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 최대 복음주의 종합 일간지인 크리스천포스트가 독자들에게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재고해 볼 것을 권유하고 나섰다. 매우 이례적인 일로, 크리스천포스트는 그동안 복음 중심적인 보도를 지향하며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나 비판을 피해 왔다.
크리스천포스트 편집위원진은 2월 29일자 사설 '도널드 트럼프는 사기꾼, 복음주의 유권자들 지지 거둬야(Donald Trump Is a Scam. Evangelical Voters Should Back Away)'를 통해 트럼프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고 복음주의 독자들의 신중한 선택을 촉구했다.
이 사설에서 편집위원진은 "그동안 특정 정치 후보에 대한 특정 입장을 밝히지 않아 왔지만 트럼프의 경우는 너무나 나쁘다"며, "미국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거느린 복음주의 뉴스 사이트로서 우리는 독자들에게 도널드 트럼프는 복음주의 교인들에게 중요한 사안을 대변하는 자가 아니며 미국에 위험한 인물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야 할 도덕적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사설에서 편집위원진은 트럼프가 복음주의 교인들의 대변인이 될 수 없는 첫번째 이유로 그의 신앙적 진실성을 들었다.
이들은 "트럼프는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하지만 스스로 한 번도 용서를 구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며, "하나님께서는 다양한 길로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시지만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 협상불가능한,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행위가 있다. 우리 모두는 우리 죄를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구세주로 따라야 한다. 트럼프는 그러나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요청이 있었을 때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의 말과 행동은 성령의 열매를 증거하지 않는다"며, "트럼프는 여성과 소수종교인을 깎아 내리며 그가 선호하는 의사소통 방식은 욕설과 외설적 표현, 거짓말이다. 그러나 기독교인들 모두는 트럼프와 달리 이러한 것들에 죄책감을 느끼고 용서를 구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실성과 정직성의 부족 역시 꼬집었다.
편집위원진은 "미국의 정치인들은 선거 전에는 모든 미국인들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선거 후에는 자신과 당의 이익만을 위해 일해 왔다"며,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이런 정치인들에게 느끼는 불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속임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그는 많은 것을 약속하고 있지만 끔찍하게도 연방대법원과 의회, 헌법까지도 무시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는 진실되지 못한 말과 행동, 부정직한 사업 활동, 조직 범죄와의 연루설 등으로 오랫동안 논란을 빚어 온 인물"이라며, "그가 일으켜 온 수많은 논란들 대부분이 노동계층 착취와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해악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또한 거의 모든 사안과 정당에 대해서 찬성과 반대의 입장 모두를 취해 왔다. 이는 복음주의 유권자들이 이 변덕스럽고 카멜레온 같은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과거의 행동을 통해서 미래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법이다"고도 비판했다.
그동안 크리스천포스트를 통해서 수많은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도널트 트럼프를 비판해 왔다. 맷 바버, 마이클 브라운, 크리스티 버튼 브라운, 수잔 스탬퍼 브라운, 마크 크리치, 월리스 헨리, E. W. 잭슨, 맥스 루케이도, 러셀 무어, 레이드 리블 등이 복음주의 교인으로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일의 위험을 경고해 왔다. 이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일은 복음주의 교인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일'이라고 비판해 왔다.
크리스천포스트 편집위원진은 사설에서 마지막으로 "블라디미르 푸틴과 독재자들의 찬양자인 트럼프는 지금은 자신이 미국인의 친구이자 보호자라고 주장하겠지만 그의 지난 행적이 보여 주듯, 자신에 대한 지지를 잃게 되면 곧바로 가진 모든 힘을 동원해 우리를 응징하려 들 것"이라며, "지금은 미국 역사에 중요한 때이며 우리 기독교인 모두가 개인의 회개와 하나님의 용서, 그리고 미국의 영적 각성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이지 도널드 트럼프를 위한 때는 아니다"고 단호히 그에 대한 지지를 거둬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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