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청년사역혁신포럼이 지난 28일 서향교회(담임 문지웅 목사)에서 '한국 복음주의 교회의 청년사역 비전과 콘텐츠(분석과 평가)'를 주제로 제1회 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정재영 교수(실천신대)가 "청년들의 현실에 교회가 관심을 가지라"고 일갈했다.
정재영 교수는 "복음주의 청년 사역의 확장을 위한 사회학적 제안"이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복음주의 청년 운동이 약화된 이유를 한 마디로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청년들의 문제는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회에서의 관심은 그리 크지 않고 많은 교회들에서 교회 안에서는 신앙 문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사회 문제는 꺼내놓지 않도록 권면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 교수는 "청년들을 마치 부속품 갖다 쓰듯이 교회 일에 소모하고 있을 뿐"이라 지적하고, "결국 이들은 고단한 삶의 여건 속에서 지치고 교회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소진되어 간다"면서 "이것이 복음주의 또는 보수주의 신학이 가지고 있는 한계이기도 하다"고 했다. 교회와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하는 성속 이원론의 관점을 고수하기 때문에 세상에서 어떻게 우리의 신앙을 실천해야 하는지 또 우리의 문제를 어떻게 신앙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도록 노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하나님이 모든 만물의 주인이시고 모든 삶의 영역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인정한다면, 마땅히 현실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것을 기독교의 관점에서 해결하기 위해 온 교회가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영 교수는 기독교 전문 리서치 기관인 바나 그룹의 대표인 데이비드 키네먼이 연구 조사한 "년들을 잃어버린 교회"(You Lost Me)를 인용해 "기성세대가 이제는 대량생산 하듯이 청년 신앙인들을 양산하려고 하기를 그만 두고, 이들에 대해 일대일의 관계를 갖고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발언에 주목, "결국 기성세대가 이들의 멘토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 했다. 더불어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교회를 떠난 기독교인(일명 가나안 성도)에 대해 연구한 본인도 똑같이 하고 싶은 말"이라며 청년들의 현실 문제에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며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정 교수는 "한 가지 유의할 것은 기성세대가 마치 모든 답을 알고 있는 듯이 청년들에게 지시를 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자신의 생각으로 윽박지르려고 하기보다 이들이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성세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 했다.
그는 "최근 선거 기간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청년 문제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사회적 경제나 공동체 자본주의 차원에서 청년들을 중심으로 하여 대안 경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반가운데, 특히 서울 시장이 지역 운동가 출신이이서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행정 차원에서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 했다.
그러나 그는 "행정의 지원 이전에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공감대 형성을 통한 역량 강화"라 강조하고, "실제로 그러한 일에 참여하거나 감당할 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 차원에서 위에서부터(top down) 전개되면 본래의 취지가 왜곡되기 쉽다"면서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 기업 등에서 실제 일을 담당해야 할 주민들의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인데, 공동체 자본주의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함께 참여하며 극복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최근에는 이러한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는 교회들도 있다"고 밝히고, "사회적 기업이나 마을 기업을 협동조합 형태로 조직하여 지역 활성화와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기여하는 것인데, 이러한 다양한 대안 경제 운동을 통해 현재 자본주의 문제와 위기를 극복하고 기독교 정신에 입각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삶을 사는 데 일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덧붙여 "기독 청년들이라면 세상의 가치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따라 자신의 인생을 계획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정 교수의 발표 외에도 이강일 목사(IVF한국복음주의운동연구소 소장)가 "복음주의 청년사역 혁신을 위한 세 가지 제안"(구도설정, 신학과 사역의 일렬정돈, 자원정신 복원)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청년사역혁신포럼은 오는 11월 5일과 2017년 3월 중 각각 "소비주의와 기독교" "컨텍스트를 설리는 성경읽기"란 주제로 2회와 3회 포럼을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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