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신앙·성도]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만당)는 최근 연말 시상식 종교발언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하며 "하나님 감사합니다" 등의 종교발언을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고 복수의 불교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불교언론에 따르면 조계종의 조사결과 "지난해 12월 KBS, MBC, SBS 방송 3사의 연말 시상식을 모니터링한 결과, 2015년 연말 시상식에서 15명의 수상자가 수상소감에서 종교적 신념을 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모두 기독교와 관련된 발언으로 하나님 또는 주님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조계종은 모니터링을 통해 "KBS에서 6명(연예대상 2명, 연기대상 4명), MBC에서 2명(방송연예대상 1명, 연기대상이 1명), SBS에서 7명(연예대상이 2명, 연기대상이 5명)의 수상자가 수상소감에서 종교적 신념을 드러냈다"며 "연말 시상식 모니터링을 처음으로 실시한 2012년 36명이, 2013년 25명, 2014년 17명이 종교 발언을 했고, 이 중 불교와 관련된 발언을 한 사례는 2014년 두 차례였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조계종은 "절대수치는 감소하였지만 매년 방송 시상식의 수상자가 동일하지 않다는 점에서 볼 때 종교적 수상 소감자가 감소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종교발언 인원수의 증감을 떠나 방송의 공공적 측면에서 이는 지속적으로 시정되어야할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또 "방송법 제5조(방송의 공적 책임)와 제6조(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에 근거 방송은 국민의 윤리적, 정서적 감정을 존중해야 하며, 국민의 기본권 옹호와 화합에 기여하고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개인으로서의 종교는 존중되어야 하되, 공인으로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종교적 신념의 표출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불교매체는 조계종의 연말 방송 시상식 모니터링 결과에 대해 '연예 시상식 종교 발언은 '전파 낭비''라는 사설을 발표했다.
사설을 통해 "지난해 연말 방송 시상식에도 어김없이 예수님과 하나님이 등장했다. 15명 연예인이 무대에 올라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또는 “이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란 수상 소감을 남겼다. 너도 나도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는 탓에 도리어 하나님이 걱정될 정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1명이든 100명이든 그들의 종교적 신념 발언은 전파를 타고 ‘다종교 사회’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퍼져나간다. 편안한 연말 저녁을 향유하던 시청자들은 굳이 알고 싶지 않았던 것에 기습적으로 공격당하며 눈살을 찌푸린다. 이런 점에서 ‘여고 앞 바바리맨의 기습공격’이라 표현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독교계에서는 불교계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한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는 "수상의 기쁨과 개인적 소견, 종교적 믿음 등을 표현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표현의 자유이자 권리다. 누구도 이를 침해하거나 억압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박종언 한국교회연합 인권위원장도 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종교의 자유의 핵심이 신앙표현의 자유다. 불교계의 이런 움직임은 반인권적이고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조계종은 연말 시상식 모니터링과 함께 방송사에 공문을 보내며 상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계종은 지난해 12월 4일 KBS, MBC, SBS 3사에 종교간 화합을 위해 연말 각종 시상식 방송에서 수상자들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 표출을 자제할 수 있도록 사전에 공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더불어 해당 방송일정에 맞춰 모니터링을 진행했고, 모니터링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회원 1명이 1방송사를 전담하는 방식으로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방송사 관계자 역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독교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한 방송사 관계자는 "불교계의 공문을 받고 압력으로 느껴졌다. 수상 연예인들에게 일일이 공지할 수는 없지만 종교적 수상소감을 자제토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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