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4월 2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실행위원회를 개최하여 다음의 주장이 담긴 ‘평화조약안’을 채택했다.
“한국, 북한, 중국, 미국이 평화조약을 체결해야 하며, 이 평화조약의 발효와 함께 주한미군은 철수하여야 한다.” 물론 ‘평화조약안’에는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가 명시되어 있지만, 2016년 5월 현재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외국군대가 사실상 미군 뿐이라는 점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한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우리는 주한미군 철수에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여주는 한 가지 장면이 있다.
2013년 11월 5일, 국방부에서 국정감사가 열렸다. 김민기 국회의원이 조보근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모든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하나 했다.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하면 누가 이깁니까?”
조보근 정보본부장은, “한미동맹으로 싸우면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지만, 남북이 1대 1로 붙으면 남한이 집니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한국의 국방비 지출은 북한의 40배가 넘으며, 2014년 한국은 세계 1위 무기 수입국으로서 78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구입했다. 무기 수출 3위국 스웨덴(55억 달러)과 5위국 중국(22억 달러)이 판매한 무기 수출액보다도 많다. 78억 달러 중 70억 달러를 미국 무기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그런데도, 북한에게 1대 1에서 진단 말인가. 미국은 우리가 미국 무기를 많이 사준데 대하여 고마워하고 있는가?
2016년 3월 25일, 미국 공화당 유력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는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기쁘지는 않겠지만 미군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내년에 주한미군이 철수한단 말인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브레진스키는 그의 책, ‘거대한 체스판’에서 중국의 성장을 막고, 동북아시아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통일)한국에 반드시 미군을 주둔시켜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으며, 미어샤이머 교수도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한국어판 저자 서문에서, 중국이 아시아를 지배할 가능성이 없어질 때까지 한국에 미군이 주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은, “동북아시아의 역학관계로 보아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자면 미군이 와 있는 것이 좋다. 통일이 되어도 평화유지군으로 미군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우리는 주한미군 철수에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한반도 평화와 주권의 보장, 주한미군의 철수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무정부적인 국제사회에서 힘이 약한 국가는 스스로를 지킬 수도 없고, 자국의 이익을 보장받을 수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과업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도하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신뢰하고 하나로 뭉쳐 난관을 돌파하는 것이다.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국가의 영속성은 시민들의 기본권을 위임받은 정부의 영속성에 의해서 보장된다. 그 위임의 바탕에는 정부가 시민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이 깔려 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바로, 대한민국 국민의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신뢰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지켜 주시기를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가 시민들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기를 기도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주한미군철수’의 시작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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