자리하고 있다"면서 "이런 입장은 자신과 다른 개인과 집단을 부정적 타자로 분류하고 배제, 제거하려 한다"고 이야기 했다.
최 목사는 그런 대표적인 사례가 북한과의 관계라 지적하고, "기독교인만큼 북한문제에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단체가 있겠느냐"면서 "이 능동성이 북한을 배제, 제거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발현된다면, 이는 1950년 전후 다수의 기독교인들이 저지른 과오를 반복하는 것"이라 했다. 덧붙여 "하나님의 유업을 계승한 의롭고 선한 자라는 일종의 문화 우월주의적 입장에서 복음을 전한다면, 기독교의 독선에 대한 시민들의 들끓는 비판은 계속 될 것"이라 했다.
그는 이 지점에서 6.25전쟁 당시 적대세력에게 희생된 철원 장흥교회 서기훈 목사 사례를 끄집어냈다. 서 목사는 명백한 우익이었지만, 기독교적 가치를 갖고 우익과 좌익 모두를 살려냈다. 그는 평시 좌익진영의 사람을 포용하거나 존중했기에 그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했고, 또 우익이 부역혐의자 가족을 죽이려 할 때 이를 차단했다.
서 목사는 당시 이념에 편승해 특정 진영의 정책에 동조하거나 연동하지 않았으며, 그리스도적 가치를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었기에 학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양 진영 간의 평화를 만들어 냈다. 최 목사는 이러한 사례를 들면서 "기독교가 뼛속 깊이 박혀 당연한 것이 되어 버린, 그래서 그냥 그런 것이 되어버린 배타성을 직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직면이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정치사상 신념이 다른 사람을 왜 존중하고 포용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줄 것"이라 했다.
한편 김주한 교수(한신대)의 진행으로 열린 토론에서는 최태육 목사의 발표 외에도 "일제 식민지 시기까지의 한국교회사와 반성적 성찰"(양현혜) "민주화 이후 한국교회가 걸어온 길을 반성하면서"(성백걸) 등의 발표가 이뤄졌으며, 이후 질의응답과 토론의 시간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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