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직신학회 회장 김재진 박사
▲ 한국조직신학회 회장 김재진 박사는 “종교가 부패하면, 결국에는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신학] 지난해 10월 한국조직신학회 신임회장으로 김재진 박사(케리그마신학연구원 원장)가 선임됐다. 김 박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1년 앞둔 올해, 1973년 스위스 ‘로이엔베르크 협정(Leuenberger Konkordie)’에 따라 집필된 『개혁된 유럽(Europa Reformata)』을 번역 출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400여 페이지 분량의 이 책의 번역에는 4개 신학대학교(감신, 장신, 한신, 서울신학대학교) 총장의 추천으로 17명의 주요교단 소속 교수들이 참여한다. 이 연구프로젝트는 여의도 순복음 교회(이영훈 목사)의 후원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영훈, 김재진 박사가 공동으로 번역서의 서문을 쓰기로 했다.

『개혁된 유럽』은 중세 종교개혁 당시 유럽지역 48개 도시에서 일어난 종교개혁과 그 도시와 관련된 개혁자들의 신학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미하엘 벨커(M. Welker) 교수와 뮨스터 대학교 미하엘 바인트커(M. Beintker)교수와 알베르트 드 랑(Albert de Lange) 교수가 편집한 책이다.

김재진 박사에 의하면, 『개혁된 유럽』은 종교개혁(1517) 이후 삼분오열된 개신교회가 종교개혁 정신으로 되돌아가 일치와 협력을 합의한 ‘로이엔베르크 협약’의 정신에 따라서 나온 책이다. 이 책을 번역 출판하고자 하는 취지를 듣고자, 지난 3일 김재진 박사를 자택에서 만났다.

질문하기도 전에 김 박사는 ‘종교개혁 신학과 정신’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유럽교회의 움직임에 상응하게 한국 기독교의 신학과 교회도 종교개혁의 신학과 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할 정황에 이르렀다고 강조한다. 그는 교회가 사회의 지탄을 받는 것은, 종교개혁신학과 교회의 본질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근본적으로 기독교의 본질 그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기독교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개신교가 종교개혁 정신을 바로 깨달아서, 그 정신으로 교회와 신학이 다시 되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종교가 부패하면, 결국에는 나라가 망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진 박사는 “국가, 사회, 가정 그리고 심지어는 개인까지도 밑바닥에는 그 구조를 이끌어 가는 정신이 있고, 이 정신보다 더 깊고 근본적인 것이 신앙”이라며 신앙이 바로서지 않으면, 나라는 망한다고 말했다.

“마치 사과가 속에서부터 썩어 나오듯이, 국민의 심장과 같은 신앙이 썩으면 모든 것이 썩는다. 그래서 저는 종교개혁(기독교 개혁)에 대해서 중요시 여깁니다.”

이어 종교가 부패하면 나라가 망하는 또 다른 이유를 들며 "제도적 교육은 대학에서 끝이 나지만, 예컨대 ‘정직, 정의, 진리, 자유, 평등 등’에 대한 교육은 신앙교육을 통하여 평생 지속되어야 하는데, 종교가 부패하면 이러한 일을 행할 곳이 없어서, 결국 국민의 마음과 정신이 패역해져서 결국 나라가 망한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김재진 박사는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부터 개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기독교인이자, 신학자요, 목사인 ‘나 자신부터 개혁되기 위해서’ 『개혁된 유럽』의 번역 책임을 맡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편집자 주: 인터뷰 내용이 긴 관계로 한 질문씩 게재합니다.)

