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피 한 방울이면 살릴 수 있는 사람이 죽어가고 있어서, 국립중앙의료원에 직접 연락해 우리 교회에서 피를 뽑으라고 했어요. 그렇게 헌혈을 하며 병원을 상대하던 것이 조금씩 나아가 병원선교 활동과 원목 제도로 정착됐습니다.”
60년대 한국 교회 최초로 헌혈운동을 시작하고, 병원 선교를 정착시키는데 공헌한 최복규 씨(한국중앙교회 원로목사, 81)가 건국대서 명예졸업장을 받게 됐다.
건국대(총장 송희영)는 정치대학 정치외교학과 재학 중 한국전쟁 학도병으로 한국전쟁에 참여해 학업을 마치지는 못했으나, 국내 병원 선교 활동과 교회 헌혈운동을 이끌며 사회 공헌에 힘쓴 공로를 인정해 최복규 씨에게 22일 열린 2016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했다.
최 씨는 청소년 시절부터 훌륭한 정치가가 되어 나라를 구원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건국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 2학년을 수료한 최 씨는 6.25전쟁이 터지자 대학생들로 구성된 학도병으로 입대하며 건국대에서 학업을 마치지 못했다. 육군 교재청에서 복무하던 당시, 대구신학교(현 대구 대신대학교)에 다니며 신학과 인연을 맺었다. 칼빈신학교(현 칼빈대학교) 등을 졸업하고 서울신학대학원 목회학석사와 필리핀 실리만대학교(Silliman University) 목회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62년 서울 금호동에 베다니교회(현 한국중앙교회)를 개척한 최 씨는 80을 넘긴 지금까지 현역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 씨는 “당시 금호동은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많았다. 피 한 방울이면 살릴 수 있는 사람이 죽는 경우가 많아, 국립중앙의료원에 직접 연락해 우리 교회에서 피를 뽑으라고 했다”며 “그렇게 헌혈을 하며 병원을 상대하던 것이 조금씩 나아가 교회 헌혈운동, 골수기증, 장기기증, 안구기증운동 등으로 확산되는 주춧돌이 됐다”고 말했다.
최 씨는 지금까지 120여 국가를 다니며 교회는 물론 다수의 기관과 단체에서 설교와 특강을 진행했다. 그는 “나는 항상 ‘메주 밟듯이’ 부단히 다니며 봉사와 사랑의 정신을 전달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지금까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이제는 북한사람들을 위해 도움의 손을 내밀고 싶다”고 말했다.
건국대는 “최복규 목사는 지금도 가난한 대학생을 만나면 과거 자신의 어려웠던 학창 시절을 반추하며 주머니를 털어 내주고, 양복을 벗어주며 새 구두를 신겨 보낼 만큼 배움에 목마른 학생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며 “섬기고 베푸는 일을 몸소 실천하며 봉사 정신을 널리 전파하고, 학교의 명예를 빛낸 공로로 명예졸업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복규 씨는 아프리카 스와질랜드 사립대학교 설립 위원으로도 활동했으며, 극동방송에서 대북 선교방송 사역에 15년간 봉사했다. 신학서적과 설교집, 칼럼집, 시집 등 집필 활동도 꾸준해오며 총 53권의 책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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