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에서 굿판이 벌어졌다. 그것도 여당인 새누리당 종교위원장 이이재 의원이 이 굿판을 주선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한국역술인협회에 소속된 무속인들과 역술인, 도인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명 ‘재수굿’을 벌였다는데 오는 4월 총선에서 국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기원하고 북한의 핵실험으로 얼어붙은 남북관계 개선을 빈다는 게 국회 굿판의 취지였다고 한다.
굿은 무당이 길흉화복 등의 인간의 운명을 조절해 달라고 비는 원시적인 종교 의식이다. 개인이 사가에서 개인의 신념에 따라 굿판을 벌이는 것을 누가 뭐라 하겠는가. 문제는 이런 무속행위를 새해 들어 국회에까지 끌어들여 버젓이 굿판을 벌이는 사람들이 여당 국회의원의 의식 수준이라는 것이 한심하고 개탄스러울 뿐이다.
더구나 새누리당이 4월 총선 승리를 비롯한 주요 국정 과제들을 무속의 힘을 빌려 풀어나가려 한다면 이는 유권자인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이며 타종교에 대한 모독이다.
새누리당에 속한 기독 의원들은 도대체 자당에서 벌어지는 해괴한 짓거리가 신앙 양심에 조금도 거리낌이 없는가? 총선이 임박해 이곳저곳 대형교회를 기웃거리며 표를 구걸하는 분들이 정작 이런 무속행위가 벌건 대낮에 국회에서 벌어지는 것조차 막지 못한다면 무슨 낯으로 지지를 호소할 것인가.
새누리당은 21세기 민주주의 사회를 거꾸로 돌려 고조선 시대로 돌아가려는 구태를 즉각 중단하고, 이번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 책임 있는 사과를 촉구한다. 만일 재발 방지 약속이 없을 시에는 국정 운영의 책임이 있는 여당에 대해 한국교회는 4월 총선에서 반드시 표로써 책임을 물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2016. 2. 2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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