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1월 15일(금) 오후 9시 30분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75세.
故 신영복 교수는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있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복역한지 20년 20일 만인 1988년 8월 15일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2006년 정년퇴임 후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신영복의 엽서』,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청구회 추억』, 『처음처럼』, 『For the First Time』, 『느티아래 강의실』(공저), 『신영복-여럿이 함께 숲으로 가는 길』, 『변방을 찾아서』, 『담론-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등이 있으며, 역서로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공역) 등이 있다. 고인은 2008년 ‘제3회 임창순상’, 2015년 ‘제19회 만해문예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영복 선생의 소천에 진보 진영이 슬퍼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시대의 큰 스승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평하고, "깨어 있고자 노력했던 많은 이들에게 선생님이라 불렸던 참지식인이 자연으로 돌아갔다"면서 "남겨진 시공간이 슬프다"고 했다. 더불어 "신영복 선생의 삶 75년은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20년 20일 동안의 인간적 고뇌를 성찰의 힘으로 녹여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감옥 밖의 세상을 사색과 성찰의 공간으로 물들였다"면서 "'처음처럼' 마지막까지 '더불어 삶'을 실천했던 당신의 인생은 남겨진 이들을 끊임없이 깨우칠 것"이라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측도 "시대를 밝히던 촛불 하나 꺼지다"란 논평을 통해 "강물처럼 유유히 흐르는 그의 성찰은 사람을 향한 사색의 발원지였으며 척박한 세상을 적시는 꿀이었다"고 신 선생을 평했다. 더불어 "그는 한 때 불의한 권력에 맞선 청년이었고 투사였다. 20년이 넘는 감옥의 혹독함도 그를 이기지 못했으며, 화려한 세상의 욕망도 그를 흔들진 못했다. 그는 착취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의 선생이었고, 동요하는 군상들 모두의 스승이기도 했다"면서 "이 시대가 잃어버린 어떤 선각자처럼 그의 죽음은 우리 시대의 상실이다. 세상은 이제 어디에 기대 사색하고, 무엇을 좌표로 사람을 향해야 하는가"라고 했다.
한편 故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의 영결식(발인)이 18일 오전 11시 성공회대 대학성당에서 진행된다.
영결식은 방송인 김제동씨의 사회로 진행되며, 가수 정태춘씨가 추모곡을 부른다. 또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조사를 낭독하며, 진영종 성공회대 교수회의장, 윤미연 서울여대 초빙교수, 고민정 KBS아나운서, 탁현민 공연연출가 등이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이다.
고인의 장례는 학교장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16일부터 18일 오전까지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에 빈소가 차려진다. 고인의 시신은 16일 1시 성공회대 대학성당으로 운구한다. 더불어 16일 오후 7시, 17일 오전 10시, 17일 오후 7시 등 세 차례에 걸쳐 대학성당에서 추도예배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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