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국제부] 평생을 문둥병 환자들을 위해 헌신해 왔던 수녀를 인도 정부가 추방시키려 해 국제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고 아시아 지역 소식지들이 보도했다.
이매큘러트 콩그리게이션(Immaculate Congregation)소속 선교사 베르틸라 카프라(Bertilla Capra) 수녀는 올해 77세 이탈리아 출신으로, 지난 1970년 인도 뭄바이에서 40년 동안 문둥병 환자들을 돌봐왔다. 그녀는 문둥병 환자들을 돌볼뿐 아니라 수술과 재활도 담당해 왔고, 수만 명의 사람들을 도와 왔으며 지금도 매일 80명의 환자들과 75명의 어린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런 카프라 수녀는 2010년까지 매 5년마다 인도 정부로부터 비자 갱신을 허락 받았지만, 이후로는 매년 갱신해야 했으며, 지난해 11월 비자 만료 후 인도 정부는 수녀의 비자 갱신을 거부했다. 카프라 수녀와 함께 일하는 한 관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개월 임시 비자 요청도 했지만, 이것 역시 거부된 상태"라고 전했다.
카프라 수녀는 "12월 내로 인도를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다면서 이 결정이 철회되지 않으면 자신은 인도를 떠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나는 인도와 인도 사람들과 완전히 하나되어 있다"고 말하고, "타국으로 가거나 타국 선교 참여를 하지 않았으며, 인도를 떠난다는 것은 내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 했다.
전 인도한센병재단이었던 인도개발재단(Indian Development Foundation) 나라얀(Narayan) 박사는 힌두교 언론에 카프라 수녀가 수십 년 동안 문둥병 부모·자식들을 어머니와 자매, 좋은 친구처럼 돌봐왔다면서 "그녀의 헌신·섬김은 지역사회에 잘 알려져 있다"고 강조하고, "(그녀가) 인도에 계속 있는 것이 고통당하는 인류에게 큰 공헌이 될 것"이라 했다. 때문에 "비자 연장을 해달라"고 당부한 그는 "(그녀를) 인도에 머물게 해 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등의 단체들은 인도에서 기독교 선교사들이 비자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힌두교 정권인 모디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봄베이 대주교 니젤 바렛(Nigel Barret) 신부는 "인도 당국이 의도적으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직접 추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간접적으로 추방을 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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