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재)평화재단 (이사장 법륜스님) 평화연구원이 "광복 70주년, 한반도 평화공동체 건설을 위한 실천 전략의 모색"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6월 18일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은 조 민 통일연구원 부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고,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이 "한반도 평화공동체 건설을 위한 우리 사회의 전략은?"이란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다.
김형기 평화연구원장은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된 데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이한 올해, 경제화와 민주화라는 가장 큰 성취를 이뤄냈지만, 지속가능성을 의심받는 중요한 고비에 서 있다. 대내적으로는 청년실업, 빈부격차, 저출산과 고령화, 성장 동력 소진 등 사회난제들이 얽혀있고, 국제정세를 봐도 미중 세력의 각축에 놓여있고, 북한 핵문제와 일본의 재무장 등으로 평화와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한반도에 어떻게 평화공동체를 구축하고 나아가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실현시킬 수 있는지, 이번 심포지엄에서 사계 여러분들을 모시고 논의해고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조발제에 나선 박형준 국회사무총장은 북한 체제의 지속가능성이나 지속 시간의 문제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북한의 조기 붕괴론을 전체로 한 시나리오가 비현실적이고 실용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평화를 위해서는 군사적 억지력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남북대화나 6자회담 등 다각도의 정치적 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남북한 경제교류협력을 재개해서 대한민국 경제의 블루오션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대북정책을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는 측면 외에 '기회의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봄으로써, '파괴적인 통일'이 아니라, 함께 나아가는 '공진통일'을 주장했다.
1부에서는 임혁백(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동아시아 평화공동체 구축을 위해 북한의 민주화가 필요조건이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임교수는 북한을 신가산주의적 사회주의 독재체제(neo-patrimonial socialist dictatorship)이라고 규정하면서, 그동안 외부세력이 북한을 강제로 민주화하려는 시도는 실패했다고 보고, 오히려 김정은 정권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민주화로 일정하게 양보할 것인지를 검토해보았다. 이른바 '계속 집권하기 위한 양보' 전략을 채택 하려면, 민주화 양보를 생각하게 되는 "씁쓸한 점"(bittersweet spot)에 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신호가 북한에 있는지 아울러 살펴보았다. 이에 대해 토론자 김준형 교수는 북한이 현재 "씁쓸한 점"(bittersweet spot)에 있다는 것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논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부에서는 박동천(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평화공동체를 위한 한국 사회의 혁신: 정치개혁과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박교수는 개혁 의제로 국회의 위상을 견제가 아니라 "주권적 최고 의결기관"으로 재정립하고, 국회의 기능을 정책 결정, 사실 확정, 청문, 조사, 심판 외에 국회의 수사권까지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의 경우 비례대표제를 전면도입해서 국회의원 정수를 492명으로 하고, 명부에서 246명, 지역구에서 246명을 선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방자치는 연방제로 개혁해나가야 하며, 사법과 병무, 교육 측면에서도 역시 주요 개혁 방향을 언급했다.
토론자로 나선 천정배 의원은 정치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꼽으며, 양당 독점체제와 정치의 양극화가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제도를 독일정당명부비례대표제로 재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금 가장 중요한 시대의 과제는 양극화를 청산하고, 누구에게나 안정된 생활이 보장되는 정의로운 통일복지국가"를 만드는 일이라며, 새로운 세력에 의한 개혁정치세력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포지엄을 마치면서, 참가 패널들은 동아시아의 평화공동체를 건설하는 길은 우선 남한 사회의 난제들을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야 하고, 과감한 정치 개혁과 민주주의를 더 심화시키는 방법만이 그 해결책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또한 한반도에 평화를 안착시키는 데에는 북한의 민주화도 중요한 정책 및 전략의 방향이 되어야 하지만, 일방을 파괴시키는 외부로부터의 민주화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민주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할 것이라는 의견이 300여 청중의 큰 호응을 받으며 전체 토론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