- '개혁된 유럽' 발간을 통해 기대하시는 바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개신교회가 개혁한 신학(신앙)과 교회가 무엇이었는지, 그걸 먼저 바로 깨달아야, 개혁이고 뭐고 할 수 있으니, 개혁한 신학과 교회를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 『개혁된 유럽』을 번역 주관하게 되었습니다. 또 한국 개신교 신학과 교회도 종교개혁의 신학과 정신으로 다시 되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입니다. 저는 이것이 진정 국가를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을 때, 제일 먼저 경제적으로 침탈했습니다. 나라의 경제가 망하니, 빚을 갚을 길이 없어서, 대신 일본에 주권을 내 주었습니다. 그래서 한일합병이 되었습니다. 그 후 일본제국주의는 한국인의 문화를 말살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문화의 가장 중요한 ‘말’(한국어)을 못쓰게 했습니다.

한국인의 정신이 담긴 문화를 뺐고 나서, 마음 깊은 곳에 남은 것마저 말살하려고 하였습니다. 그것이 게 뭐냐면, 신앙입니다.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인의 신앙까지 뺏으려 했던 게 바로 기독교를 박해하기 위한 신사참배였습니다. 그 당시 불교와 로마 가톨릭교회는 ‘신사참배’에 반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독 개신교회만 반대하였지요, 그러나 당시도 부패한 교회 지도자들은 ‘신사참배’에 동조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거꾸로 신앙이 잘못되면, 문화가 잘못되고, 문화가 잘못되면 국민정신이 부패하고, 국민정신이 부패하면, 정치-경제가 피폐해지고, 정치-경제가 피폐해지면, 결국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한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그 집안 식구의 정신과 신앙이 살아 있어서, 온 가족이 힘을 합하여 그 고난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부해져도 그 집안의 기강이 안서면, 신앙과 정신이 바로 서 있지 않으면, 결국 가정이 망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종교개혁’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불교’가 부패하자, 불교를 국교로 삼았던 고려가 멸망하였습니다. 유학이 부패하자, 유교를 정치철학으로 삼았던 조선이 멸망했습니다. 이제 근대에 와서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기독교마저 부패하면, 대한민국도 망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기독교 신학과 교회의 개혁’을 주장하는 것입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이미 ‘안창호 선생님’과 같은 우리의 선각자들이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그것에 덧붙여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신앙’인데, 그 이유는 ‘신앙’은 ‘순교’까지 각오하기 때문에 가장 힘이 있습니다. ‘정신’보다 강한 것이 바로 ‘신앙’입니다. 따라서 ‘신앙’이 개혁되지 않으면 나라는 망하는 것입니다.

사과는 속에서부터 썩어 나옵니다. 그렇듯이 국민의 심장과 같은 ‘신앙’이 썩으면 모든 것이 썩은 것입니다. 양심(良心)이 화인 맞은 자에게서 뭘 기대 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종교개혁을 중요시 여기는 것입니다. 저는 사실 종교개혁을 중요시 여기서 신학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요즈음 인문학(人文學)을 강조하는 것도, 실은 ‘국민의 가치관 전도’를 바로 회복하겠다는 의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참 ‘국민정신, 민족철학’을 정립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문학’이라는 학문자체가 ‘인간에 근본’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오늘날 한국의 '인문학' 교육은 '정신'은 없고, 단지 인간의 '문화적 산물'을 소개하는 것에 머물고 있지 않는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인간은 역사를 통하여 볼 때, 항상 부패의 일로를 걸어왔지, 날로 순수해지고 정화된 적이 없습니다. 기독교 신학에 의해서 볼 때도, 인간의 역사는 타락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문학’보다는 ‘신앙’과 관련된 ‘신학, 교회’ 개혁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끝으로 기독교 신학과 교회 개혁이 필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상에도 그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중국(中國)과 일본(日本)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치는 영원히 바뀔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고 살아나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주로 중국으로부터 사상적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사상적 영향을 받지 않은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신앙의 유산’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기독교 신앙’입니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결코 서구의 종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다신교(多神敎) 문화와 중국의 유교(儒敎) 전통문화 사이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우주적 ‘창조 신앙에 기초한 것’이 기독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개신교 교파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교회들이 우리나라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국제화되고 우리 민족의 사상적 정체성을 정립하려면, 창조주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신앙을 정립할 필연성을 지정학적으로 담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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