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변화하는 세계 가운데 한국교회의 자리와 역할은 무엇인가? 27일 오후 장신대 소양관에서는 "세계교회의 변화와 에큐메니칼 운동"을 주제로 변창배 목사(예장통합 기획국장)가 '에큐메니칼 특강'을 전했다.
변창배 목사의 말에 따르면, 20세기에 미국이 세계를 지배 했다면,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중국이 세계 2강의 하나로 대두하는 한편 인도, 브라질, 러시아가 새로운 강국으로 등장하고 있다. 세계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서 지구촌이 되었으며, 지식기반사회를 향하여 문명사적인 전환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인구의 폭발, 에너지의 고갈, 식량의 위기, 생태계의 위기, 새로운 질병의 대두로 인하여 고통을 겪고 있다. 2011년의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건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신화도 무너졌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세계교회도 역시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개신교 국가들도 전체적으로 퇴조하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의 교회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변 목사는 "이러한 전환의 시대에 한국교회는 퇴조하는 서구교회와 급격하게 성장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교회 사이에서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는 서구교회의 영적 유산을 갈무리하는 한편, 아시아 아프리카 교회 시대를 향한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며 "한국사회의 경제적인 번영과 한국교회의 종교적인 열정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한국인들이) 식민지 종주국과의 미묘한 감정의 기복을 피해서 피압박 민중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 말하고, "이미 세계 선교 현장에 많은 선교사를 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 3세기에 걸쳐서 서구 교회가 키워놓은 선교단체의 실무자와 책임자를 배출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한국교회의 참여와 지도력이 글로벌 선교 영역에서 이미 확인된 것으로, 이제는 그 동안의 성과를 점검하고 징검다리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선교 전략을 세워서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30여 년에 얻은 부흥 성장과 사회참여의 열매를 글로벌 기독교 공동체와 나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변창배 목사는 한국교회가 "이러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이 차이를 현실로 받아들이더라도 상호존중과 신뢰회복을 통하여 분열적인 갈등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장의 성과를 사유화하여 종교권력을 쌓거나 교권을 대물림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하며, 사회봉사를 성장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고 가난한 민중들을 순수하게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변 목사는 또 사회에 참여하더라도 참여의 열매를 사유화하지 않고, 고통당하는 이들과 더불어 고난당하는 교회가 되는 섬김의 길을 택하여야 하고, 목회후보생의 수를 조절하여 목회자의 질적 성숙을 기하여야 한다. 갈수록 공격적인 양상을 보이는 사이비 이단 세력의 위협을 직시하고 초대교회의 첫 사랑을 회복하여야 하며, 개혁교회답게 끊임없이 개혁하는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구사회로부터 촛대를 옮기시는 하나님의 섭리 앞에서 처음 사랑을 회복하기 위하여 두려운 마음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한국교회가 부흥 성장과 사회참여라는 두 개의 바퀴가 온전하게 균형을 잡도록 새로운 일치와 협력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한반도의 통일이라는 민족공동체의 과제에도 기여하여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변창배 목사는 "세계적인 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현재의 도전에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와 함께 중심에 서야만 비로소 제대로 응전이 가능하다"면서 ▶공예배를 중심으로 하는 영적공동체 되기 ▶지역 에큐메니즘 강화하기 ▶공교회간의 에큐메니칼 관계 중시하기 ▶아시아교회의 중심축을 형성하여 다가오는 아시아교회의 시대를 준비하기 ▶서구교회가 키워온 교리와 신학 전통을 제3세계 교회에 전수하기 ▶19세기 제국주의적인 선교로부터 벗어나서 복음주의적 에큐메니칼 협력 선교로 변화하기 등이 필요하다 했다.
더불어 변 목사는 "지구촌 사회문제에 응전하는 생명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면서 ▶종교분쟁과 난민 문제 ▶기아문제 ▶기후환경변화에 대한 대응 ▶재난 구호와 질병 대처 ▶선교주제별 네트워크 강화하기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내부적으로는 한국사회의 변화에 대한 선교적 대응을 위해 ▶다문화사회화: 다문화 공동체의 수용과 교인으로 세우기 ▶고령화: 은빛세대의 선교 동력화 ▶출산인구의 감소: 다음세대의 중시 ▶과다한 분단 비용: 평화통일을 위한 중심에 서기 ▶개인주의: 소규모 공동체를 통한 소속감 증대 등의 과제가 남아 있음도 지적했다.
한편 행사는 장신대 에큐메닉스연구부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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