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LS전선은 3일 싱가포르 전력청으로부터 4천 5백만 달러(약 500억 원) 규모의 지중 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케이블 납품부터 시공까지 포함하는 턴키 방식으로 동남아 최대의 석유화학 단지인 주롱(Jurong) 지역에 설치된다.
싱가포르는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전력 케이블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특히 송전탑을 세우지 않고 땅 밑을 지나는 초고압 케이블만으로 전력망을 구성,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주하기 위한 선진 업체들의 품질 경쟁과 중국, 인도 업체들의 가격 경쟁으로 각축전이 벌어져 한국 업체들에게는 힘든 시장이었다.
LS전선은 2010년경부터 베트남 법인을 활용,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함으로써 싱가포르 전력 케이블 시장에서 3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주요 공급자로 자리를 잡았다.
전력 케이블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교차판매가 쉽지 않은 제품이다. 내구성과 안정성 등의 신뢰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 어떤 설비로 만들었는지가 입찰에서 중요한 판단 요건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인도의 케이블 업체들이 선진국에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이헌상 LS전선 에너지해외영업부문장(상무)는 "품질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고 보수적인 싱가포르 전력청이 베트남에서 생산한 제품을 선택한 것은 그간 프로젝트를 통해 쌓인 품질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베트남 법인은 1996년 설립 후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기술이전 등을 통해 기술의 안정화를 이루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위치한 LS-VINA는 전력청의 안정적 물량 확보 등으로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는 현지 1위 전선회사이다. 최근에는 본사와 공조하여 동남아와 유럽, 미주 지역에 대한 수출도 확대하고 있다.
LS전선에 따르면 전력 케이블은 케이블이 설치되는 땅, 하늘, 바다를 기준으로 지중, 가공, 해저 케이블로 불린다. 이 중 지중 케이블은 도심 지하에 매설되는 66kV(66,000V) 이상의 초고압 케이블로 500kV까지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가공 케이블에 비해 많은 전력을 보낼 수 있고 송전탑이 필요 없는 장점이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들어 주로 도심에 사용된다.