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지민호 기자] 갤럽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들이 현재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테러'라고 대답한 가운데, 美보안 당국이 성탄절을 앞두고 교회와 성당 등에 혹시나 있을지 모를 테러를 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당국은 종교 기관 보안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한다. 실지로 앨라배마 주 한 장로교회는 교회 보호를 위한 안전요원을 증원했고,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성 마태오 성당은 사복 경찰 등도 미사 때 증원배치 된다고 알렸다. 특히 성당 측은 교인들에게 본당 내부로 유모차, 배낭, 기저귀 가방 등을 갖고 들어오지 말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총과 폭탄 등 테러 관련 물품 소지 방지를 위한 것이다.
이러한 불안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 흑인 교회 총기 난사 사건 때문이다. 당시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루프는 총을 갖고 교회에 뛰어 들어 성경공부를 하던 흑인 9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더불어 지난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처럼, 자생적인 무슬림 테러리스트(외로운 늑대)로 말미암은 위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보안 강화 이유로 한 몫을 했다.
이러한 침울한 분위기는 교회·성당 등 기독교계뿐만이 아니다. 오히려 온건한 무슬림들도 걱정이 많다.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는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 때문에 미국 내 온건한 무슬림들에게 2015년은 최악의 해가 됐다고 전했다. 이슬람포비아로 오히려 피해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 미국 내 71곳의 모스크가 공격을 당했고, 그 가운데 29개는 지난달 13일 파리 테러 이후 피해를 봤다.
또 LA 인근 모스크에서는 지난 13일 방화사건이 일어났으며, 어떤 곳에서는 '예수'라는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큰 모스크 중 하나인 버지니아 주 스털링 '애덤스'(ADAMS)를 담당하던 보안 회사는 지금 상황에서 더 이상 사원을 보호할 자신이 없다며 일을 접었다고 한다. 현지 소식통은 "2001년 9.11 이후 反무슬림 정서가 초고조로 치닫고 있다"고 그 분위기를 했다.
유대교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AP통신은 캘리포니아 주 유대교의 회당 세 곳에서 "우리 백인의 나라에서 무슬림과 함께 떠나라"는 협박 서한을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때문에 美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러한 종교 기관에서 행여 벌어질 테러, 혹은 총기 사고를 각 수사 기관들과 연계해 대비하고 있다.
지난 16일 FEMA 온라인 회의에서 텍사스 주 댈러스 한 대형교회 보안 최고 관리자는 "날씨가 더운데도 불구하고 롱코트를 입고 온 사람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긴 옷에 총을 숨겼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예방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교회 보안 관련 부서를 담당하고 있는 로드 피레스는 "교회 상근 근무자들을 무장시켜야 하는지, 보안 수위를 높여야 하는지 등의 질문 전화가 하루에도 몇 통씩 걸려온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갤럽이 지난 15일 발표한 미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이슈는 '테러'였다. 지난 11월 달 여론조사에서 테러는 미국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지 않던 이슈였는데, 파리테러와 샌버나디노 무슬림 총기난사 등으로 말미암아 갑자기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월스트릿저널 등 주요 신문들의 여론조사에서도 테러와 국가안보는 미국이 지금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2001년 9.11 참사 이후 지금까지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 공격이 일어나지 않아 마음을 놓았던 미국인들이 다시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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