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현대 한국교회 평신도 사역은 '제자훈련'이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한계는 없었을까? 그리고 극복방안은 무엇일까? 한국교회 이슈를 살펴보고 대안을 제시해왔던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 송인규)가 3일 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와 제자훈련"을 주제로 '제6차 교회탐구포럼'을 개최했다.
먼저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는 "제자훈련에 대한 경험과 의식"이란 주제로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평신도 대상 조사는 유의할당 추출법으로 제자훈련 경험자 230명과 비경험자 230명으로 460명을 표본 추출해 온라인 조사로 실시했으며, 목회자 대상 조사는 주요교단별 비례할당 추출법으로 305명을 표본 추출해 일대일 면접조사 및 팩스, 이메일을 병행해 실시했다. 조사기간은 2015년 11월 5일부터 20일까지 16일 간이었다.
조사결과 정 교수는 "일반 성도들의 경우 주로 삶 속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제자훈련을 받았으나, 제자훈련으로부터 받은 도움은 신앙생활이 돈독해졌다는 내용이 가장 많았고, 제자훈련 후 나타난 변화에 대해서도 성경 말씀을 더 많이 알게 됐다고 답함으로써 신앙의 실천이라는 당초의 목표가 달성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더불어 "제자훈련 후 나타난 개인의 변화 항목에 대해서도 개인 경건 생활 충실과 가정생활에 충실이 가장 높게 나온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고 했다.
또 정 교수는 "제자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제자훈련 경험자와 비경험자의 차이가 교회 헌신도와 개인 경건생활에서 가장 크게 나타난다고 응답해 실제 삶에서의 차이는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고, "이것은 한국교회의 제자훈련이 주로 교회 활성화를 통해 평신도를 능동적으로 만들어 개 교회에서 봉사하게 하는 수준의 제자도에 머물러 있다는 교계의 비판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라 했다. 더불어 "이들은 향후 제자훈련을 받을 의향도 높지 않게 나왔고, 이것은 목회자들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제자훈련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 "교회나 선교단체 내부 활동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 가장 높게 나와서 제자훈련이 평신도를 제자화 해 제자의 삶을 살게 하기 위해 이뤄지기 보다는, 자신의 속한 교회나 단체를 위한 일꾼을 만들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제자훈련을 받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제자훈련이 교회에서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그다지 크게 동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실제 삶과 연관된 새로운 제자훈련에 대해서는 매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고도 이야기 했다.
종교 관련 의식이나 사회 이슈에 대한 의식에 대해서, 정 교수는 "제자훈련 경험이 어느 정도 차이를 나타냈지만, 뚜렷한 차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샤머니즘, 유교, 불교적인 내용에 대해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제자훈련 경험자들이 더 수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단정하긴 어렵지만 "제자훈련이 기존 기독교적 사고를 강화하지만, 혼합 종교적 사고를 단절시킬 정도로 큰 영향이 있지는 않다"고 했다. 더불어 "사회이슈에 대해서는 오히려 보수 성향을 보여 준다"면서 제자훈련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어렵다고도 했다.
다만 정 교수는 "한 가지 긍정적 가능성은 제자훈련 경험자들이 대외 활동에서 보다 적극적이라는 점"이라며 "전체적으로 대외 활동 자체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제자훈련 비경험자들에 비해서 뚜렷하게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더불어 "실제 삶과 관련된 새로운 제자훈련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교회 밖 세상 곧 사회에 대한 이슈들을 포함해 보다 다양한 영역에 대해 훈련할 수 있는 교재 개발이 매우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현재 제자훈련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통전적인 제자훈련이 될 수 있기를 기대 한다"고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정 교수의 발표 외에도 "하나님 나라의 제자도: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는가?"(송인규) "한국교회 제자훈련에 대한 사회학적 검토"(정재영) "거인들에게 배우는 제자훈련"(노종문) "탈학습이 필요한 제자훈련"(양희송)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행사는 IVF사역연구원이 후원했으며, 이후 패널들이 모두 함께 나와 종합토론의 시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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